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드 몬데오, 유럽과 미국의 ‘퓨전 세단’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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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1 13:10
[시승기] 포드 몬데오, 유럽과 미국의 ‘퓨전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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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만큼 전세계에서 고른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도 드물다. 대량 생산 체제를 처음 도입한 브랜드답게 세계 곳곳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렸다. 또 포드는 일반 승용차부터 시작해, 미니밴, 상용밴, 버스, 트럭 등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만들고 있다. 포드만큼 스펙트럼이 넓은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밖에 없다.

포드는 각 지역에 대한 현지 분석이 뛰어나고, 이에 따른 효과적인 전략형 모델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디자인은 똑같지만 완전히 다른 성향의 차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포드가 전략형 모델을 선보일 정도로 볼륨이 크진 않지만, 대신 포드코리아가 시의적절하게 다양한 전략 차종을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몬데오가 재등장했다. 1996년 국내에 출시됐던 1세대 몬데오는 베스트셀러로 등극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후 미국과 일본 수입차가 인기를 끌면서 몬데오 대신 퓨전이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연료효율성이 중요시 되고 디젤 엔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럽발 디젤차가 인기를 끌게되자, 포드코리아는 다시 한번 몬데오 카드를 꺼내들었다.

# 완벽한 유럽 중형 세단

포드의 엠블럼을 달고 있지만, 몬데오는 완벽한 유럽차다. 디자인, 파워트레인, 주행감각 등 유럽 감각이 진하게 배어있다. 국내에 판매 중인 미국산 폭스바겐 파사트와는 정반대다. 엠블럼을 떼고 본다면 국내서 판매되는 미국형 파사트보다 몬데오가 더 유럽 색채가 강하다.

 

예전엔 몬데오와 퓨전의 디자인이 달랐지만, 원포드 전략을 통해 이젠 동일한 디자인을 갖게됐다. 파워트레인이나 섀시 등의 구성이 조금 다를 뿐이다. 디자인을 통일하면서 포드는 신중을 기했다. 포드 글로벌 디자인 총괄 모레이칼럼이 직접 진두지휘했다. 굵은 선을 강조한 남성적인 디자인을 채용했다. 세부적인 디자인은 날렵하고 역동적으로 꾸몄다. 특히 루프라인을 트렁크까지 매끈하게 이었다.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까지 담겨 있다.

퓨전과 다른 점은 헤드램프 구성으로, 동급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풀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스티어링휠 각도에 따라 조향각을 바꾸는 것은 기본이며, 오토하이빔 기능도 포함됐다. 특히, 마치 아우디처럼 방향지시등을 켜면 노란 LED가 순차적으로 점등된다. 언제나 그랬듯 포드는 값비싼 첨단기술을 대중화시키는데 앞선 브랜드다.

 

계기반은 무척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글씨체나 아이콘 등의 디자인 완성도도 높다. 단순히 포드가 미국 브랜드라서 투박할꺼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소 하나하나가 매우 섬세해서 각종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로 손이 닿는 부분은 가죽 소재를 사용해 고급감을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는 패밀리카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오디오에는 대문짝만하게 소니의 로고가 있는데, 이젠 별 자랑도 아니다. 차라리 샤오미가 나을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싱크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자신의 영어 회화 능력을 검증할 수도 있다. 기능은 편리하다지만 '콩글리시' 발음으로는 뭐 하나 작동 시키는게 만만치 않았다. 

# 적게 먹고, 여유롭게 달린다

포드의 최신 2.0리터 디젤 엔진은 제원 성능이 무척 뛰어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일정부분 성능이 앞서있다. 특히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파사트와 비교하면 월등히 성능이 뛰어나다. 도심에서는 그 차이를 알기 힘들지만, 고속에서는 최고출력 40마력의 차이를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최대토크가 수그러드는 고속영역에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다. 또한 고속안정성도 출중하다.

 

S모드나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두터운 토크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몬데오의 성향은 여유롭고 부드럽다.

습식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신속함이나 직결감보다는 매끄러운 기어 변속과 효율을 높이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파사트의 듀얼클러치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몬데오의 것은 더 진중한 편이다. 빠릿한 느낌은 적지만, 저속에서의 울컥거림이 몬데오에선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매우 매끄러운 보통의 자동변속기 같다.

 

시속 80km로 달린때 엔진회전수는 1500rpm에 머문다. 시속 100km에서는 1750rpm, 시속 110km에선 2000rpm을 유지한다. 기본으로 탑재되는 오토스타트-스톱은 도심에서 효율을 높인다. 또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닫아 공기저항을 감소시키는 액티브 그릴 셔터도 적용됐다.

 

덕분에 몬데오의 연비는 15.9km/l에 달한다. 최근 유로6 환경기준을 만족시키는 엔진이 적용되면서 수입차의 연비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 몬데오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 유럽에서 통하는 탄탄한 기본기

몬데오의 핵심은 디젤 엔진이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빼놓을 수 없다. 몬데오는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기본기에 누구보다 민감한게 유럽 소비자들이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꽤나 즉각적이다.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시종일관 즉각적인 조향감각을 유지한다. 다소 묵직한 스티어링휠은 신뢰감을 높인다. 서스펜션은 차체를 꽉 지탱해주고, 도로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빠르게 상쇄시킨다.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높인 뼈대 덕분에 코너링에서도 차체의 한계가 높고, 승차감도 탁월하다. 대량생산되는 패밀리세단 임에도 차의 기본기에서는 부족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패밀리세단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여러 편의 및 안전장치까지 더해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뒷좌석 팽창형 안전벨트다. 사고 발생시 안전벨트가 에어백처럼 부풀어오른다. 에어백으로 인한 2차 사고방지를 위한 기술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비다.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조절하며 속도를 줄이거나 높이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적용됐다. 매우 부드럽고 유용하다. 하지만 정지에 가까운 정체 상황에선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센서와 카메라, 레이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도 적용됐다. 차선을 벗어나면 스티어링휠 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국산차가 이점으로 삼던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가 몬데오엔 빠짐없이 탑재됐다. 또 기본 트림과 고급 트림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점도 시각에 따라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 디젤 심장 탑재한 포드코리아의 선발투수

몬데오의 완성도나 패키지는 기대 이상이다. 인지도는 폭스바겐 파사트가 높을지 몰라도, 상품성은 몬데오가 월등히 뛰어나다. 또 단순한 가격은 몬데오가 비싸지만, 따져보면 가격 경쟁력도 몬데오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디자인, 편의 장비 등은 이차가 최신 모델임을 느끼게 해주고, 탄탄한 기본기나 우수한 효율 등은 유럽차가 무엇인지 알게해준다.

 

포드코리아는 몬데오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포드를 연이어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퓨전-몬데오와 같은 맥락으로 미국형 '이스케이프(Escape)' 대신 디젤 엔진이 탑재된 유럽형 쌍둥이차 쿠가(Kuga)를 국내 소개할 예정이다. 몬데오의 완성도와 패키지 등을 고려했을때 쿠가 또한 무척 기대된다.

* 장점

1. 나무랄데없는 기본기.

2. 갖가지 편의 및 안전장비. 동급 유일한 것들이 많다.

3. 하위 트림은 특히 가격 경쟁력이 높다.

* 단점

1.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은 사용법이 무척 불편하다.

2. 실내 각 부분의 조립품질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3. 휠베이스에 비해서 실내 및 트렁크 공간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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