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의 실용성 테스트…구형 모델 압도
  • 독일=스케치북, 정리=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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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3 12:27
[스케치북]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의 실용성 테스트…구형 모델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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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스케치북이라는 필명으로 인기리에 스케치북다이어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완님의 칼럼입니다. 한국인으로서 독일 현지에서 직접 겪는 교통사회의 문제점들과 개선점들, 그리고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과 현지 언론의 흐름에 대해 담백하게 풀어냅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가장 큰 피해자는 신형 티구안일 수도 있겠다. 지난 9월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지만, 곧이어 터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진 듯하다. 아직까지도 언론들은 연일 디젤게이트 관련 소식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십 만대의 차량에서 이산화탄소 수치가 불일치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은 예정대로 내년 4월 2세대 신형 티구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과연 어려운 난국을 극복하고 예년처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을까?

▲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최근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폭스바겐 본사에 요청해 신형 티구안에 대한 실용성 테스트를 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 요청했다. 실용성 테스트는 차체 설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승하차의 편리함을 비롯해 트렁크 공간 및 짐 싣고 내리기, 콕핏의 구성과 사용 편의성, 좌석과 실내 공간 등의 수준을 체크하는 것이다.

이 테스트는 보통 경쟁 모델을 대상으로 비교하는데, 아우토빌트는 비교 대상을 1세대 티구안으로 설정했다. 이전 모델에 비해 신형 티구안의 실용성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나 보다.

# 신형 티구안, 더 커지고 더 낮아졌다

우선 신형 티구안의 차체 크기는 길이 4486mm, 너비 1839mm, 높이 1632mm로 현재 모델(4426×1839×1703)에 비해 길이는 60mm, 너비는 30mm 넓어졌다. 높이는 71mm나 낮아졌지만,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머리 공간은 더 여유로와졌다. 시트 포지션을 조절해 머리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실루엣도 구형보다 균형잡히고 세련된 모습이다.

길이는 60mm 길어졌지만, 휠베이스는 77mm나 긴 2681mm에 달한다. 덕분에 무릎 공간도 30mm 늘어났으며, 트렁크 공간도 넉넉해졌다. 특히, 트렁크 공간은 현재 보다 145리터 증가했는데, 큰 가방을 2개나 더 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전 모델보다 트렁크 턱을 40mm 낮워 짐을 싣거나 내릴 때의 부담을 줄였다.

▲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위)과 구형 티구안(아래)

또, 뒷좌석을 앞뒤로 최대 180mm까지 이동 가능하다. 적재한 짐에 따라 트렁크 공간으로 사용하거나, 뒷좌석 공간을 늘릴 수 있어 실용도가 높다. 

차체가 길어진 만큼 문 크기가 커져 타고 내릴 때 여유롭다. 다소 높았던 시트 포지션도 낮춰 승하차도 편안해졌다. 특히, 시트 포지션은 이상적인 높이라는 칭찬까지 들을 정도로 편의성이 뛰어났다.  

# 고급스러운 실내 및 부분자율주행

신형 티구안의 실내는 더 고급스럽게 변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공개된 모델의 상품성을 더욱 높인 듯하다. 8인치 내비게이션의 위치가 보다 높아져 시인성이 좋으며, 사용하기도 더 편리해졌다. 특히, 조립 완성도가 높으며,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어 커넥티드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보인다.

▲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실내

헤드업디스플레이도 장착됐는데, BMW처럼 앞유리에 바로 비추는 게 아니고 푸조처럼 작은 유리판을 이용해 정보를 제공한다. 아우토빌트는 그리 고급스러운 맛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형 파사트를 통해 검증받은 부분자율주행 기능도 탑재됐다. 기술 완성도가 매우 높아 막히는 출퇴근 시간대의 고속도로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기능은 60km/h 이하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 신형 티구안 vs 구형 티구안…테스트 결과는 76.5점 vs 65점

실용성 테스트 결과, 신형 티구안이 76.5점으로 구형 티구안(65점)보다 11.5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총점 100점, 10개 항목×10점).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승하차 점수에서 신형이 9점, 구형은 6점을 받았다. 의자 높이와 포지션은 구형이 각각 8점, 9점인데 신형은 모두 10점 만점을 획득했다. 또, 신형의 휠베이스가 77mm나 길어졌음에도 오히려 회전반경이 더 좁아졌으며, 트렁크 공간 및 짐을 싣고 내리는 부분에서도 개선돼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 구형 티구안의 다소 높은 트렁크 턱

일반적으로 실용성 테스트의 경우 총점이 5~6점만 차이가 나도 우세승으로 판정하는데 11.5점이나 차이가 났으니 이정도면 2세대의 압승이라 할 만하다. 아우토빌트 측도 "SUV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좋아하게 만들 만한 매력이 있고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 차체 무게, 연비, 가격…그밖의 것들

기사에 언급은 없었지만 차체 무게도 50kg 정도 더 가벼워져 연비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기가스 파동 이후다 보니 연비 및 배출가스 문제는 매우 민감한 부분인데,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정확한 연비는 출시를 임박해서 공개될 예정이며, 출시된 이후에도 각종 테스트를 통해 실연비 검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아우토빌트에서 신형 티구안의 실용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가격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는 1세대 모델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사양을 많이 장착했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 시킬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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