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개발 중인 준중형 세단 K3 후속 차종이 11일 부산 인근에서 목격됐다. 프로젝트명 CL4로, 우리나라에는 판매되지 않는 해외 전용 모델이 될 전망이다. 대신 국내에서는 EV3(또는 EV4) 전기차가 나올 전망이다. 

기아 K3 후속 시험주행차량 (모터그래프 독자 제공)
기아 K3 후속 시험주행차량 (모터그래프 독자 제공)

이번에 목격된 K3 후속은 앞서 아반떼에 먼저 적용했던 현대차그룹의 3세대 플랫폼(N3)으로 만들어진다.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반영해 EV9과 유사한 스타일링을 갖출 예정이며, OTA 등 다양한 첨단 기능도 탑재된다. 

다만,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극도로 부진한 실적 탓이다. 지난해 K3 내수 판매량은 2만704대로, 전년 대비 21.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6750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40.7%나 떨어졌다. 경쟁 모델인 아반떼(3만6250대)의 18.6% 수준인 처참한 성적이다. 

이에 기아는 K3 국내 판매를 아예 중단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2024년 K3 단산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로, 노조에서는 이를 대체할 후속 물량 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K3를 생산해온 화성공장은 전기차 라인으로의 개량 작업 및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곳에서 K3를 대체할 새로운 전기차가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아가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5종까지 확대할 계획인 만큼, EV3 또는 EV4로 K3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아는 K8 후속 차종도 프로젝트명 GT1인 전기차로 설계하고 있다.

기아 K3
기아 K3

국내와 달리 K3의 해외 인기는 뜨겁다. 지난해 20만1037대가 판매됐는데, 올해 상반기에도 10만781대를 팔아치우며 스포티지와 셀토스에 이어 베스트셀링카 TOP3를 차지했다. 북미형 K3가 생산되는 멕시코 공장은 대대적인 증설에 들어갔는데, 외신에서는 K3와 유럽 전략형 모델인 씨드를 통합하는 후속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세단의 인기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기차로의 전환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판매량이 저조한 모델을 우선적으로 교체해 실적을 개선함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전동화를 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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