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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시승기] 도요타 미라이, '이미 다가온 미래'
일본=전승용 기자  |  sy.jeo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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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22  0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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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에 대한 논쟁은 잠시 접어두자. 어쨌든 이 차는 앞으로 대세가 될지도 모르는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 전용으로 만들어진 첫 번째 모델이다. 괴상한 외모(?)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이미 다가온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게 훨씬 더 생산적이다.

 

도요타는 미래 자동차를 전기차가 아닌, 수소차로 확정한 듯하다. 공식 입장은 '수소차뿐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전기차도 만들 수 있다'지만, 미라이 출시를 비롯해 최근 쏟아붓는 돈과 시간, 노력 등은 억지로라도 수소차 시대를 만드려는 듯한 모습이다. 차 이름까지 미래를 뜻하는 '미라이'로 지었을 정도다.  

실제로 도요타는 미래 이동수단을 3단계로 나눠 구분하고 있는데, 전기차는 오직 아이로드와 같은 작고 가벼운 도심용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만 사용된다.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시간이 길기 때문에 미래 자동차로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중거리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장거리는 수소차가 맡는다. 물론, 중거리를 담당하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역시 먼 미래에는 수소차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어디까지나 수소차가 주력이다.

 

미라이를 직접 주행해보니 전기차와의 차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실, 수소차도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기차의 한 종류로 볼 수 있겠다. 동력 성능과 핸들링·코너링, 차체 강성, 서스펜션 등도 각 모델에 따른 차이일뿐, 전기차와 수소차를 구분 짓는 요인은 아니다. 

당연히 전기차처럼 움직임이 조용하고 편하다. 전기모터 덕분에 일반적인 가솔린·디젤 모델보다 초반 토크가 우수하다는 장점도 여전하다. 최고출력은 155마력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최대토크가 34.2kg·m나 되니 1850kg이나 되는 묵직한 차체를 움직이는데 그리 부족하지도 않다.

▲ 실내는 프리우스보다 꽤 고급스럽다. 아무래도 차량 가격이 비싸다 보니 실내에 조금 더 투자를 해 소비자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 특히, 뒷좌석도 2인승으로 만들고 여러 편의 사양을 추가하는 등 고급스러움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조작 방법도 마찬가지다. 전기모터에 감속기어 하나만 있을 뿐 변속기는 아예 없다. 게다가 엔진이 없어 전면부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넉넉해진 만큼 앞바퀴의 회전반경이 줄어 폭이 좁은 도로에서도 쉽게 방향을 돌린다. 조금 더 재밌게 달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1세대 초기 모델임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세부적인 작동 원리에는 차이가 있다. 전기차는 단순히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지만, 미라이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작동시킨다.

 

미라이 차체 중앙에는 발전기 역할을 하는 연료전지스택이 있다. 이곳에서 수소와 산소가 만나 전기를 만들어 낸다. 수소는 트렁크 아래에 있는 700기압(bar)의 고압 수소 탱크에, 산소는 라디에이터그릴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에 있는 것을 사용한다. 거의 막혀있다시피한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의 에어인테이크가 크고 구멍이 많은 이유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공기가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는 대부분 모터를 돌리는데, 사용되고 남는 전기는 추가로 장착된 니켈-수소 배터리로 들어간다. 배터리 용량은 일반 하이브리드카 수준으로, 그리 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회생 제동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도요타 측은 설명했다.

▲ 미라이에 들어가는 700bar(70MPa) 수소 탱크

덕분에 수소차는 전기차의 고질적인 단점인 짧은 주행 거리 문제를 해결했다. 미라이는 한 번 충전하면 65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 요즘 나온 순수전기차는 아무리 길어봤자 200km가 최선인데, 이보다 3~4배나 더 달리는 것이다. 특히, 수소 탱크 압축 기준이 700bar에서 최근 820bar까지 높아진 만큼, 주행 가능 거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긴 충전 시간도 수소차에서는 문제 될게 없다. 미라이의 수소 탱크 용량은 약 5kg으로, 이를 완충하는 데는 3분이면 충분하다. 전기차의 경우, 앞에 한 차만 밀려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미라이는 이보다 10배 이상 빠른 것이다.

▲ 미라이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스택

수소 가격이 가솔린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일본에서 수소 1kg의 가격은 약 1100엔(약 1만1000원), 가득 충전해도 5500엔(약 5만5000원)밖에 들지 않는다. 주행 거리를 고려하면 가솔린보다 연료비가 적게 드는 셈이다.

특히, 미라이는 일본에서 약 3300만원에 살 수 있다. 판매 가격은 723만6000엔이지만, 친환경차 감세 21만900엔을 비롯해 그린세 2만2000엔, 수소차 보조금 202만엔, 도쿄도 보조금 101만엔(수소차 보조금의 1/2) 등 차 가격의 절반이 넘는 최대 397만3100엔(약 4000만원)이 지원되기 때문이다. 충전소 인프라만 확보된다면 부담 없이 구입해 타고 다닐만한 가격이다.

▲ 트렁크에 있는 단자를 이용해 가정용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위급 시 가정용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미라이의 장점 중 하나다. 미라이에는 VH2 DC-AC 전원 공급 유닛이 장착돼 이를 연결하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 이틀치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시간당 60kW, 한 번에 최대 9kW의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크게 와닿는 기술은 아니지만, 지진 등 자연재해가 빈번한 일본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 하겠다.

▲ 미라이를 1km 달리면 약 반컵의 물이 나온다

무엇보다 미라이는 전기차보다 친환경에 가까운 차다. 수소를 만드는데 전기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할 때 사용되는 것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다. 게다가 전기는 배터리에 충분히 저장하지 못하지만, 수소는 이보다 저장이 쉽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용량 배터리의 사후 처리 문제에 대한 부담도 적다. 

특히, 전기차의 비중이 매우 낮음에도 매년 여름철 전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전기차가 늘어날 수록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추가 전력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수소차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미라이를 직접 시승해보니 수소차는 아직 먼 미래지만, 이미 우리 앞에 다가온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미라이가 수소차의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차는 양립하기 힘들다.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생각하면 중복 투자가 어려운 탓이다. 과연 수소차가 전기차를 제치고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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