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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오프로드의 역사…”랠리카에서 카이엔까지”
슈투트가르트=김상영 기자  |  s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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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3  15: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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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박물관은 벌써 네번째다. 그럼에도 매번 박물관 최초로 전시되는 차를 만나게 된다. 일년에 두어번은 새로운 테마로 박물관을 새단장하기 때문이다. 이번 스페셜 전시의 주인공은 3세대 신형 카이엔이었고, 카이엔을 통해 포르쉐의 오프로드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포르쉐 광장’으로 불리는 포르쉐 박물관 앞 교차로에는 하늘로 솟구치는 911 조형물이 세워졌다. ‘인스피레이션 911(Inspiration 911)’ 때문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낡은 공장 건물을 마주보고 있는 박물관의 초현대식 디자인과 잘 어우러졌다.

박물관 건물의 규모에 비해 전시공간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사실 박물관 건물 속에는 숨겨진 공간이 많고,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유물도 많다. 박물관 1층에서 볼 수 있는 ‘워크숍’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오래된 포르쉐가 정비를 받는 곳이다.

 

포르쉐는 역사 보존을 위해 전세계에서 클래식 포르쉐를 사들이고 있다. 상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존재가 중요하다. 워크숍에는 빈사 상태의 클래식 911이 리스토어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한 부품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클래식 911을 포르쉐는 10억원을 들여 구입했다고 한다.

1층에서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본격적으로 포르쉐 박물관 관람이 시작된다. 전시차, 전시차의 위치, 테마 등은 자주 바뀌는데, 페르디난트 포르쉐(Ferdinand Porsche) 박사와 관련된 부분은 바뀌지 않는다.

 

가장 먼저 포르쉐 박사가 1898년 만든 세계 최초의 전기차 ‘Egger-Lohner electric vehicle, C.2 Phaeton(포르쉐 P1)’가 반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믹스테(Mixte)’의 바퀴가 전시됐다. 이 바퀴 하나만으로도 포르쉐가 어떤 브랜드인지 충분히 설명된다.

포르쉐 박사는 어려서부터 전기기술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고, 이를 자동차 설계에 접목시키는 것을 즐겼다. 믹스테는 각각의 바퀴를 제어하는 독립된 전기모터가 탑재된 사륜구동차다. 가솔린 엔진은 발전기로 사용됐고,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이용해 바퀴를 굴렸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해나 구조, ‘인 휠 모터’를 사용한 사륜구동에 대한 발상은 오늘날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포르쉐 박사의 천재성은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더욱 빛을 보기 시작했고, 그의 다양한 시도와 연구는 자연스럽게 ‘빠른 차’로 이어졌다. 박물관 초입에서는 포르쉐 박사가 오스트로-다임러 시절 제작한 ‘샤샤(Sascha)’, ‘폭스바겐(Volkswagen)’으로 불리던 ‘KDF(Kraft durch Freude)’, 포르쉐 브랜드의 첫번째 모델 ‘356’, 불멸의 로드스터 ‘550’, 1960년대 각종 모터스포츠를 휩쓸었던 ‘718’ 등을 통해 초기 포르쉐의 발전 과정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평소엔 구석저리에 전시되던 ‘597 야그트바겐(597 Jagdwagen)’이 특별 전시를 위해 매끈한 911에 사이에 놓였다. 포르쉐는 모터스포츠에 근간을 두고, 스포츠카를 만드는 브랜드지만, 꼭 빠른 차만 만든 것은 아니다. 포르쉐는 1955년부터 1958년까지 독일 육군에 납품하기 위해 ‘짚차’를 만들기도 했고, 트랙터를 생산하기도 했다.

 

수많은 레이스카와 다양한 911이 박물관에 전시됐지만, ‘로스만스 리버리’를 입은 ‘959 랠리카’ 만큼 생동감을 전해주는 모델은 없었다. 포르쉐는 1970년대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집중했고, ‘917’, ‘935’, ’936’ 등으로 다섯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새로운 도전에 목말랐던 포르쉐는 무제한 튜닝이 가능한 극한의 레이스 WRC ‘그룹B’가 새로운 기술의 경연장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광기 어린 그룹B는 계속된 인명사고로 결국 폐지되고 말았다. 포르쉐는 어쩔 수 없이 959 랠리카를 파리-다카르 랠리에 출전시켰고, 1위와 2위, 그리고 6위를 차지하며 그룹B에 대한 한을 풀었다.

 

그리고 1987년, 포르쉐는 호몰로게이션을 위해 959 랠리카의 양산모델을 출시했다. 양산모델에는 다판 클러치 센터 디퍼렌셜이 탑재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주행모드에 따라 구동력이 달라지는, 당시로는 혁신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이었다. 또 스포츠카지만, 마치 강력한 오프로더들처럼 앞, 뒤의 디퍼렌셜을 잠글 수 있기도 했다. 959 이후 포르쉐는 911에도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959 랠리카 옆에는 이번 특별 전시의 주인공인 3세대 신형 카이엔이 서 있었다. 박물관에는 신형뿐만 아니라, 1세대, 2세대, 그리고 위장막을 쓴 프로토타입까지 전부 전시됐다. 이들을 한자리에서 보니 신형 3세대 카이엔의 변화를 더 실감할 수 있었다.

신형 카이엔은 훨씬 더 날렵해졌다. 그리고 911 특유의 디자인 요소가 더 명확하게 반영됐다. 실루엣을 과감하게 깎았고, 세부적인 디자인은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다듬어졌다. 911 카레라4를 연상시키면서, 신형 파나메라와 패밀리룩을 이루고 있는 테일램프 디자인은 압권이었다.

 

기술적인 부분도 대대적인 발전을 이뤘다. 새로운 알루미늄 바디, 업그레이된 엔진, 3챔버 에어 서스펜션, 48V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텅스텐 카바이드(Tungsten-carbide) 코팅의 주철 브레이크 디스크 등 많은 부분이 새롭게 제작됐다.

신형 파나메라에 탑재된 8단 PDK 변속기가 탑재되지 않은 것은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해서다. 대신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의 기어비와 토크 밴드를 개선했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여전히 할덱스에서 공급받고 있다. 알고보면 카이엔은 폭스바겐그룹을 통들어서 가장 오프로드를 잘 달리는 차 중 하나다.

 

박물관의 가장 꼭대기, 그러니깐 가장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모델은 918 스파이더다. 918 스파이더는 등장하자마자 이 자리를 꿰찼다. 그만큼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담고 있는 모델이다. 물론, 앞으로의 포르쉐 사륜구동 시스템도 엿볼 수 있다. P1, 믹스테가 그랬듯 918 스파이더는 전기모터가 바퀴를 굴려 사륜구동을 완성했다. 그리고 포르쉐가 곧 내놓을 전기차 '미션 E'도 과거 포르쉐 박사가 구상한 것과 같은 사륜구동 전기차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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