[단박 인터뷰 영상] 제네시스 EQ900의 남자들...피터슈라이어와 알버트비어만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5.12.14 12:42
[단박 인터뷰 영상] 제네시스 EQ900의 남자들...피터슈라이어와 알버트비어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그룹의 수많은 인물들이 제네시스 EQ900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는데 공을 들였다. 그 중 얼굴을 맡은건 단연 피터슈라이어(Peter Schreyer)와 알버트비어만(Albert Biermann)이다. 이 차의 뒤에는 수십만의 근로자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겠지만 언론에 노출되는건 역시 해외서 영입한 스타플레이어들이다.

BMW에서 M브랜드를 맡았던 알버트비어만은 불과 8개월 전에 현대차에 합류했지만 이 차의 최종 튜닝을 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피터슈라이어는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거쳐 기아차와 현대차로 오면서 현대차의 디자인을 정립해가고 있다. 

일부 사장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인터뷰 시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지만, 뻔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공식 인터뷰는 취재하지 않고 따로 질문했다. 미숙하고 무례한 질문에도 아랑곳 않고 성실하게 답해준 것에 감사한다. 

아래는 질의 응답 내용. 

# 피터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 총괄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가

- 슈라이어, 당신은 한국에 없는 경우가 많다던데

한국에 없다니 그렇지 않다. 물론 출장을 많이 다니긴 한다. 그렇지만 지난달에는 아마 겨우 2일만 유럽 스튜디오에 있었을 뿐이다. 

- 나머지는 항상 한국에 있었다고 말하는건가.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중국 등 여러나라의 행사를 돌아다니고 세계의 현대차 여러 디자인 스튜디오를 다닌다. 모든 스튜디오가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하게 만드는게 내 일이다. 

- 예전엔 당신은 당신의 디자인 철학이 ’직선의 단순함’이라고 얘기했다. 그건 굉장히 임팩트 있었는데 그럼 이 차의 철학은 무엇인가

기아는 굉장히 구조적인 반면 현대차는 좀 더 흐르는 형상을 중심으로 했다. 우아한 3차원적인 느낌을 차체 측면이나 모든 면에서 갖추고 있도록 했다.

- 그래서 당시 디자인 철학을 지금껏 유지하고 있다는 얘긴가

개인적으로 차를 어떻게 만드는지 철학을 묻는건가. 차는 반드시 솔직함, 잘 정리된 구조적이고 확실한 비율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포티지의 전면부. 

- 하지만 내가 신형 스포티지를 봤을때는, 심플한 라인은 없었고 복잡한 라인이 많았던것 같은데

어떤 면에선 감성적인거고, 또 차는 굉장히 복잡한 디자인 대상입니다. 이들 간에 적절한 긴장감을 갖고 있는지 (그런게 중요합니다)... 요컨데 난 스포티지가 그리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차는 자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굉장히 명확한 라인을 갖고 있다. 한번 다시 보라. 꽤 명확하다.

하지만 물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모든 차가 다양한 표면들과 라인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면과 선만 갖고는 그저 하찮은 모양이 된다. 모든 철은 긴장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직선을 강조하긴 했지만) 자동차에는 완전한 직선은 하나도 없다. 

- 당신이 모든 차를 만들 수는 없을텐데, 그럼 현대와 기아 중 어떤 쪽에 더 비중을 두나

물론 양쪽 모두에 똑같은 비중을 두려고 한다. 그런데 현대 일을 시작하면서 현대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 밖에 없었다.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 올때마다 서울 본사와 남양연구소, 혹은 양쪽 모두를 여러차례 다녔다. 당연히 내가 모든 차를 다 만들 수는 없으니까.

- 그래서 좋은 팀을 만났나

당연하다. 한국, 유럽, 미국에도 좋은 디자인팀이 있다. 이 결과물(제네시스 EQ900)을 보기 바란다. 좋은 팀이 있기에 좋은 결과로 이렇게 좋은 차가 나온 것이다.

제네시스 EQ900

# 피터슈라이어에게 EQ900을 묻다

- 그럼 제네시스 EQ900에 얼마나 만족하나

굉장히 잘 나왔다. 거리에서 이 차를 봐야만한다. 비율은 매우 좋고, 디자이너 입장에서 이 차는 완전히 꿈의 형태(드림패키지)다. 우선 큰 바퀴를 갖고 있다. 또 앞바퀴를 앞으로 쭉 밀어냈다.(보닛이 길고 전륜 오버행이 짧음) 전체적으로 프리미엄의 비율을 가졌다. 

EQ900의 랜더링 이미지

- 일부 사람들은 전면부가 이전에 비해 너무 스포티하게 나왔다고 한다. 너무 젊은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젊은이들도 언젠간 늙어!(웃음) 난 너무 젊은게 너무 늙은것보다 낫다고 봐요. (농담)

이건 그저 신선해지는 것이다. 당신도 차 때문에 늙어지는건 싫지 않나. 그래서 신선한게 중요한 것이다. 

- 그러면 뒷편의 저 C필러는 뭔가요. 너무 두꺼운것 같은데(신선하지 않은것 같다)

당신은 두꺼워보인다고 하지만 난 딱 적당해 보인다. (웃음)

이런 초대형차에서 안정적인 C필러는 매우 중요하다. 또 리어시트가 뒷바퀴 위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래야 무게감을 주고 안쪽에서 보호받는 느낌을 받는다. 또 이런 차의 뒷좌석의 오너는 보호받고 싶을 뿐 아니라 개인적인 공간이길 원하니까 이런 넓은 C필러 디자인이 필요하다.

-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처럼 말인가. 

그렇다.

고급 차들의 리어뷰 비교

# 알버트 비어만에게 제네시스 EQ900을 묻다

- 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저는 차체 구조(스트럭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엔지니어니까. 안전을 위해서 뿐이 아니다. 구조가 단단하면 모든것에 영향을 끼친다. 차체 무게도 그렇고. 모든 것이 다 더 잘 작동한다. 그래서 좋은 성능을 내기 위해선 구조가 핵심이다. 이 EQ900은 굉장히 강한 골격을 갖고 있고, 그게 좋은 성능을 내는 기본이다. 

기술적인 점에서도 굉장히 많은 진보가 있었다. 드라이빙을 더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 키(193cm)로도 드라이빙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나는 꽤 키가 큰 편인데, 보통은 운전하는걸 좋아하지만 뒷좌석에 앉아도 좋았다. 조절이 굉장히 부드럽고 유연하게 되기 때문에 이 차의 실내에서 무척 만족했다. 물론 운전석도 완벽하게 좌석을 맞출 수 있었다.

EQ900의 BIW(바디인화이트;골격) 단면

도심에서나 레이스서킷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 정확한 운전 포지션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운전석은 굉장히 낮아진다. 시트를 마치 스포츠카처럼 낮추는걸 좋아한다. 레이스트랙에서 차를 빠르게 운전할때는 시트를 최대한 낮추는데, 사이드 서포트도 굉장히 좋고, 어떤 높이로 세팅했을때도 아주 강력한 풀브레이킹을 할 수 있었다. 

- 제네시스 EQ900을 튜닝할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나

가장 중요한건 단연 밸런싱이다. 모든 부품들은 각기 연결돼 있고 영향을 끼친다. 전면부, 타이어, 스티어링랙, 볼조인트, 핸들 당신의 손까지 모두 연결돼 있다. 자그마한 모든 부품, 모든 고무 부싱까지 모두 서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작은 고무 부품까지 치열하게 세밀한 튜닝을 해야 한다. 

고급차라면 로드 노이즈, 엔진음, 변속기, 뒷차축의 느낌을 얼마나 차단할지, 또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조종 감각, 좋은 운전의 정밀함, 당신이 운전하는 것에 대한 민첩한 반응 등을 얼마나 살려둘 것인지를 놓고도 밸런싱을 잘 해야만 한다.

또 대형 럭셔리 세단이라면 너무 신경질적이어도 안되고, 그럼에도 굉장히 안전하고 정밀하게 느껴져야 한다. 더구나 크고 강력하게 느껴져야 한다. 이런 특징들이 당신이 차를 어떻게 느끼게 하는지 정하는 것이다.

요컨대 근본적으로 꽉찬 느낌의 안전하게 느껴지는 차지만, 여전히 매우 정밀하게 운전할 수 있는 차여야 한다는 말이다. 

- 어려운 일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 이 차(EQ900)를 얼마나 많이 탄건가.

물론 난 불과 8개월전에 이 회사로 왔다. 그런데 회사에 오자마자 2주만에 회장님이 오셔서 “이 프로젝트를 각별히 신경쓰라”고 지시하셨다. 그래서 이 차는 명확히 지난 7개월 1/2 동안 내 중요도 '넘버원'인 프로젝트가 됐다.

- 재미있다. 그런데 '회장님'이라는게 누굴 말하는건가

오직 한분이다. 정몽구 회장님.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EQ900의 출시행사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정말로 '그분'이 스스로 차에 대해 지시를 한다는건가

뿐만 아니라 그분은 매달 직접 남양에 와서 직접 운전을 한다. EQ900(HI)도 여러번 운전했다. 함께 디자인스튜디오도 돌아보고, 새 차도 살펴보고, 직접 차 엔진 후드도 열어서 살피고, 남양에서 우리들이 일하는데 참여한다. 

# 알버트 비어만의 작품 'N브랜드'가 궁금하다

- EQ900 등 제네시스 브랜드가 고성능인 N브랜드로도 나오나. 언제쯤 볼 수 있나

우리는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모두 고성능자동차에 대한 계획과 로드맵이 있다. 하지만 오늘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얘기할 수 없다. 하나 얘기할 수 있는게 있다면 첫번째 자동차는 분명 '현대차'가 될 거다. 앞으로 2년후면 첫차의 양산 준비가 된다. 

- 확실히 첫번째가 제네시스 브랜드는 아니라는 얘기인가. 

그렇다. 현대차 브랜드다. 

- i30라는 얘기로 들린다. 

음... 확인해줄수는 없다. 

▲ i30N의 스파이샷. 빼곡한 N자를 보면 N브랜드인걸 감추고 있는건지 강조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다.

# 제네시스 EQ900은 왜 이렇게 세팅했을까

- 이전 차에는 에어서스펜션이 있었는데 이번 세대에는 사라진 이유는

이 차는 신 세대의 어댑티브 쇽업소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량에 따라서 완전히 새롭게 맞춰진다. 예를 들어 사람이 얼마나 타는지에 따라서 균형있게 변화된다. 

- 그럼에도 에어서스펜션이 더 편안하다거나 스포티하게 세팅할 수 있지 않나.

무엇보다 긴 시간 사용하는 동안 문제가 된다. 관리비용도 그렇지만 서스펜션 세팅이 어렵다. 에어서스펜션이라는게 결국 고무로 만든 튜브 형태 스프링인데, 겨울에는 딱딱해지고 여름에는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다루기 어려워진다. 반면에 철제 스프링은 그런게 없다. 

제네시스 EQ900의 철제 스프링 서스펜션

- 에어서스펜션은 계절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는 건가.

(철제 스프링을 적용해도 달라지지만) 에어서스펜션은 더 심하게 변한다는 얘기다. 

- 독일제 타이어 컨티넨탈이 장착됐던데. 금호나 한국타이어 같은 한국산보다 좋다는 의미인가. 

얘기하기 어렵다. 어디에 포커스를 주는가에 따라 다르다. 편안함을 중시하는 경우도, 핸들링을 중시하는 경우도, 때로는 얼마나 오랫동안 탈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EQ900은 매우 높은 퀄리티와 적절한 안락함을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이 타이어를 선택했다. 이 차에 가장 잘 맞았다. 

제네시스 EQ900에 장착된 4계절용 타이어. 독일 컨티넨탈의 컨티프로컨텍트(ContiProContact)

- 여름용 타이어를 왜 끼우지 않았나. 퍼포먼스가 더 좋을텐데. 

독일 같은 해외 시장 일부에는 여름용 타이어가 장착돼 판매되지만 한국에는 18,19인치 모두 4계절 타이어다. 경우에 따라 다르다. 한국 소비자들을 보면 타이어를 겨울용으로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 미국 소비자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소비자가 타이어를 바꾸지 않는다면 반드시 4계절용을 끼워줘야한다. 요즘 날씨 정도만 돼도 타이어를 윈터로 바꿔줘야 한다. 여름용은 약간만 추워져도 성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4계절용이 적합하다. (편집자 주: 대부분 독일 자동차들은 여름용 타이어를 끼워서 판매됨)

- 제네시스가 BMW, 벤츠, 렉서스와 다른점은 무엇인가

모든 브랜드들이 제각기 특별한 개성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쪽 또한 명확하게 매우 즐길만하고 럭셔리하고 편안한 차를 만들어야 한다. 경쟁 차들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해외 시장과는 달리 특별하게 다른 튜닝을 해야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 팔리는 G90와 달리 EQ900은 한국의 운전 상황에 맞춰 크게 변해야 했다. 

한국 도로 환경은 다른 나라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자면 난 평생 이렇게 많은 과속방지턱을 본 적이 없다. 서울의 뒷골목 같은 곳의 수많은 다양한 과속 방지턱과 나쁜 도로가 많았다. 이렇게 독특한 도로 환경에서 EQ900은 굉장히 좋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EQ900 화보 - 모터그래프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