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연비 조사 살펴보니…'좋은차, 나쁜차, 이상한차'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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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02 11:22
산업부 연비 조사 살펴보니…'좋은차, 나쁜차, 이상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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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가 26일, 2013년 연비사후관리 결과를 발표했다. 앞으로는 국토부가 해당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산업부가 내놓는 마지막 발표다. 

조사 대상은 총 33개(국산 20개, 수입 13개)로, 소비자 불만 접수가 많거나 판매량이 높은 모델, 전년도 사후관리 결과 오차율이 큰(-3% 초과) 모델 중심으로 선정됐다.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조사 차량 중 8개 차종은 도심·고속 연비에서 사전인증(신고값) 연비보다 오히려 좋았다.

다른 10개 차종은 도심·고속 연비가 사전인증 연비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개 차종은 연비 사후관리 허용기준치(5%)를 초과해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됐다. 나머지 15개 차종은 도심과 고속 연비가 이전에 비해 좋거나 혹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국토부에서 부적합 판결을 받은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는 적합 판정을 받은 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실시한 시험 과정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일로, 연비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측은 "사후관리 선정 모델은 동일 차량으로 3대씩 시험해 평균값을 구한 것"이라며 "도심과 고속 연비 중 1개라도 허용범위(5%)를 초과한 모델은 2차 시험을 실시했으며, 2차 시험에서도 초과한 모델은 최종적으로 부적합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산업부에서 실시한 연비 사후관리 결과(보정식 적용 전)로, 산업부는 도심과 고속 연비를 각각 측정한 후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저온조건 주행 등의 상황을 고려한 보정식을 적용해 복합연비를 산출한다. 이를 통해 도심과 고속만으로도 마치 5사이클을 적용한 것과 흡사한 효과를 낸다는게 산업부 측의 설명이다. 

◆ 좋은차 - 도심·고속 연비가 모두 잘 나온 모델

사후관리 대상이 대부분 연비 불만이 많거나 전년 조사에서 오차가 큰 모델이기 때문에, 조사 차량은 신고값보다 나쁘게 측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신고값보다 좋게 나온 모델이 8종이나 됐다.

▲ 도심과 고속 연비가 모두 잘 나온 차(보정식 적용 전)

특히 닛산 알티마 2.5 모델의 경우 도심은 6.7%, 고속은 8.8%나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 습관이 특별히 나쁘지 않다면, 실제 주행연비가 표시연비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도 꽤 있다. 기아차 K5 터보도 신고치와 비교해 도심 2.3%, 고속 9.0%나 우수한 것으로 측정됐다. 

쉐보레 올란도 2.0 디젤 모델도 도심 2.2%, 고속 3.4% 우수하게 나타났으며, 르노삼성 QM5 2WD(도심 3.5%, 고속 1.5%)와 현대차 싼타페 2.2 2WD(도심 0.2%, 고속 5.4%)도 좋게 나왔다. 

이밖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3.0D(도심 2.2%, 고속 1.6%), 포드 익스플로러(도심 2.5%, 고속 0.8%), BMW 528i(도심 0.2%, 고속 0.1%)도 신고값보다 우수하게 측정됐다.

◆ 나쁜차 - 도심·고속 연비가 모두 나쁘게 나온 모델

사후관리 연비가 신고값보다 나쁘게 나온 모델은 10종이었다. 이 중 4개 모델은 기준치를 초과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다른 6개 모델 역시 신고값보다 낮게 나왔지만 오차 범위가 허용기준치(5%) 이내여서 간신히 과태료는 면했다.  

▲ 기준치를 초과해 과태료를 내야 하는 차(보정식 적용 전)

아우디 A4 2.0 TDI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지프 그랜드체로키, 미니 컨트리맨 쿠퍼D 등 수입차 4종은 허용치를 초과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산업부 측은 "수입 업체 모델들만 부적합 결과가 나온 이유는 제작사 자체 시험설비와 공인시험기관 간의 오차 교정을 제때 실시하지 않았던 점이 주요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2013년부터 강화된 국내 연비규정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프 그랜드체로키는 도심 -12.4%, 고속 -7.9%로 전체 조사 차량 중 신고값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차였다. 이에 대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그랜드체로키의 연비 측정은 우리가 한게 아니라, 산업부에서 지정한 공인 시험 기관에서 진행했고, 그 결과치를 연비 표시에 적용한 것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잘못이 없는데도 과태료를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아우디 A4 2.0 TDI는 도심 -5.4%, 고속 -6.5%,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는 도심 -3.9%, 고속 -5.9%, 미니 컨트리맨 쿠퍼D는 도심 -6.0%, 고속 -5.4%의 차이가 났다. 

▲ 도심과 고속 연비가 모두 낮게 나온 차(보정식 적용 전)

쌍용차 로디우스 2.0은 도심 -4.4%, 고속 -3.2% 등 모두 신고값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볼보 S50 D5(도심 -4.9%, 고속 -2.6%)도 차이가 컸다. 

또, 르노삼성 SM5 가솔린(도심 -4.6%, 고속 -2.1%)과 현대차 투싼ix(도심 -1.4%, 고속 -4.8%), 쉐보레 말리부 2.0 가솔린(도심 -4.7%, 고속 -1.2%), 현대차 그랜저 3.0 GDI(도심 -2.1, 고속 -3.1%) 나쁜 것으로 측정됐다. 

◆ 이상한차 - 도심·고속 중 하나만 잘 나온 모델

조사 대상인 33개 차종 중 15개 차종은 도심과 고속 중 한쪽은 잘나오고 한쪽은 덜 나왔다.

▲ 도심 연비가 더 잘 나온 차(보정식 적용 전)

도심 연비가 신고값보다 좋게 나온 차는 총 6종이다. 

현대차 그랜드 카니발 2.2는 도심 연비가 4.0%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속 연비는 3.4% 나쁜 것으로 측정됐다. 기아차 K5 2.0과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2.5 모델도 도심 연비는 모두 3.2% 좋았지만, 고속 연비는 각각 2.9%, 1.1% 나쁘게 나왔다.

또, 현대차 포터 2.5 디젤은 도심에서는 2.7% 좋고 고속에서는 4.0% 나빴다. 푸조 3008 1.6 e-HDi는 도심 2.2%, 고속 -0.3%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도심에서 0.6%, 고속 -0.06% 등 신고값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측정됐다.

▲ 고속 연비가 더 잘 나온 차(보정식 적용 전)

고속 연비가 신고값보다 좋게 나온 차는 총 9종이었다.

혼다 CR-V 2WD의 도심 연비는 3.0% 나쁘게 나왔지만, 고속에서는 신고값보다 6.6% 우수한 것으로 측정됐다. 기아차 K3 1.6 GDI(도심 -4.0, 고속 5.7%,)와 기아차 쏘렌토 2.0 2WD(도심 -2.2%, 고속 4.8%)도 도심과 달리 고속 연비가 좋게 나왔다. 

현대차 싼타페(2.0 2WD)와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2.0 4WD)의 경우 국토부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산업부 조사 결과는 달랐다. 싼타페는 도심 연비가 4.0% 낮게 나왔지만, 고속 연비는 5.4% 높게 나왔다. 코란도스포츠 역시 도심은 0.2% 나빴지만, 고속은 3.9%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도심 -1.2%, 고속 2.1%),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도심 -4.4%, 고속 1.8%), 현대차 그랜저 3.0 LPi(도심 -1.0%, 고속 0.5%), 한국GM 알페온 2.4(도심 -3.0%, 고속 0.7%) 등 도심과 달리 고속 연비가 신고치값보다 좋은 것으로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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