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가 끝난 국내 자동차 업체에 폭염 만큼 뜨거운 '하투(夏鬪, 여름철 노동계의 연대 투쟁)'가 시작됐다.

▲ (사진=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

현대기아차 노동조합은 이번주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7일 12시간 파업에 이어 18일에는 8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도 17일과 18일 양일간 8시간씩 파업을 진행했으며, 오는 19일 12시간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17일 진행된 각 지부별 부분 파업 이후,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주도한 2차 총파업 집회가 전개됐다. 해당 집회에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한국GM과 현대모비스 노조원들도 함께 참석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19일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다시 추진할 계획으로, 이번 집회에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17개 계열사 노조가 참석할 예정이다.

▲ (사진=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

올해 현대차 임금협상과 기아차 임금 및 단체협상의 최대 쟁점은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 여부다. 지난해 협상 테이블에서 미뤄진 안건이 올해로 넘어왔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만 59세에 임금을 동결하고, 60세부터 연봉 10%를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를 낮추거나 임금 삭감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에서 '절대 불가'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확대하고 싶다면, 조합원들 정년을 연장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말 선임된 신임집행부와의 협상에서 간부사원을 대상으로한 임금피크제 부분 확대안(만 59세 10%, 60세 10%)을 통과시킨 바 있다. 때문에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 (사진= 기아차 노조 홈페이지)

임금 협상에서도 노사 양측은 상당한 의견차를 보였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금속노조 공동요구안인 기본금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은 1만4400원(현대차)에 불과하다. 지난해 합의된 8만5000원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협의가 필요하겠다.

이와 별개로 현대차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과 통상임금 확대 등을 요구했다. 기아차 노조는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과 현대차와의 임금 차별 철폐 등을 강조했다. 이것 역시 사측이 제시한 조건(현대차 기준, 성과급 250%+일시금 250만원 지급)과 괴리가 크다.

노사 양측 모두 임금피크제만 합의된다면 임금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해당 사안에 대한 서로 간의 의견차가 상당해 조속한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금속노조가 요구한 계열사 노조 공동교섭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측은 "회사마다 규모와 수익이 다르고, 근로조건 등도 모두 상이한 가운데 공동 교섭은 불가능한 요구"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고, 현대기아차 노조 측도 내부적으로 찬반이 팽팽히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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