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칼럼] 테슬라를 향해 달려오는 또 다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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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8 09:27
[이완 칼럼] 테슬라를 향해 달려오는 또 다른 위기
  • 독일 프랑크프루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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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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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이었죠. 서울에서 환경부가 주최한 'EV 트렌드 코리아 2018'이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일종의 전기차 엑스포라 할 수 있는데요. 4일 동안 4만 명이 넘는 관객이 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행사에 자동차를 잘 아는 지인이 다녀왔는데 그가 제게 들려준 소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 일론 머스크 / 사진=테슬라

재규어코리아가 전시한 i-페이스가 궁금했다는 그는 전시된 모델을 꼼꼼히 둘러본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테슬라 걱정되겠네'였다고 합니다. i-페이스의 만듦새와 테슬라 모델과의 품질 차이가 느껴졌기 때문이죠. i-페이스가 특별히 더 뛰어났다는 게 아닙니다. 테슬라 품질이 실망스러웠다는 얘기입니다.

# 계속되는 테슬라 품질 문제

흔히 단차라고 말하죠? 차가 조립될 때 연결 부위 간격이 잘 안 맞아 틈이 생기거나 면과 면의 높낮이가 다른 경우에 주로 이 표현을 씁니다. 테슬라 모델들은 출고 직후 이러한 단차 논란이 계속 있었습니다. 1억이 넘는 자동차 품질치고는 문제가 너무 많다는 얘기들이 꾸준히 돌았습니다.

▲ 조립 라인 / 사진=테슬라

사실 어떤 제조사도 단차 문제에서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테슬라만 단차 얘기를 하며 비판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차를 구입한 국내외 오너들이 올린 여러 영상을 보면 테슬라 단차 문제는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겪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를 분석한 한 업계 품질 전문가는 생각보다 많은 품질 문제를 안고 있어 놀랐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조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차 보조 시스템이 정확히 작동을 안 하거나 디스플레이 에러가 나는 등, 크고 작은 오류들이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로봇 자동화 때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

그렇다면 이런 품질 논란은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밝힌 것처럼 지나친 공장 자동화에 따른 결과물일까요?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공장 자동화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제조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업계 전문가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조립이 잘못되었다고 하거나 단차가 생겼다면 조립 라인의 실수로만 생각하기 쉽죠. 사람이 조립을 잘못해서, 기계가 잘못해서 실수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콘셉트카 EQ / 사진=다임러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디자인된 자동차가 실제 만들어져 조립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설계대로 조립이 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예를 들어 맞물리게 될 볼트와 너트의 위치가 혹시 엇나가지는 않는지, 또 차체와 차체의 연결 부위가 정확하지 맞닿게 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죠.

만약 문제가 있다면 생산 관리 과정에서 잘못을 찾아 제거한 후 라인에서 조립하게 됩니다. 이게 일반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갖고 있는 제작 과정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 부분이 구조적으로 생략되었거나 치밀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합니다.

그만큼 조립 품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는 소재가 좀 덜 고급스럽더라도, 또 부분적으로 단차 문제가 있더라도 전기차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일정 부분 용인했다면, 앞으로는 논란이 되고 있는 품질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강한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 독일 전기차들 등장이 가장 큰 위협이 될 것

그렇다면 테슬라의 경쟁자는 누가 될 수 있을까요? 품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지인과 의견이 일치된 지점은 독일산 전기차였습니다. 100년 넘게 자동차를 만들어 온 노하우를 통해 나오게 될 독일 전기차들이 테슬라에 가장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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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3 / 시잔=테슬라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지난주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향해 독일 전기 자동차가 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테슬라에게 가장 큰 고민, 도전은 독일로부터 온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토네이션이라는 자동차 딜러사 회장 마이크 잭슨이 한 "내가 본 차량 (독일 전기차)은 테슬라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죠.풍부한 자본, 최고의 설비, 고급 인력과 자동차 생산 노하우 등, 독일 경쟁자들은 어느 하나 테슬라에 비해 부족한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내부 문제가 아닌 이런 외부의 추격자들과의 경쟁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테슬라는 그걸 신경 쓸 여력조차 없어 보입니다.

혹 모델 3가 계획대로 양산이 돼 지금의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이런 품질로 독일산 전기차들과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한창 테슬라 위기설이 쏟아지던 지난 3월 독일 한 매체는 테슬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했죠. 응답자의 60%에 가까운 독일인들이 테슬라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여론에 취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대로는 테슬라에게 희망이 안 보입니다. 변화하고, 개선하고, 또 개혁해 나가야 합니다. 과연 테슬라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품질 논란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마냥 낙관하기에는 테슬라를 둘러싼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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