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월부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급 고급택시를 운영한다. 일부에서는 '우버X'를 중단시킨 서울시가 이와 비슷한 플랫폼의 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고급택시 운영법인 ‘하이엔’을 설립하고, 운수종사자 선발·교육 및 요금 책정 절차를 마무리되는 10월부터 시범차량 100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하이엔은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한국스마트카드(KSCC)가 공동 출자한 법인이다.
서울시의 고급택시는 배기량 2800㏄ 이상의 리무진급 모델로, 택시를 나타내는 노란색 번호판 외에 표시등이나 다른 부착물은 붙지 않는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며, 기본요금은 모범택시(5000원)의 1.5∼1.7배 수준인 7500∼8500원 선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운전자 선발과 교육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무사고 운전자를 우선으로 선발해 비행기 승무원급 예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들은 각각 법인 택시회사 소속으로, 하이엔에는 회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임금제도는 완전월급제로, 일반택시(약 215만원)의 1.3∼1.4배로 수준으로 끌어올려 운전자 처우 개선에도 힘썼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은 "고급택시의 최종 요금은 법인이 제시한 희망요금과 서울시의 예상 요금을 조절해 결정될 것"이라며 "요금도 요금이지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위한 운전자 교육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서울시의 고급택시 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미 고급택시에 해당하는 모범택시가 활발히 운행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시는 택시가 넘쳐날 정도로 공급 과잉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우버 신고 포상금제'를 실시할 정도로 '우버 불가론'을 내세웠던 서울시가 우버와 똑같은 시스템의 고급택시를 운영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고급택시 법인인 '하이엔'을 설립한 것은 지난 4월, 우버X를 중단 시킨지 불과 한 달 만의 일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서울시가 우버 같은 고급택시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택시업계의 반발에 밀려 서비스를 중단시켰다"면서 "이런 논란을 피하려고 택시업계와 손잡고 고급택시 운영 법인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우버는 택시 면허가 없는 개인이 자가용으로 영업하는 불법 서비스였다"면서 "이번에 실시하는 고급택시는 철저하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