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포르쉐나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 자동차에는 '외계인의 기술력이 녹아들었다'고들 말한다. 기술력이 타사보다 월등해 UFO를 만드는 외계인이 몰래 참여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외계인에 대한 소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최고의 자리를 위해 밤낮으로 연구한 결과가 온전히 자신들의 것이길 바래서다. 이와 반대로 현대차는 외계인들에게 기술을 전수받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신형 i40 TV 광고에는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됐다. 미확인비행물체의 도움을 받은 i40는 새로운 모습으로 도로를 질주한다. 강렬하고, 화려한 영상은 마치 슈퍼 스포츠카의 광고를 보는 듯하다.

# 바뀌지 않은 것은 이름 뿐

i40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전략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분히 유럽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다. 2011년 출시 당시 YF 쏘나타보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더 비싸 많은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내 품질이나 편의사양 등은 쏘나타보다 월등했고, 회소가치도 충분했다. 또 마땅한 경쟁 국산 왜건이 없어 이를 찾는 소비자들에겐 각광을 받았다.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i40’는 디자인부터 엔진, 변속기, 전자제어장치 등이 대부분 변경됐다. 제네시스, 쏘나타 등에 적용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돼 강렬한 이미지를 얻었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광원 하나로 상향등과 하향등을 모두 구현하는 ‘바이펑션(Bi-Function)’ 방식이 적용된 HI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또 LED 주간주행등의 디자인이 개선됐고, 안개등에도 LED가 적용됐다. 또 새로운 디자인의 LED 테일램프와 18인치 휠이 적용됐다.

실내의 디자인 변화는 미미하지만, 새로운 소재 사용으로 세련미와 화려함을 강조했다. 스티어링휠의 그레이 스티치, 패들시프트, 센터페시아의 카본 그레이 가니쉬 등이 눈길을 끈다. 

# 핵심은 7단 DCT

현대차는 현대 다이모스가 개발을 담당한 7단 DCT 변속기를 점차 확대적용하고 있다. 엑센트, 벨로스터, i30, i40 등을 시작으로 향후 아반떼나 쏘나타 등에도 7단 DCT를 탑재할 계획이다. 

7단 DCT 변속기는 기존 현대 위아가 제작한 6단 DCT를 기반으로 현대 다이모스가 제작했다. 핵심 부품 및 제어 로직 개발 국산화가 이뤄졌으며, 이와 관련해 특허 145건(해외 52건)을 출원했다. 기존 6단 DCT에 비해 허용 최대토크가 개선돼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중형차에도 장착이 가능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최근 업계에서 듀얼 혹은 더블클러치로 불리는 2개의 건식 클러치를 사용하는 변속기는 필수가 되고 있다. 효율적인 측면에서 수동 변속기와 큰 차이가 없고, 속도 면에서는 오히려 수동변속기보다 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폭스바겐처럼 효율을 강조한 브랜드나,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부가티 등 성능을 강조한 브랜드까지 모두 듀얼클러치를 사용하고 있다. 

i40의 경우 아쉽지만 디젤 모델에만 7단 DCT가 탑재된다. 7단 DCT가 장착된 ‘i40 UⅡ 1.7 e-VGT’의 복합연비는 16.7km/l에 달한다.(세단 16인치 타이어 적용 시)

# 현대차답지 않던 현대차

판매가 적어서 그렇지 기존 i40도 꽤 괜찮은 차였다. 현대차답지 않은 현대차였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설계는 기존의 중형차와는 완전히 달랐다. 하체는 탄탄했고, 스티어링은 민감했다. 1.7리터 디젤 엔진은 큰 감흥이 없었지만, 꽤 조용하고 효율적이었다.

 

이젠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며 전자식 가변 터보차저를 적용해 성능도 소폭 개선됐다. 또 일종의 토크벡터링 기술인 ‘선회가속 제어시스템(ATCC)’가 적용돼 언더스티어를 억제하며, 9개의 에어백과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차체자세 제어장치 등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더 뉴 i40는 현대차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름 빼곤 많은 것이 바뀌었다. DCT나 토크벡터링 같은 기술이 물론 업계 최초는 아니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부품이나 기술 개발 국산화에 큰 성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현대차는 후발주자지만 신기술 개발에 있어서 빠르게 선두기업을 쫓고 있으며, 이를 드러내고 싶어한다. 이번 더 뉴 i40 광고는 그런 현대차의 기술력 확보에 대한 욕심과 욕망이 잘 담겨있다. 실제로 더 뉴 i40가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찬사를 들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그야말로 i40는 아직까진 미확인주행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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