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마세라티 국내 공식 수입사 FMK에서 파업이 일어났다. 이들은 임금 인상을 포함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페라리 반포 서비스센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페라리 반포 서비스센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FMK 성수, 반포, 강서 서비스센터 소속 조합원들은 21일 오후부터 업무를 중단했다. 쟁의에 참여한 페라리·마세라티 영업직 14명과 서비스직 60여명 등 FMK 직원의 40%는 다음 달 6일까지 파업을 진행한다.

페라리의 쟁점은 판매 수당이다. FMK는 노조가 2배에 가까운 인센티브 인상을 요구했으며,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소수 딜러가 FMK 내부의 분위기를 흐뜨리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노조 이야기는 다르다. 사측이 무리한 목표를 제시했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을 뿐, '2배 인상'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딜러들은 사고 수리 입고율과 인증 중고차 매입률 확대 등 다소 무리한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세라티 서비스센터에 걸린 현수막 (FMK 노조 제공)
마세라티 서비스센터에 걸린 현수막 (FMK 노조 제공)

마세라티는 부산 딜러 운영권을 놓고 충돌했다. FMK가 부산 사업권을 BMW코리아 딜러 동성모터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라리 측과 대우가 다른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판매 부진으로 급여와 인센티브를 줄였고,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FMK가 영업직과 서비스직을 '갈라치기'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영업사원들의 수익을 깎고, 이를 서비스직 임금 인상분에 활용하려 한다고도 말했다. PDI 지원 업무 강요, 휴일 긴급출동 업무에 대한 보상책 마련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쟁의권을 확보하고도 두 차례 추가 교섭을 하며 파업만은 피하고자 했다"며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함에 따라 총파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FMK 노조는 지난달 25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노동쟁의 조정 중지를 결정함에 따라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결정 직후 투표에서 97.1%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지만, 1개월가량 시간을 두고 회사 측과 대화를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노조 측은 회사가 플랜카드 부착을 막기 위해 보안요원을 배치하고, 사무실 내 일부 개인용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압박을 가해왔다고 주장했다. 근무지를 벗어날 수밖에 없는 영업 활동도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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