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⑧-소형SUV] 티볼리에 밀린 투싼·스포티지의 비애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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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10 15:56
[상반기 결산⑧-소형SUV] 티볼리에 밀린 투싼·스포티지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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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태어나면서 뒷전으로 밀린 셋째를 보는 듯하다. 작년에 누렸던 신차 효과가 사라지자 급격히 떨어졌다. 사실, 셋째는 무척 억울하다. 작은 차체에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양이 좋은 것도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동생이 독차지한다. 한창 잘 나가던 막내 시절이 그리울 듯하다.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산 소형 SUV 판매량은 4만7245대로, 전년(6만4269대) 대비 26.5% 감소했다. 모델별로는 투싼이 3만1741대에서 2만1700대로 31.6% 줄었으며, 스포티지는 2만7744대에서 2만923대로 24.6% 하락했다. 코란도C는 4622대로 작년과 비슷했지만, 판매량 자체는 매우 적었다.

작년만 해도 소형 SUV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뚝심 있게 잘 지켜냈다. 이상할 정도로 인기를 모은 티볼리 등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투싼과 스포티지 등 소형 SUV 시장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SUV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이런 마이너스 요소가 상쇄된 듯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투싼과 스포티지가 각각 월 3000~4500대 수준에서 박스권을 그리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지만, 전체적인 실적은 전년에 비해 30%가량 하락했다. 이는 대부분 티볼리급 초소형 SUV의 인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 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엔트리 SUV의 위치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티볼리급 SUV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들보다 한 단계 윗급인 투싼과 스포티지가 워낙 잘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1.7 디젤 모델의 경우, 상품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충분히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랙스·QM3·티볼리의 경우 풀옵션을 추가할 경우 가격이 300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한 듯하다. 

이런 와중에 쌍용차는 뜬금없이 새로운 코란도C를 내놨다. 남들이 보기에는 겉모습만 조금 바뀐 페이스리프트 모델인데, 쌍용차는 '이전 모델과 세대가 바뀐 5세대 모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이해가 안됐던 것은 "세대가 바뀌었지만 신차는 아니고, 신차급 변화가 있는 모델"이라는 설명이었다. 

사실, 이미 코란도C는 2015년 7월, 유로6 모델 도입 이후 월 1500~1600대 수준에서 700~800대로 줄어든 상황이었다. 당연히 쌍용차 입장에서는 반등을 노릴 변화가 필요했고, 고심 끝에 디자인을 개선한 신차를 내놨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하반기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는 별다른 이슈 없이 최근의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코나와 스토닉의 영향을 받아 상반기보다 조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4분기에는 연간 실적을 위한 각 업체들의 역량 집중으로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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