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현대차, '동생' 기아차에 밀렸다…승용 판매 '역전'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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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04 15:00
'형님' 현대차, '동생' 기아차에 밀렸다…승용 판매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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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승용 모델 판매가 기아차에 밀렸다. 수천대 이상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4일,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상용차(포터, 스타렉스, 봉고 등)를 제외한 현대차 판매량은 4만3216대로, 기아차(4만3426대)보다 210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2월(214대 차이)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현대차의 부진이라기 보다는 기아차의 약진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SUV 라인업을 앞세운 기아차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격차가 점점 줄었기 때문이다.

▲ 현대차와 기아차 승용 모델(승용+RV, 상용차 제외) 판매량 추이

 

올 들어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작년 말 1만대 가량 차이나던 판매량은 1월 1929대, 2월 1512대에 이어 3월에는 18대까지 줄었고, 결국 지난달에 210대 차이로 역전당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현대차와 기아차가 업치락뒤치락하며 판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세단 라인업이 예전만큼 힘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SUV를 앞세운 기아차의 시장 장악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세단 판매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아반떼와 쏘나타 등 전통적인 베스트셀링카가 하락세일뿐 아니라 아슬란과 아이오닉 등 새로 등장한 신차의 성적도 신통찮다. 그나마 제네시스(G80)과 EQ900의 활약으로 예년 실적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현대'가 아닌 '제네시스' 브랜드여서 현대차의 고심은 더 커진다.

아반떼의 경우 지난달 7658대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1만대를 가볍게 넘던 시절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적이다. 쏘나타는 더 심각하다. 판매량 자체도 줄어든 상황에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신형 말리부 등 강력한 경쟁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며 입지가 더욱 불안해졌다.

 

또, 수입차를 잡겠다던 아슬란 판매는 176대까지 떨어져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상품성 개선 모델을 준비중이다. 친환경 전용 모델로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은 별다른 신차효과도 없이 목표 판매량에 턱없이 부족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SUV 중에서는 싼타페 6518대, 투싼 5744대 등이 선전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티볼리급 초소형 SUV 및 베라크루즈 후속 준대형 SUV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반면 기아차는 SUV가 큰 활약을 펼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달만 해도 스포티지 4548대, 쏘렌토 8256대, 카니발 5490대 팔리며 높은 인기를 모았으며, 모하비(1664대)도 페이스리프트 후에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여기에 니로가 새롭게 더해지며 2440대의 실적을 더해줬다. 

기아차도 세단 라인업은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 기아 K5는 SM6와 신형 말리부 등장에 직격탄을 맞은 듯 판매량이 점차 줄고 있다. 모닝도 풀체인지를 앞두고 주춤한다. 하반기 신형 모닝의 출시와 함께 예년 실적을 회복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쉐보레 스파크의 공세도 대단하다. K7도 풀체인지 후 5000~6000대씩 팔리고 있지만, 현대차가 하반기 신형 그랜저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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