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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S60·V60 폴스타…”언빌리버블”
김상영 기자  |  s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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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4  14: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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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할 수 있다. 볼보는 조금 지루했다. 간혹 고성능을 표방하는 모델을 만들긴 했지만, 서킷에서 당당히 명함 내밀 수준은 아니었다. BMW가 M을 통해 ‘퍼포먼스’를 쌓는 동안, 볼보는 안전에 집중했으니 300마력이 넘는 T6도 재미 없는게 어쩌면 당연했다. 이건 ‘옳고 그름‘이 아닌, ‘같고 다름’이었다. 

 

그런데 S60 폴스타는 완전히 다른 볼보였다. 볼보의 움직임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코너를 진입하기 전에는 스스로 연거푸 기어를 낮추며, 급격하게 속도를 줄였고, 코너의 정점에서는 다시금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네바퀴는 끊임없이 노면을 긁었고, 앞바퀴는 아주 날카롭게 연석을 스쳐지났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S60 폴스타는 빨랐고, 재밌었으며, 안정감이 좋았다. 서킷에서 마저 승차감이 좋을 정도로 서스펜션은 탄력적이었다. 댐퍼의 감쇠력을 30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올린즈(Öhlins)의 서스펜션은 폴스타의 격을 한단계 높여줬다. 

 

브렘보(Brembo)의 6피스톤 브레이크 캘리퍼와 직격 371mm의 대형 벤틸레이티드 플로팅 디스크는 끈질지게 폴스타를 몰아세웠다. 20여명의 운전자가 번갈아가며 S60 폴스타를 한계 상황으로 내몰았지만,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은 지치지 않았다.

볼보에게서 걸걸한 배기음을 듣게 될 줄도 몰랐다. 수개월 전, 똑같은 장소에서 탔었던 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가 떠올랐다. 그만큼 S60 폴스타의 배기음은 매력적이었고 잘 다듬어져 있었다. 다운시프팅과 함께 폭발하는 사운드도 인상적이었고, 레드존에 가까워질수록 사납게 고막을 긁는 엔진 소리도 예사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폴스타가 내는 소리는 인위적이지 않았다.

 

볼보에서 처음 보는 가변 배기 시스템 덕분에 스포츠+ 모드에서는 소리가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러고보니 스포츠+ 모드도 볼보에서는 처음 접하는 것 같았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는 것은 굉장히 비밀스러웠다. 설명서를 보지 않는다면, 폐차할 때까지 스포츠+가 있는지도 모를 수 있다. 먼저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은 상태에서 기어노브를 수동모드로 옮기고 ‘+’쪽으로 한번 이동시킨다. 그다음 왼쪽 패들시프트의 ‘-‘를 두번 누르면, 스포츠+ 모드가 된다. 전자장비의 간섭이 최소화되는 만큼 신중하게 쓰라는 의미같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S60 폴스타의 최고출력을 아낌없이 쓸 수 있었다. 폴스타는 2.0리터 엔진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힘으로 가속했다. 인제스피디움의 직선 구간이 매우 짧게 느껴질 정도로 순식간에 첫코너에 진입했다. 곧바로 이어진 경사로에서도 힘을 잃지 않았다.

 

초기 S60 폴스타에는 6기통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는데,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채용하면서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변경됐다. 볼보는 성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터보 차저와 슈퍼차저를 동시에 적용했다. T6의 엔진과 같은 구조지만, 커넥팅 로드의 길이를 단축시켜 압축비를 감소시켰고, 캠샤프트, 연료펌프, 에어필터 등 여러 부품을 고출력에 맞게 업그레이드 했다. 

 

최고출력은 367마력, 최대토크는 47.9kg.m에 달한다. 리터당 180마력 이상의 힘을 내뿜고 있는 셈이다. 이런 극단적인 다운사이징은 이미 메르세데스-벤츠가 A45 AMG를 통해 선보인바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누구나 이런 폴스타의 퍼포먼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티어링휠과 바퀴의 조향, 페달과 차의 감속과 가속 등의 일체감은 독일의 고성능 모델만큼이나 좋았다.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는 뛰어난 그립을 자랑했고,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토크 벡터링은 부족한 운전실력을 보완했다.

 

움켜잡은 스티어링휠은 ‘누벅(Nubuc)’ 처리한 가죽이 사용돼, 땀 맺힌 손이 미끄러지지 않았다. 파란색실은 아주 굵었고, 꼼꼼하게 바느질됐다. 푸른 점선은 시트와 기어노브, 도어 트림, 암레스트 등에도 수놓였다. 이 푸른빛은 마치 스웨덴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Aurora)처럼 신비한 기운을 발산했다. 

스포츠 시트는 옆구리를 꽉 잡았다. 누벅 처리된 가죽은 포근한 느낌도 들지만, 일단 옷과 접촉하게 되면 착 달라붙었다. 마치 시트가 몸의 일부가 된 것 같았다. 시트포지션이 일반 V60과 다르지 않은 점은 아쉬웠지만, 형태나 기능은 만족스러웠다. 

 

고성능임을 강조할 수 있는 몇가지 외관 디자인도 더해졌다. 차량 하부로 유입되는 공기량을 감소시키는 스플리터가 장착됐고, 크고 넓은 리어 스포일러도 적용됐다. 또 차량 하부로 유입된 공기가 보다 쉽게 흘러나가도록 리어 디퓨저가 설계됐다. 개인적으로 볼보에게서는 처음 보는 가변배기 시스템도 탑재됐다. 20인치 폴스타 전용 휠은 강렬하다 못해 무기처럼 생겼다. 스포크 디자인이 무시무시했고, 달릴때도 그 입체감이 느껴졌다.

# 볼보가 변했다

자동차 안전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볼보의 ‘안전’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볼보만큼 안전하면서도, 빠르고 재밌는 차를 쏟아냈다.

볼보는 위기 의식을 느꼈지만, 포드 밑에서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중국 지리자동차에게 인수된 후 고성능 모델이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지리자동차의 투자도 주요했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볼보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폴스타(Polestar)’가 큰 힘이 됐다.

 

폴스타는 볼보의 오랜 모터스포츠 파트너다. 볼보를 이용해 ‘스칸디바이안 투어링카 챔피언십(STCC)’, ‘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WTCC)’ 등에서 활약했다. 볼보와 폴스타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그동안 몇차례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볼보는 아예 폴스타를 인수했고, 폴스타는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언제나 제자리에서 밟게 빛나는 북극성처럼 볼보에게 ‘고성능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들의 첫 작품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폴스타는 믿기 힘들 정도로 볼보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볼보는 V40부터 XC90까지 폭넓게 폴스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생산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볼보의 고루한 이미지를 바꿔 놓을 수 있는 파급력은 상상 이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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