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MW, 타이어 속여 '불법' 연비 측정...에너지공단 "시정 할 것"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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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17 15:44
[단독] BMW, 타이어 속여 '불법' 연비 측정...에너지공단 "시정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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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가 일부 모델에 대해 실제 판매하지 않는 규격의 타이어를 장착해 연비를 과도하게 측정 및 발표 해오다 적발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행위가 불법이라고 밝혔다. 

모터그래프가 17일, BMW코리아가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한 신차의 연비와 휠 및 타이어 크기를 조사한 결과 BMW코리아는 올해 총 8개 차종의 연비를 등록했는데, 이중 대부분인 7개 차종에 실제 판매되는 크기보다 좁은 폭의 바퀴를 끼운 것으로 나타났다. 

▲ 비 판매 차종으로 연비를 측정한 BMW 118d의 국내 복합연비

BMW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118d의 경우, 16인치 휠과 타이어를 끼우고 복합연비 17.4km/l를 내는 것으로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 모델에는 이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17인치 휠 및 타이어가 적용된다. 

220d 쿠페는 연비 측정에서 17인치 휠과 타이어가 사용돼 17.5km/l를 낸다고 신고했지만 실제 판매 모델에는 18인치 휠과 타이어가 장착돼 실 연비는 이보다 떨어졌다. 

▲ 비 판매 차종으로 연비를 측정한 BMW 2시리즈

420d 쿠페, 420d xDrive 쿠페, 420d 그란 쿠페, 420d 그란 쿠페 xDrive 등도 연비 측정에는 실제 판매되는 휠과 타이어보다 1인치씩 작은 17인치 휠과 타이어를 사용했다.  

이밖에 BMW코리아가 수입 판매하는 미니쿠퍼 SD와 미니쿠퍼 SD 5도어 모델도 16인치로 인증을 받고 실제 판매 모델엔 17인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해 판매해왔다. 

▲ 비 판매용 차량으로 연비를 측정한 BMW 4시리즈

국내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휠과 타이어의 크기가 1인치만 줄어도 무게와 타이어가 노면에 닿는 면적이 줄어들면서 연비는 약 2% 가량 향상된다”고 말했다. 

▲ 에너지관리공단 수송에너지 홈페이지에 등록된 BMW 118d의 연비와 제원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의 자체 연비테스트의 기준 크기가 17인치 휠과 타이어”라며 “오차범위 이내의 미세한 차이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산업부 고시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 제3조 2항을 근거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규정에는 "'동일차종'이라 함은 자동차의 구조 및 특성에 따라 에너지소비효율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군을 말한다"고 정해 놨다.

에너지관리공단 수송에너지 관계자는 “구매자가 크기를 선택할 수 없는 휠과 타이어로 연비를 측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공단이 자체적으로 시정 또는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연비 측정은 제조사가 자체 측정한 자료를 국토부에 등록하게 돼 있다. 국토부는 '연비 사후 검증 제도'를 실시하고 허용오차 5%가 넘으면 과징금과 인증 취소를 통해 판매 중지 명령까지 내릴 수 있지만, 5% 이내에선 얼마든 연비를 과장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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