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M550d xDrive…디젤 슈퍼 스포츠세단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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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25 16:01
[시승기] BMW M550d xDrive…디젤 슈퍼 스포츠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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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550d xDrive의 첫느낌이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스포츠세단이라기는 차체가 너무 큰 느낌이고, 서스펜션도 부드러웠다. M5에 비해 전혀 부족할 것이 없다는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의 평가와 535d에서 느꼈던 폭발력 그 이상을 기대했기 때문에 처음엔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이었다. 차량 통행이 많은 월요일 아침 출근길이라 이 차를 마치 520d처럼 운전한 탓이 가장 클 것이다.

 

고성능 모델이 맞나 생각은 잠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뒤통수 세게 얻어 맞은 기분이 들었다. V8 가솔린 엔진의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엔진음이 흥분을 고조시키고 차가 들썩일 정도로 과격한 변속충격도 전달됐다. 속도는 지칠 줄 모르고 쉼없이 올라갔다.

이 차의 본성은 엔진회전수가 2500rpm을 넘어선 순간부터 드러난다.

◆ 디젤 엔진에 어떻게 M이 붙었나

M550d xDrive는 BMW의 고성능 디비전 M이 이름에 붙지만 전통적인 M은 아니다. 1시리즈의 고성능 모델인 M135i와 M550d xDrive, X5 M50d xDrive, X6 M50d xDrive 등 총 4차종은 M 퍼포먼스로 분류된다. 정통 M은 아니지만 M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이다. 특히 디젤 엔진이 장착된 M 퍼포먼스 모델은 지난해 첫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이 장착됐는데 작은 터빈 두개와 큰 터빈 한개가 탑재됐다. BMW는 이를 트리플 터보 혹은 트라이 터보라 부른다. 처음엔 작은 터빈 한개만 작동하다 1500rpm이 넘어서면 큰 터빈이 돌면서 높은 토크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계기바늘이 2500rpm을 지나면 남아있던 마지막 터빈까지 활용돼 75.7kg·m의 감당하기 힘든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BMW는 강력한 최대토크 때문에 이 엔진이 장착된 차에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사실 놀라운 건 최고출력이다.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니 최대토크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최고출력이 381마력이 되는 것은 가히 혁명적이다. 일반적인 디젤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이 큰 폭을 높아지니 높은 엔진회전수에서도 꾸준하게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최고속도로 향해 가는 과정이 빠르게 전개된다.

 

BMW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하다. M5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4초에 도달하니 M550d xDrive에 M 엠블럼이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 편안함과 강력함을 모두 갖춰…”M5 부럽지 않다”

M550d xDrive는 수많은 5시리즈의 디젤 라인업 중에서 주행 모드 변경에 따른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스포트나 스포트+에선 정숙함이나 안락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출발과 동시에 목이 젖혀지고 시트에 밀착된다. 변속이 될 때마다 온몸에 짜릿한 변속충격이 전달된다. 이 얼마나 BMW다운 모습인가 감탄할 새도 없이 속도계의 숫자는 세자리가 됐고 그 첫번째 숫자가 변하려고 하는 순간까지 이르렀다. 그 상황에서도 변속할 여지가 남았고 힘도 충분했다.

 

정통 M이 시종일관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며 달리는 차라면 M 퍼포먼스는 상황에 맞춰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수 있다. 시트를 바짝 당겨 앉아 전투적인 주행을 할 수도 있고 느긋하게 고속 크루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전체적인 활용성에서는 M550d xDrive가 M5 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컴포트 모드보다 확연하게 단단해진 서스펜션과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인해 기존 5시리즈완 격이 다른 핸들링을 경험할 수 있다. 코너에서 차체가 돈다기 보단 꺾이는 느낌이다.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Integral Active Steering)은 이색적이다. 저속에서는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반대방향으로 뒷바퀴나 약간 꺾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꺾인다. 그래서 와인딩을 할 땐 앞머리가 더 깊숙하게 코너로 파고 들며 고속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일단 앞머리가 돌면 그 다음부턴 사륜구동 시스템이 뒷바퀴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는다. 약간의 오버스티어도 발생하지만 차근차근 구동력을 조율한다. 5m에 가까운 차체가 도로에 바짝 붙어 코너를 부드럽고 빠르게 빠져나간다.

차체 밸런스가 우수하고 사륜구동 시스템의 보조 때문에 급격한 코너에서도 자신감이 생긴다. 와인딩에서 만난 M550d xDrive는 활력 넘치는 한마리 활어처럼 탄력적이었다. 토크가 높은 특성상 재가속이 원활해 서킷에서도 충분히 M5를 따라갈 수 있을만한 하다.

◆ 실내에 세밀함이 더해졌다

BMW 5시리즈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내실을 더욱 다졌다. 외관이나 실내 디자인의 큰 틀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세심한 부분은 무척이나 바뀌었다.

 

M550d xDrive를 살펴보면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고 헤드램프 내부의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꾸몄다. 일반 5시리즈완 차별화된 범퍼 디자인과 검은색 키드니 그릴은 고성능 차임을 단번에 강조하고 있다. 20인치 알로이휠은 시선을 사로 잡지만 특색 없는 브레이크 캘리퍼에선 맥이 조금 빠진다.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리어 스포일러와 깔끔하게 범퍼 속에 파묻힌 듀얼 머플러도 이 차의 성격을 어느 정돈 대변한다.

 

사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실내의 계기반과 대형 디스플레이의 세밀함이다. 계기반은 7시리즈처럼 대형 TFT LCD가 적용됐다. 주행모드 변경에 따라 배경색이나 디자인이 바뀐다. 그 각각의 그래픽은 무척이나 섬세하다. 명암이나 채도 구현은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도 이와 마찬가지다. 더 선명해지고 우리가 미치 신경쓰지 않을 곳곳의 디자인 마저도 전부 바뀌었다.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아이드라이브도 약간의 변화를 거쳤다. 조그셔틀의 면적이 넓어진 대신 그 윗부분을 터치패드로 사용할 수 있다. 터치패드 기능이 추가돼 글자를 쓰거나 사진을 확대할 수 있어 편의성은 더욱 높아졌다. BMW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국내선 아직 지원되지 않아 아쉽다.

 

◆ M5와 비교하지마?

M550d xDrive는 M5와 비교당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지녔다. 강렬함이나 폭발력은 분명 M5가 우위다.하지만 M550d xDrive는 M5와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편안함이나 정숙성, 연료효율성 등 M5에서 절대 기대하기 힘든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M550d xDrive가 M5의 하위 차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단지 성격이 조금 다를 뿐이다. 위·아래의 개념이 아닌 스포츠카와 GT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쉽겠다.

 

BMW M550d xDrive의 판매가격은 1억2990만원이다. 참고로 페이스리프트된 M5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2013년형 M5의 판매가격은 1억3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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