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쉐보레 트랙스 페이스리프트, "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지!"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10.19 14:03
[영상] 쉐보레 트랙스 페이스리프트, "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소형 SUV의 원조인 쉐보레 트랙스가 약 3년 8개월 만에 페이스리프트됐다. 그동안 지적받았던 디자인 및 사양을 대폭 개선했고, 엔트리 모델의 가격을 100만원 이상 낮추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한국GM은 17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트랙스 페이스리프트를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출시는 다음달부터다. 

2013년 2월, 야심차게 초소형 SUV 시대의 문을 연 트랙스는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당시는 지금처럼 초소형 SUV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 작은 차가 왜 이렇게 비싸냐, 실내는 왜 이렇게 저렴해 보이냐, 연비 좋은 디젤 모델은 왜 없냐는 등의 이유에서다. 

덕분에 후발주자로 나온 르노삼성 QM3와 쌍용차 티볼리는 트랙스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QM3는 무려 18.5km/l(출시 당시 기준)의 연비를 자랑하는 디젤 모델을 판매했고, 티볼리는 엔트리 모델의 가격을 1800만원 초반으로 낮춰 진입 장벽을 낮추며 성공한 것이다. 

이후 트랙스도 디젤 모델을 추가하는 등 다시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 노력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이브리드 SUV인 기아차 니로까지 가세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별다른 상품성 개선 없이 판매량을 늘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쉐보레는 트랙스를 대대적으로 바꿨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풀체인지에 가까운 상품성 개선을 통해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낸 것이다.

남성스러웠지만, 다소 둔해보였던 외관은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세련된 모습이 됐다. 특히, 전면부의 변화가 인상적인데, 얼핏 보면 신형 말리부와 카마로 SS를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쉐보레의 새로운 시그니쳐 디자인인 듀얼 포트 그릴이 적용됐는데, 상단 그릴을 날렵하게 바뀐 헤드램프와 이어지게 했다. 하단부도 에어인테이크를 늘리고 크롬으로 포인트를 줬으며, 안개등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헤드램프의 경우 고급 모델에는 프로젝션 헤드램프에 LED 주간주행등을 추가할 수 있다. 

실내의 변화는 더욱 놀랍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신형 말리부와 유사한데,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실용성도 높였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던 모터사이클 계기판도 일반형으로 바꾸었으며,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각종 버튼의 기능과 배치, 소재의 변화 등을 통해 고급감도 향상시켰다.

여기에 스마트 버튼 시동 스마트키, 애플 카플레이와 브링고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쉐보레 마이링크 시스템 등의 편의 사양이 장착됐다. 안전 사양으로는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사각 지대 경고, 후측방 경고 등 다양한 시스템이 적용됐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다. 1.4 가솔린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20.2kg·m로, 경쟁 모델인 티볼리 1.6 가솔린(124마력, 16.0kg·m)보다 꽤 높다. 연비도 12.2km/l로 티볼리(11.4km/l)보다 좋다. 

1.6 디젤 모델 역시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6kg·m로, 티볼리 1.6 디젤(113마력, 30.6kg·m)보다 우수하다. 연비는 14.7km/l로 티볼리와 같다. 

엔트리 모델의 가격은 100만원 이상 낮아졌다. 1.6 가솔린 모델의 경우 1955만원이었던 LS 트림의 가격을 1845만원으로 내렸는데, 이는 티볼리 1.6 가솔린 모델(1811만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1.6 디젤 모델 역시 2195만원이었던 LS 트림을 2085만원으로 낮췄다. 이 역시 티볼리 디젤의 시작 가격인 2060만원과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작 가격을 낮췄지만, 그만큼 옵션 종류도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트랙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QM3와 티볼리 등에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몇몇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이 수십~수백만원 올라가기도 한다. 이는 고급 모델을 살 경우 한 단계 높은 모델인 현대차 투싼이나 기아차 스포티지와 가격대가 겹친다는 것으로, 트랙스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소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트랙스는 2013년에 처음 나왔을 때도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던 모델이었다. 단단한 차체와 우수한 파워트레인에서 나오는 주행 성능은 많은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실내 디자인과 사양 등 눈에 보이는 부분에 대한 부족함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평가절하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트랙스는 약점을 거의 다 없앴을 뿐 아니라 경쟁 모델보다 더 좋은 상품성을 갖추게 됐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야 비로소 QM3와 티볼리, 니로 등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온 듯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