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쏘나타의 연비가 또 논란이다. 이번엔 타이어를 바꿔 마치 연비가 좋아진 것처럼 과장했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신형 쏘나타(LF)를 출시하면서 차체 무게가 45kg 늘었음에도 연비는 이전 모델 대비 1.7% 향상 됐다고 밝혔다. 기존 쏘나타(11.9km/l)보다는 좋아졌다는 것이다. 

▲ 현대차 YF쏘나타와 LF쏘나타의 연비 비교표

그러나 자세히 보면 꼼수가 숨겨져 있다. 연비 측정에 사용한 타이어 크기가 바뀌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신형 쏘나타의 연비인 12.1km/l는 16인치 휠과 타이어(205/65)를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다. 반면 기존 쏘나타(YF)의 연비(11.9km/l)는 이보다 넓은 17인치(215/55)를 기준으로 했다. 연비는 휠을 1인치만 줄여도 약 2% 정도 좋아지기 때문에 이번 연비 개선은 타이어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형 쏘나타에 이전과 같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면 연비가 기존보다 낮아질 가능성마저 있다. 18인치 타이어를 끼운 LF쏘나타의 연비는 11.6km/l로 16인치와 0.5km/l 차이가 난다. 단순한 계산으로 17인치 타이어를 끼웠을 경우 그 절반인 0.25km/l 차이가 날 수 있다. 즉, 이전 연비인 11.9km/l보다 조금 낮은 11.85km/l로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 현대차 LF쏘나타

이전에는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차종 한대로 연비 승인을 받으면 유사 차종은 동일한 연비로 표기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반면 2012년 이후 산업부 고시는 연비 과장을 막고 실제 연비에 근접하게 한다며 트림별로 연비를 구분 측정해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 트림 중 어떤 트림의 연비를 표기해야 하는지는 정해놓지 않았다. 그러니 트림 중 가장 연비가 좋은 16인치를 측정하고 표시 연비라고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차가 출시 된 후 1년쯤 지나서 일부 차종을 골라서 하는 '사후관리' 때는 판매량이 가장 많은 트림이 선정된다. 지금 쏘나타가 16인치로 승인을 받았더라도 사후관리를 할 때는 가장 많이 팔리는 17인치로 검증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사후 관리때 오차 범위는 5%로 승인(3%) 시점보다 좀 여유가 있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LF쏘나타의 16인치와 18인치만 신고하고 17인치는 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타이어를 장착하고 연비를 측정할지는 제조사 재량에 따른 것으로 정부가 강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국산 중형 세단 제원 비교표

그러나 현대차가 17인치 모델의 연비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의 경우 17인치 타이어가 가장 많이 팔리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홍보실은 "측정 결과 16인치와 17인치의 연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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