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스케치북이라는 필명으로 인기리에 스케치북다이어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완님의 칼럼입니다. 한국인으로서 독일 현지에서 직접 겪는 교통사회의 문제점들과 개선점들, 그리고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과 현지 언론의 흐름에 대해 담백하게 풀어냅니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최근 폭스바겐이 고심 끝에 내년 3월 7세대 골프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3월이라면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공개할 예정으로 풀이된다.

2012년 말에 등장한 7세대 골프는 현재까지도 판매량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에도 독일에서만 2만5000대 이상이 팔릴 정도로, 2위인 파사트의 두 배 이상, 3위인 벤츠 C클래스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골프는 유럽 전역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작년에도 전년(46만6631대) 대비 11% 늘어난 51만8687대나 팔렸다. 

이렇게나 골프의 인기가 높으니 폭스바겐 입장에서도 언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아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면 내년 초에 공개될 골프 페이스리프트는 어떻게 바뀔지 간략히 살펴봤다.

◆ 아우디 TT에서 시작된 디지털 계기판 적용

아우토빌트는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다만, 범퍼 하단 공기 흡입구 쪽의 디자인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고, 배기구 디자인도 더 고급스럽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램프는 모든 모델에 LED가 기본 적용되지만, 첨단 매트릭스빔은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에 장착된 디지털 계기반

실내의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계기반이 장착된다는 것이다. 아우디TT에서 시작돼 파사트까지 이어지고 있는 디지털 계기반이 골프에도 적용된다.

이밖에 부분적으로 실내 소재를 고급화시키고 일부 색상 등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 주행 성능 높인다…3기통 엔진 적용 및 서스펜션·조향성능 개선

엔진은 3기통이 확대 적용된다. 이미 골프 가솔린 TSI 115마력 블루모션의 경우 3기통 엔진이 적용이 돼 독일 등 유럽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90마력과 110마력용 1.2리터 3기통 엔진이 라인업에 합류한다.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기존 4기통 엔진 보다 연비효율이 15% 정도 향상될 전망이다.

◆ 폭스바겐의 1.0 3기통 TSI 엔진

골프 R400은 골프 R420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예정이다. 컨셉카보다 20마력 더 높여 나오는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 A45 AMG의 381마력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스펜션도 보강된다. 현재 골프의 서스펜션도 수준급이지만, 더 편안하고 민첩한 주행 능력을 발휘하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여기에 스티어링휠의 조향감도 다듬에 보다 직결감있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 파격적인 자율주행 시스템…골프급 차에 이런 기능을? 

이번 골프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체구간 부분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나 국도 등에서 차량 정체가 일어났을 때 스스로 방향을 조종하고 가속과 제동도 알아서 하는 것인데, 시속 60km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 독일 아우토빌트에 소개된 폭스바겐 골프

이는 최신 기술이 대형 세단에서부터 한 단계씩 아래급으로 내려오던 과정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으로, 폭스바겐에서 골프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제 막 대형 세단에 적용이 되고 있는 고급 기술을 골프급으로 끌어 내려 대중화 시기를 앞당겼다며, 폭스바겐의 의미 있는 기술 적용이라 평가했다. 시장을 주도하는 골프에 신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하면 경쟁 브랜드와 경쟁 차종들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파격적인 변화에도 가격은 그대로

▲ 폭스바겐 골프

실내외 디자인 변화, 각종 첨단 시스템 적용, 새로운 파워트레인 작착 등 골프 페이스리프트는 이처럼 다양한 변화에도 가격은 기본형 기준 현재와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 정확히 어떤 기능이 기본사양이고 어떤 기능이 옵션인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단정하긴 이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는 폭스바겐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마케팅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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