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10만6386대로 지난해 같은 달(11만3656대) 대비 6.4% 줄었다.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며 출고 적체가 거의 해소됐지만,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 일수가 줄어들며 전반적인 판매량이 떨어졌다.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는 4만5397대를 판매하며 두 달 연속 1위를 지켰다.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들며 지난해 대비 4.0% 감소했지만, 2위 기아와의 차이를 3만9043대까지 벌리며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달 현대차의 실적을 이끈 것은 역시나 그랜저(8159대)다. 비록 쏘렌토에 밀려 전체 1위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올해 월평균 9831대라는 빼어난 기록으로 순항 중이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하이브리드 판매량(4650대)이 내연기관(3509대)을 앞서는 만큼 수익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18인치 휠&타이어가 적용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18인치 휠&타이어가 적용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여기에 풀체인지 모델이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시작한 싼타페(5139대)가 120.8% 반등하며 힘을 보탰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이 단 한대도 출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추후 싼타페 하이브리드까지 참전한다면 그랜저를 넘어 브랜드 내 1위 달성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전기차 라인업이다. 지난달 아이오닉5는 705대, 아이오닉6는 344대로 둘을 합쳐 간신히 1000대를 넘었다. 효자 상품이던 포터2 일렉트릭도 1340대로, 올해 2~8월 평균(2891대)을 크게 밑돌았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기아는 4만4415대로 2위를 유지했다. 기아는 SUV/RV 라인업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쏘렌토(1만190대)가 차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6372대)의 판매량이 압도적인데, 풀체인지 싼타페와 페이스리프트 쏘렌토의 초기 승부는 일단 쏘렌토가 앞서가게 됐다. 구형 재고 판매분을 감안하더라도 싼타페와 차이가 상당하다. 이와 더불어 스포티지(5402대)와 셀토스(4399대), 카니발(4366대) 등도 나란히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8월 408대로 뜬금없이 부진에 빠졌던 EV9도 1163대로 다시금 반등에 성공했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브랜드는 8514대로 작년보다 11.7% 부진했다. 주력 모델인 GV70(2864대)이 건재하지만 G80(2819대)과 GV80(1507대)이 출시 3년 차를 맞으며 관심도가 떨어진 탓이다. 다만, GV80은 이달부터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질 예정이고, G80 역시 곧 부분변경이 예고된 만큼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스팅어의 단종으로 국내 유일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이 된 G70은 384대 판매됐다.

2024년형 토레스
2024년형 토레스

KG모빌리티는 4069대로 47.0% 감소하며 4위다. 부진했던 지난 8월(3903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차 효과가 희미해진 토레스는 1584대로 66.2% 줄었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5만대를 넘어선 만큼 '살 사람은 다 산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달 가격은 인하하고 옵션은 더한 2024년형 모델을 출시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나머지 차종의 부진 역시 크다. 렉스턴 스포츠(1458대)와 티볼리(744대)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한창때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한때 쌍용차를 대표하던 SUV인 코란도는 86대, 렉스턴은 197대에 불과하다.

KG모빌리티는 11월 출시 예정인 토레스 EVX를 기대하고 있다. 토레스 EVX는 기존 모델의 강인한 외모는 이어받으면서 디테일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라는 매력적인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고되며 가성비 전기 SUV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출시 시기가 늦어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는 내년 초에는 판매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업계는 토레스 EVX의 판매량에 주목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한국GM은 34.4% 줄어든 2632대를 판매하며 5위를 유지했다. 8월과 비교해도 20.2%나 떨어지며 3000대선마저 무너졌다.

부진의 원인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계속 3000대 수준을 유지하다 8월 2129대, 지난달에는 1424대까지 내려오며 출시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누적 판매량이 1만6670대에 달하는 만큼 사전계약 물량이 거의 소진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부진 역시 뼈아픈 수준이다. 지난달 판매량은 558대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현대차 베뉴(771대)나 KG모빌리티 티볼리(744대), 르노코리아 XM3(675대)보다 적게 팔리며 소형SUV 최하위에 머물렀다.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는 1651대로 8월(1502대)보다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최하위다. 작년 9월과 비교하면 무려 67.3%의 감소세다.

주력 제품인 QM6(839대)와 XM3(675대)는 이제 월 100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K5 및 쏘나타와 경쟁하던 SM6는 137대에 그쳤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밸류 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QM6 최대 195만원 인하, 2024년형 XM3 출시 등을 발표했다. 그 덕분에 QM6는 전월대비 22.5%, XM3는 7.3% 반등했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내년 하반기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될 때까지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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