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던 폭스바겐, 3.0 디젤도 조작 인정...바닥까지 떨어진 신뢰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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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3 16:59
아니라던 폭스바겐, 3.0 디젤도 조작 인정...바닥까지 떨어진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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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이 아니라고 잡아떼던 폭스바겐이 결국 3주 만에 3.0 디젤 모델에도 배기가스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폭스바겐은 20일(현지시각), 미국환경보호청(이하 EPA)에 3.0리터급 디젤 엔진이 장착된 그룹내 대형 SUV 및 대형 세단 총 8만5000여대에도 ECU 제어를 통해 배기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시인했다. 

EPA는 지난 2일, 폭스바겐 투아렉과 아우디 A6·A7·A8·Q5, 포르쉐 카이엔 등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제작, 판매된 1만여대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 포르쉐 카이엔 디젤

EPA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ECU 프로그램을 조작해 테스트 중에는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질소산화물이 적게 나오도록 해 허용 기준을 통과한 다음, 실제 주행에서는 상황에 따라 EGR을 꺼지도록 조작해 질소산화물이 허용치보다 많이 나오도록 속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EPA 측은 “해당 모델들은 실제 주행에서 기준치(미국 기준)를 9배가량 초과한 질소산화물이 배출됐다”면서 “ "배출가스 조작이 폭스바겐그룹 전 브랜드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정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 '금지된 방식의 배출가스 관련 소프트웨어가 V6 3.0리터 디젤 엔진에 탑재되지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 역시 "EPA의 주장은 엔진 웜업센서 때문으로 알고 있다"면서 "독일 본사에서 '해당 소프트웨어는 엔진의 효율을 높이는 최적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이마저도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그룹의 신뢰도는 더욱 떨어지게 됐다. 특히, 최근 EPA 발표를 통해 2014~2016년 모델 1만대 이외에 2009~2014년에 나온 7만5000대에도 조작이 있었음이 추가로 확인돼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PA 측은 “지난 19일 열린 회의에서 폭스바겐그룹 간부가 3.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2009~2016년형 모델에도 부정이 있었다고 보고했다”면서 “조작 소프트웨어가 매우 은밀히 장착됐기 때문에 이를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려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그룹 측은 “해당 소프트웨어는 유럽에서는 불법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미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지금이라도 프로그램을 개정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사로부터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은 폭스바겐코리아는 투아렉 3.0 TDI R라인 모델을 최대 1861만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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