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F 쏘나타 연비, "숨은 17인치의 비밀"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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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28 11:43
[기자수첩] LF 쏘나타 연비, "숨은 17인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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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현대차는 연비에까지 꼼수를 부려야 했을까. 안타까움이 앞선다. 

지난 4일 현대차는 LF쏘나타의 연비를 공개했다. 관련 장비를 붙이고 엔진을 튜닝해 이전 연비(11.9km/l)에 비해 조금 오른 12.6km/l라고 했다. 그러나 산업부 검증 결과 이는 틀렸고, 이보다 조금 떨어진 12.1km/l로 고쳐졌다. 현대차는 '비록 숫자는 줄었지만 무게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비를 조금이나마 향상 시킨게 대단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런지 살펴보자. 이전 쏘나타의 연비는 17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옵션을 연비 측정 기준으로 삼아야 해서다.

이번에는 어떤 영문인지 주력인 17인치 연비 대신 슬며시 16인치 연비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16인치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 기본 모델에만 16인치가 들어가는데 여기 40만원만 더하면 17인치를 끼워줄 뿐 아니라 LED 테일램프와 사이드미러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현대차가 16인치와 18인치 연비만 제출해 17인치는 검증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 홍보실은 "16인치와 17인치의 연비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에 따른 연비 차이는 16인치 타이어와 18인치의 차이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18인치(11.6km/l)는 16인치와  0.5km/l(0.43%) 차이다. 17인치 타이어의 측정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절반인 0.25km/l 정도로 추정 해볼 수 있다.18인치 타이어는 허용오차를 넘으니 표기할 수 밖에 없지만 17인치 타이어는  3% 이내로 허용 오차 안에 있으니 굳이 표기할 필요가 없다는게 현대차 주장이다.

그러나 이를 가정할 경우 신형 쏘나타의 17인치 연비는 이전 모델(11.9km/l)에 비해 오히려 낮은 11.85km/l가 된다. 연비가 퇴보한 셈이다.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국토부와 산업부의 사후관리에선 어떻게 될까. 국토부 관계자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17인치 타이어가 끼워진 모델이 검증된다"면서도 "이 경우도 오차 범위 안에 있으므로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연비가 기존과 다름 없거나 오히려 조금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허용오차'라는 법적 면죄부 안에서 거의 판매되지 않는 타이어를 기준 삼아 연비가 이전보다 향상 됐다고 홍보를 하는 중이다. 

17인치 타이어를 끼운 LF 쏘나타의 정확한 연비는 현대차가 제출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정부의 검증 의지가 없다면 영원히 베일에 싸여 감춰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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