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차급별 연비를 조사한 결과 동급에서도 차종에 따라 유류비가 최대 50만원이나 차이났다(연간 1만5000km 주행 기준).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국산차 중 연비가 가장 우수한 모델은 르노삼성 QM3로, 리터당 18.5km/l를 달렸다. 이는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연비 순위에서도 10번째로 우수한 것으로, 국산 수동변속 모델 중에서도 QM3보다 연비가 우수한 차는 엑센트 1.6 디젤(19.2km/l)과 프라이드 1.6 디젤(19.0km/l) 뿐이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은 QM3를 수입차로 분류해 국산차와 따로 구분한 상태다.  

QM3를 제외하면 현대차 엑센트 1.6 디젤이 리터당 16.5km/l로 가장 우수했다(하이브리드 제외). 정차시 자동으로 시동을 꺼주는 장치(ISG)를 적용해 이전 모델에 비해 연비를 향상시켰다. 그러나 QM3와 비교하면 12%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UV 중에서는 중형 모델인 싼타페와 쏘렌토R이 소형 모델인 투싼ix와 스포티지R보다 연비가 우수했다. 르노삼성차가 준중형과 중형에서 현대·기아차를 누르고 가장 우수한 연비를 기록한 것도 인상적이다. 

배기량이 같더라도 엔진 방식과 무게, 변속기, 공기저항 등에 따라 연비가 다르게 나타났다. 디젤엔진이 가솔린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했고, 가솔린 중에서도 직분사가 일반 엔진에 비해 유리했다. 변속기는 CVT 변속기가 일반 자동변속기에 비해 훨씬 나은 연비를 보여줬다. 복합 연비가 같더라도 도심과 고속 연비가 다를 수 있으니 일반적으로 주행하는 상황에 맞게 차를 선택하는게 중요하다. 

다만 이 중 우세한 차종도 동급 수입차에 비해선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중 연비가 가장 좋다는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기아 K5 하이브리드를 봐도 수입차와 합쳐서 보면 40위권에 겨우 이름을 올린 정도다.

다음은 국산차 차급별 연비와 1년 유류비다.

◆ 경차 1등 '기아차 모닝'…연비 좋은 국민 경차

▲ 기아차 모닝
▲ 국산 경차 연비와 1년 유류비

경차에서는 기아차 모닝의 연비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닝의 연비는 도심 14.3km/l와 고속 16.6km/l 등 복합 15.2km/l를 기록했다. 한국GM 스파크는 14.8km/l로 모닝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고속 연비는 모닝보다 더 뛰어났다. 기아차 레이는 무거운 차체, 네모난 모양으로 인한 공기저항 때문인지 13.5km/l의 다소 낮은 연비를 기록했다. 레이와 모닝의 1년 유류비 차이는 23만4059원이다.

◆ 소형·준중형 1등 '르노삼성 SM3'…CVT로 연비 껑충

▲ 르노삼성 SM3
▲ 국산 준중형차 연비와 1년 유류비

현대기아차가 올해 K3와 아반떼에 디젤 모델을 추가하며 국산 준중형 디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아직 차종이 많지 않고 파워트레인도 단순한 편이지만, 인기 높은 소형 디젤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업체도 다양한 디젤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VT를 장착해 연료 효율을 높인 르노삼성 SM3가 15.0km/l(도심 13.2km/l, 고속 17.9km/l)로 준중형 가솔린 모델 중 가장 우수한 연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ISG를 장착한 현대기아차 K3, 프라이드, 아반떼 등이 14.0~14.5km/l를 기록했다. 한국GM 아베오의 경우 복합 14.2km/l로 다소 떨어졌지만, 고속 연비는 17.2km/l로 SM3에 이어 가장 우수했다. 한국GM 크루즈는 동급 모델에 비해 차체가 무겁고 배기량이 높은 탓인지 12.4km/l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SM3와 크루즈의 1년 유류비는 39만4923원 차이난다.

◆ 디젤 소형·준중형 1등 '현대차 엑센트'…가벼운 차체와 ISG로 연비 '업!'

▲ 현대차 엑센트
▲ 국산 준중형 디젤차 연비와 1년 유류비

준중형 디젤 모델에서는 현대차 엑센트가 도심 14.3km/l와 고속 20.4km/l 등 복합 16.5km/l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3 디젤, 아반떼 디젤, i30 디젤 등과 같은 엔진을 쓰지만, 차체 무게가 200kg가량 가벼워 더 우수한 연비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K3, 아반떼, i30은 복합 16.2km/l로 같았지만 고속에서는 i30이, 도심에서는 아반떼가 조금 더 우수했다. 박스카 디자인의 기아차 쏘울은 14.1km/l, 배기량이 높은 한국GM 크루즈는 13.8km/l로 뒤를 이었다. 엑센트와 크루즈의 유류비 차이는 30만2774원이다.

◆ 중형차 1등 '르노삼성 SM5 TCE'…다운사이징이란 이런 것

▲ 르노삼성 SM5 TCE
▲ 국산 중형차 연비와 1년 유류비

중형차에서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다운사이징에 성공한 르노삼성 SM5 TCE가 1위를 차지했다. SM5 TCE의 연비는 도심 11.3, 고속 15.7 등 복합 13.0km/l다. 다음으로는 현대차 쏘나타(12.1km/l), 기아차 K5(12.0km/l), 현대차 i40·한국GM 말리부(11.6km/l)로 나타났다. SM5 TCE의 1년 유류비는 i40·말리부보다 26만288원 저렴하다. 

◆ 준대형차 1등 '현대차 그랜저·기아차 K7'…체어맨H보다 유류비 50만원 절약

▲ 현대차 그랜저
▲ 국산 준대형차 연비와 1년 유류비

준대형에서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이 10.0km/l로 가장 우수했다. 이 두 차종은 도심과 고속 연비도 같다. 르노삼성 SM7은 한국GM 알페온보다 배기량이 0.5리터가량 높은데도 복합 연비는 같았다(9.4km/l). 쌍용차 체어맨H는 8.5km/l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랜저·K7와 체어맨H의 1년 유리비 차이는 49만8568원이다.

◆ 대형차 1등 '기아차 K9'…신형 제네시스 덕택에 1등?

▲ 기아차 K9
▲ 국산 대형차 연비와 1년 유류비

기존 대형차 연비는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K9이 9.3km/l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의 연비가 다소 하락해 0.3km/l 차이가 벌어졌다. 다음으로는 현대차 에쿠스(8.9km/l)와 쌍용차 체어맨W(8.0km/l) 순으로 나타났다. K9과 체어맨W의 1년 유류비는 49만3654원 차이난다.

◆ SUV 1등 '르노삼성 QM3'…낮은 배기량, CVT, 가벼운 차체의 '삼박자' 

▲ 르노삼성 QM3

SUV에서는 르노삼성 QM3가 도심 17.0km/l와 고속 20.6km/l 등 복합 18.5km/l로 1위에 올랐다. 낮은 배기량과 CVT, 가벼운 차체 등이 연비를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R은 14.4km/l(도심 12.9km/l, 고속 16.7km/l)로 2위에 올랐는데, 소형 모델인 스포티지R과 투싼ix(13.8km/l)보다 차체가 더 크고 무거운데도 연비는 더 우수했다. 스포티지R과 투싼ix는 복합 연비가 같지만 고속에서는 투싼ix가, 도심에서는 스포티지R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르노삼성 QM5(13.2km/l), 쌍용차 코란도C(12.8km/l)가 차지했다. 한국GM 캡티바는 12.7km/l로 하위권을 기록했는데, 1위인 QM3보다 1년 유류비가 63만332원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산 SUV 연비와 1년 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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