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으로 쌍용차 체어맨을 선택했다.

 

지난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약 한 달 전부터 기존에 이용하던 현대차 에쿠스 대신 체어맨을 타고 출퇴근 및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이 타는 차는 검정색 체어맨W V8 5000으로 쌍용차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이 부회장은 전무 시절인 지난 2007년부터 지난달까지 9년 간 현대차의 플래그십 에쿠스를 탔다. 부사장과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변함없이 에쿠스를 이용했으며, 사장 시절에 4.6리터 엔진이 탑재된 에쿠스VS460을 5.0리터 엔진의 VS500으로 교체했을 뿐 차종은 바꾸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9년간 애용하던 에쿠스를 다른 차종으로 교체한 것은 지난해 9월 한전부지를 현대차에 빼앗긴데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오래전부터 삼성에 대해 그리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SDI 등이 자동차 배터리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전 차종에 삼성제 주요 부품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이 갑자기 완성차 업계에 뛰어들었던 앙금이 남았고, 상황에 따라 다시 들어올 가능성도 열려있는데다 재계 순위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 사이로까지 보고 있는것 같다고 삼성 측 관계자들은 밝혔다. 그동안 삼성이 대승적견지에서 현대자동차를 이용해 온 것이지만 오히려 현대차를 쓰지 않는게 더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이 부회장이 의식적으로 현대차를 타지 않게 되면서 현대차가 조만간 내놓을 신형 에쿠스의 삼성 그룹 임원  판매는 어려워질 것으로까지 전망하는 측도 많다. 

▲ 쌍용차 체어맨W

‘이재용의 차’로 선택된 체어맨W V8 5000은 총 4개 트림으로 판매되며 기본 가격은 7604~1억1192만원이다.

파워트레인은 5.0리터 V8 XGi5000 엔진과 메르세데스 벤츠의 E-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은 306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이며, 선택 옵션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다.

기존에 타던 현대차 에쿠스VS500의 기본 가격은 1억1150만원으로 체어맨W V8 5000 최상위 트림과 비슷한 수준이다. 5.0리터 V8 GDi 타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16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 현대차 에쿠스

한편, 삼성 부회장들은 수입차를 비롯해 배기량 4.5리터급 차종 중 원하는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부회장급인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억원대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탄다. 또, 낮은 배기량의 체어맨은 주로 상무급이나 전무급 임원이 이용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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