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상용차 기술의 산실을 가다...대형차 안전은 이곳에서부터
  • 경기도 화성=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08.04 20:34
현대 상용차 기술의 산실을 가다...대형차 안전은 이곳에서부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20일 최근 대형 상용차의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다.

이날 시승한 3개 차종들. 왼쪽부터 쏠라티, 마이티, 엑시언트 트랙터

대형 상용차의 개발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발전 속도는 누구보다 빠른 편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2020년 상용부문의 판매대수 글로벌 톱5 달성을 위해 지난해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초 연구개발본부내 소속됐던 '상용차개발센터'를 '상용차개발담당'으로 승격시키면서 '상용설계센터'와 '상용개발센터' 등 두 개의 센터를 운영하며 상용차에 대한 설계와 개발을 이원화시켰다. 지난해 6월부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내 상용개발담당 연구인력이 남양연구소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기존 연구소 인프라와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 상용차가 생산하는 차종들

남양연구소에 상용차연구개발 부문이 자리를 잡게 돼 승용차 부문의 기술력과 본격적인 기술융합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본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해져 한층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 남양연구소 '상용장비'동...모든 것이 훨씬 '거대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내구 시험기'는 트럭의 네 바퀴를 각기 다른 축으로 붙잡고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었다. 실도로 및 다양한 노면을 재현해 차량의 내구력을 단기간에 검증할 수 있는 장비라고 했다. 단기간에 약 70~100만km 실도로 주행에 해당하는 내구력을 검증하기 위해 100배 수준의 가혹도를 반영했으며, 이를 통해 연구원들이 직접 운행할 경우 4~5개월이 걸리는 내구시험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 할 수 있다고 한다. 

축당 용량 30톤까지 시험을 할 수 있는 이 장비는 엑시언트와 같은 대형차종의 경우 총 중량 최대 90톤(3축)까지 재현시험이 가능하며, 쏠라티, 유니버스 등의 중형차종에 대해서는 총중량 60톤(2축) 범위 내에서 시험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서 살펴본 환경 시험기는 온도와 습도, 광원 등의 환경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차량을 시험하는 실차 시험기로, 악의적인 환경조건하의 엔진 냉각성능, 극한의 온도에서 시동 가능 시험 및 실차 공조시험 등이 가능한 장비라고 한다. 

온도범위는 영하 40도~영상 60도까지, 습도는 80%까지, 광원강도는 1,200W/㎡, 풍속은 100kph까지 구현이 가능해 중동 사막지역, 시베리아 동토 등 지구상 다양한 환경조건을 재현한 장치다.

혹서지 및 혹한지 환경평가, 수출 지역별 환경평가, 실차 배출가스 평가, 배기정화장치 개발 및 인증이 가능하며, 현대자동차의 상용 전차종 시험을 할 수 있다.

# 연비 동력 시험기..."우리 연비가 수입 트럭보다 좋다"

마지막으로 만난 연비동력 시험기는 연비 및 동력성능 개발을 위한 장비로, 다이나모 및 롤러 위에 차의 바퀴를 올려 엔진출력 시험 및 차량주행저항 분석, 연비 관련 시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샤시다이나모는 최대 출력 1300마력, 최대 속도 150km/h로 주행이 가능하다. 이 장비는 주로 연비에 대한 시험을 하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고 했다.  

설명을 맡았던 이춘근 책임연구원은 “다양한 조건을 재현할 수 있는 상용 장비동의 최첨단 장비를 통해 현대 상용차의 내구성을 극대화하고 높은 품질을 구현해, 고객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현대자동차가 제시한 자료. 볼보 트럭에 비해 연비가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에 따르면 현대차 엑시언트 대형 트럭의 연비가 경쟁 수입 트럭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2월부터 했던 '실차 연비 비교' 결과에서도 볼보 트럭에 비해 차종에 따라 0.5%~8.9%까지 우수했다"고 말했다. 

# 충돌 안전은 어떨까...스스로 추돌을 방지하는 기술

이날 시연에서는 현대차 유니버스를 이용해 능동형 긴급제동장치(AEB)를 시연하는 과정이 있었다. AEB는 충돌이 임박하는 경우 자동으로 긴급 제동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시속 12km/h 이상으로 진행하는 차에 대해선 완전 정지가 되지만 멈춰 서있는 차는 자동차로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추돌한다고 했다. 다만 국제 규정에 따라 속도를 25km 이상 감속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1억7천만원에 달하는 버스에 이 옵션 가격은 불과 180만원 정도인데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착률이 낮다고 한다. 다행히 내년부터 이 장비는 국내 모든 대형차에 의무 장착된다. 안전 장비 개발과 법 규정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