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줄고, SUV 늘고…"한국 자동차 시장, SUV 위주로 변했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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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13 14:25
세단 줄고, SUV 늘고…"한국 자동차 시장, SUV 위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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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판매량이 세단과 가까워졌다. 이대로라면 세단과 SUV(RV) 판매량이 역전되는 이른바 '그랜드 크로스'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13일,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산차 판매량은 총 50만3158대로, 이 중 SUV 판매량은 23만7040대로 전체 41.4%를 차지했다(상용차 제외). 2010년 22.6%에 불과했던 SUV 비중이 불과 5년 사이 2배나 증가한 것으로, 최근에는 더욱 가파른 속도로 세단 판매량을 따라잡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2013년과 올해로, SUV 판매 비중이 6%, 7%씩 증가했다.

2013년은 싼타페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2년 5월 출시 이후 월 7749대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더니 2013년에는 무려 7만8772대를 팔아치웠다. 특히, 싼타페의 인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아 작년에도 전년과 비슷한 7만7689대가 판매됐으며, 올해 상반기 3만7606대 팔리는 등 SUV 상승세를 이끄는 튼튼한 버팀목이다.

▲기아차 쏘렌토

올해 상승세는 기아차 카니발·쏘렌토 원-투 펀치의 활약과 초소형 SUV 시장의 증가가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작년 출시된 카니발과 쏘렌토는 올해 1~6월 각각 3만2663대, 3만8867대가 판매돼 SUV 비중이 40%까지 늘어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여기에 쌍용차 티볼리 1만8524대(월 3088대)와 르노삼성 QM3 1만155대(월 1693대), 쉐보레 트랙스 5037대(840대) 등 초소형 SUV 총 3만3716대가 추가돼 SUV 비중은 더욱 늘어났다.

브랜드별 세단:SUV 비중도 크게 달라졌다. 현대차의 경우 2011년만 해도 세단과 SUV의 비중이 85:15까지 차이가 났지만, 올해에는 70:30까지 좁혀졌다. 싼타페가 SUV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 출시된 신형 투싼 추가된 덕분이다.

 

기아차는 2010년 67:33에서 올해 53:47까지 좁혀졌다. 세단 판매량은 15.4% 줄었지만, 카니발과 쏘렌토 덕분에 SUV 판매량이 무려 75.6%나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속적인 판매 부진으로 단종될 예정인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달리 모하비는 월 1000대 이상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하반기에 신형 스포티지까지 추가되면 SUV가 세단 판매량을 추월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GM의 경우 2010년까지 윈스톰만 판매하는 바람에 세단과 SUV 비중이 94:6이던 것이 2011년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올란도를 추가했고, 2013년에는 초소형 SUV인 트랙스를 출시해 70:30까지 줄었다. 하반기 트랙스 디젤이 출시되면 SUV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르노삼성 QM3

르노삼성 역시 2013년까지 QM5 한 종만 판매해 SUV 비중이 3.5~10.9%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3년 하반기에 스페인에서 건너온 QM3를 판매한 이후 작년 26.8%, 올해 29.1%로 증가했다. 르노삼성은 내년 하반기에 QM5 후속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SUV 전문 브랜드인 쌍용차는 다른 브랜드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2010년 25:75였던 세단:SUV 비율이 올해 2:98까지 벌어졌다. 유일한 세단 브랜드인 체어맨이 판매 감소로 체어맨H를 단종시켰으며,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체어맨W 판매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티볼리가 월 3000대 이상 판매되며 실적을 주도해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쌍용차는 장차 세단을 모두 없애고 SUV나 그와 유사한 차종만을 판매한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SUV가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우선 개발도상국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저와 여가활동에 대한 필요성 내지는 기대감이 커져서라고 분석된다. 차종으로 봐도 기존에 없던 초소형SUV라는 세그먼트가 추가돼 시장 볼륨이 절로 커졌다.

또 무엇보다 SUV들의 상품성이 높아진 점도 주효했다. 과거 SUV는 지나치게 오프로드 성능을 중요시해 도심 사용에는 적합치 않았고, 세단보다 품질이나 편의 사양이 뒤쳐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SUV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최고급 사양들을 더하고 승차감까지 도심 위주로 만들어 불편 요소가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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