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레니게이드, '가격 거품' 논란…한국만 비싸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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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14 17:20
지프 레니게이드, '가격 거품' 논란…한국만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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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코리아(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가 야심 차게 출시한 지프 레니게이드가 난데없는 '가격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FCA코리아가 피아트 친퀘첸토의 실수를 되풀이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FCA코리아는 지난 10일,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한일물류센터에서 초소형 SUV 모델인 레니게이드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레니게이드는 작년 3월 스위스에서 열린 '2014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지프의 막내 SUV로, 국내에 앞서 출시된 미국과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모델이다. 

레니게이드의 국내 출시 가격은 3480~4390만원으로, 가솔린 모델은 론지튜드 2.4 3480만원, 디젤 모델은 론지튜드 2.0 AWD 3990만원, 리미티드 2.0 AWD 4390만원 등이다. 연말까지 시행되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할 경우 200만원이 할인돼 각각 3280만원, 3790만원, 4190만원이다.

FCA코리아 미니 컨트리맨을 경쟁 모델로 꼽고 "디자인부터 성능, 사양, 가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하다"면서 "그런데도 가격은 130만원이나 저렴한 데다가(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시), 들어간 사양까지 모두 고려하면 672만원이나 우월한 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레니게이드의 가격이 너무 비싸게 나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해외 판매 가격과 비교해보니 유독 한국만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미국에서는 17995달러, 약 2130만원부터 시작하는 차가 국내에서는 3480만원부터 판매된다"면서 "이는 같은 브랜드의 한 단계 윗급 모델인 컴패스(3550만원)와 비교해도 100만원 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니게이드 물량이 월 100대 수준이라 들었는데, FCA코리아가 부족한 물량을 담보로 프리미엄 장사를 하려는게 아니냐"면서 "뒤에 '코리아'만 붙으면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지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FCA코리아는 2013년에도 피아트 친퀘첸토를 비싸게 출시하더니, 안 팔리자 결국 1000만원 넘게 할인하는 등 먼저 구입한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줬다"면서 "레니게이드가 매력적인 차임에는 분명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으로 나와 친퀘첸토의 전철을 밟는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FCA코리아 파블로 로쏘 대표는 "시작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양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거의 모든 사양이 들어간 풀스펙 모델로 출시돼 같은 사양을 비교했을 경우 미국과 유럽보다 한국이 더 저렴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 출시된 레니게이드는 로우 레인지 기능이 추가된 '사륜구동 시스템'을 비롯해 효율 좋은 '9단 자동변속기', 자동-진흙-모래-눈 등 노면 상황에 맞게 주행 모드를 바꾸는 '셀렉트-터레인 시스템', 차선 이탈 시 경고뿐 아니라 스티어링휠을 돌려 차로를 유지해주는 '차선이탈변경 시스템'과 후측방에서 다가오는 차를 알려주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안전·편의 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들도 각 나라의 가격을 단순 비교해 우위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세계 각국에서 판매되는 레니게이드의 스펙은 엔진 사양부터 변속기와 적용 사양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의 경우 디젤 모델이 아예 없는 데다가, 일본에서는 1.4 가솔린 엔진과 6단 듀얼클리치 변속기가 조합된 것이 기본 모델"이라며 "동일 사양을 원산지인 이탈리아와 비교할 경우 국내가 300만원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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