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이 새로운 천연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대표적인 반추동물이다. 반추동물의 분뇨는 불순물이 적어 건조됐을 때 직접 연소도 가능하다. 또 섬유질과 거름 성분이 많아 오랫동안 퇴비로 사용됐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일찍이 소똥을 퇴비로 사용했고, 아프리카에서는 소똥과 진흙을 섞어 집을 짓기도 한다.

 

현대제철은 석탄 대신 건조된 소똥을 태워 쇳물을 만든다. 단순한 원가절감 차원이 아닌 소똥을 이용한 친환경 연구가 바탕이 됐다고 현대제철은 강조했다. 석탄 대신 소똥을 사용했을 경우, 연소효율도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었다는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한우로 유명한 횡성군과 한국동서발전은 ‘축분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10MW급의 규모의 이 발전소에서는 건조된 소똥으로 만든 고체연료로 전기를 만든다. 횡성군이나 한국동서발전 역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친환경적인 차원에서 발전소 건립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연구는 1978년 석유파동 이후 활발히 진행됐고, 소똥을 연료로 활용하는 것은 독일, 일본, 미국 등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미국 MIT대학은 소똥으로 만든 휴대폰 충전기를 개발했고, 일본 도쿄농공대학에서는 소똥에서 가솔린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또 세그웨이를 만든 미국의 발명가 딘카멘은 소똥을 이용한 정수기까지 만들었다.

# 소똥으로 가는 차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하는 브랜드는 전기차의 인프라 부족과 효율을 지적하고, 전기차를 개발하는 브랜드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위험성이나 높은 개발 및 생산비용 등을 문제삼는다.

2013년, 테슬라의 창업자 앨런머스크는 한 강연회에서 “연료전지차는 허튼짓(Bullshit)”이라고 말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수소는 매우 위험하고, 로켓에나 적합하다”며 “차세대 이동수단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준비가 한창이던 도요타는 이같은 발언을 가슴에 품고 있던 듯 하다. 그리고 지난달 도요타는 앨런머스크가 말한대로 소똥(Bull shit)을 이용해 달리는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소똥을 물이 담긴 탱크에 넣는다. 약간의 산소가 공급되면 박테리아가 생성되고 소똥을 영양분 삼아 왕성하게 번식한다.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는 H20, 이산화탄소, 메탄, 실록산 등의 바이오가스를 생성한다. 정화시설에서 거쳐 재생 가능한 순수 메탄을 뽑는다. 이 메탄 가스는 ‘증기 메탄 개질시설(Steam Methane Reformer)’에서 니켈 기반의 촉매로 인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분리된다. 분리된 수소는 수소 저장 탱크로 옮겨져 수소연료전지차의 연료로 사용된다.

 

도요타북미법인 수석부사장 밥카터는 “수소는 매우 유용한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도요타는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수소는 향후 100년간 자동차의 중요한 연료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는 소똥 외에도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으며, 전기에 비해 저장 및 수송 등이 용이한 장점도 있다. 

# “미래를 바꾼다” 도요타 미라이

도요타는 1992년부터 연료전지차 개발을 시작했다. 1996년 연료 전지와 수소흡착장합금 탱크를 탑재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1997년부터 FCHV 시리즈를 연달아 선보였다. 2002년 SUV 하이랜더를 기반으로 제작한 연료전지차를 제작해 미국와 일본에서 한정 판매를 실시했다. 이 차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300km까지 갈 수 있었다. 

 

도요타는 연료 스택과 저장탱크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2008년 공개한 FCHV-adv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690km까지 달렸다. 2011년 공기역학적인 설계와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접목된 FCV 콘셉트를 공개하며 수소연료전지차의 서막을 알렸다. 그리고 도요타는 지난해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Mirai)를 공개하고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또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이와 관련된 특허 5680건을 모두 무상제공한다.

 

미라이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482km까지 달릴 수 있다. 충전 시간은 3-5분에 불과하다. 도요타가 개발한 연료전지 스택, 부스트 컨버터,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고압 수소 탱크 등이 적용됐다. 연료전지 스택을 통한 최고출력은 153마력에 달한다. 미라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9초만에 도달한다. 미라이가 전속력으로 달리는 동안 배출하는 것은 오직 수증기 뿐이다.

 

# 친환경을 위한 연구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찾아라”

우리나라는 유독 화력발전소의 비율이 높다. 결국 전기차는 이런 화력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쓰게된다. 화력발전소를 돌리기 위해선 무언가를 태워야하고, 또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전기차 자체는 친환경적이지만, 화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과정은 친환경적이지 않다.

자동차 브랜드는 이같은 문제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찾고, 이를 활용하는 연구는 서서히 결실을 거두고 있다. 

폭스바겐은 유럽 일부 지역에서 전기차 e-업!, e-골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TE를 위한 ‘블루파워’를 제공하고 있다. 블루파워는 풍력, 수력, 태양열 등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만들어지는 대규모 재생에너지원으로 폭스바겐은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BMW는 태양광으로 충전이 가능한 ‘아이 솔라 카포트’를 공개했다. 아이 솔라 카포트는 대나무와 태양광 패널, 전기를 저장하는 스테이션 등으로 구성됐다. 집의 차고, 사무실 주차장 등에 설치가 가능하다. 

도요타는 일본 내에서 지붕에 태양광 패널과 전기 충전소가 마련된 ‘스마트 하우스’를 만들어 분양하고 있다. 태양광을 통해 집안 및 전기 충전소에 전기를 공급하고, 충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력 사용량을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까지 탑재됐다.

 

현대차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은 지난 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에서 “친환경차 시대에는 기계공학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여러 학문이 융합되고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부터 만든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것인지가 친환경차 시대에서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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