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국내외 자동차 시장 어떻게 될까?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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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20 18:24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국내외 자동차 시장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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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6일 브렉시트를 반대하던 조 콕스 하원의원의 피살 이후 반대 여론이 높아졌지만, 아직 영국 내 찬반 의견은 박빙인 것으로 알져졌다.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국내외 자동차 산업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브렉시트는 2012년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확대 이후 여론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지난 2015년 영국 총선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보수당 재집권 공약으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내걸었고, 남유럽 파산위기와 시리아 난민 및 이슬람 테러 문제 등이 겹치며 브렉시트에 대한 지지가 빠르게 치솟았다. EU는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올해 2월 정상회의에서 영국에 자율권과 특별한 지위를 보장하는 개혁안을 합의했다. 영국의 행보는 오는 23일(현지시각)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 MINI 영국 옥스포드 공장 조립 라인.

만약 브렉시트가 확정되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유럽 시장 전반에 걸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판매 회복세가 둔화된다. 연간 260만대 수준의 영국 시장이 분리된 유럽은 시장 중요도가 줄어들고 독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러시아·브라질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마저 회복세가 꺾이면 문을 닫는 회사가 속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기업 및 소비자들도 피해가 예상된다. 영국이 EU에서 분리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영국과의 수출·입 제품에 관세가 적용된다. 

영국에서 국내로 차량을 수입하는 브랜드는 미니를 비롯해 닛산,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랜드로버, 애스턴마틴 등이 있다. 이중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미니나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 등은 영국의 EU 탈퇴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 재규어 랜드로버 영국 울버햄튼 엔진 공장.

또 영국에 자동차를 수출을 하는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도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영국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8만8000대를, 기아차는 7만8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그 중 국내 수출 물량은 현대차가 1만대, 기아차가 3만7000대를 차지했다. 더욱이 EU 역내무역 혜택도 사라지기 때문에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 제품도 관세가 더해져 가격경쟁력 하락을 피할 수 없다. 

쌍용차는 작년 한 해 영국으로 6000여대를 수출했다. 영국을 중심으로 서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쌍용차의 미래 전략이 브렉시트로 크게 흔들릴 수 있겠다.

다만, 이번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되더라도 EU 탈퇴까지 최소 2년의 유예 기간이 남아있다. EU와의 협상에 따라 그 탈퇴 시기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영국 또한 민감한 경제 사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설 것이며, 새로운 FTA 협상도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는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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