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지금] 안전벨트 착용 100%에 도전하는 독일...한국은 대체?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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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7 09:00
[독일은 지금] 안전벨트 착용 100%에 도전하는 독일...한국은 대체?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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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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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급률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교통사고와 그에 따른 사망자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1970년 독일에서는 한 해 동안 2만명이라는 엄청난 수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지속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려 노력했고, 그 결과 2000년 이후 사망자 수가 급격히 줄었고, 최근에는 3400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참고로 국내는 2014년 처음으로 5000명 이하로 줄었죠. 독일 인구(8200만명)가 우리나라보다 3000만명가량 많고, 자동차 등록 대수(4700만대)도 2배 이상 많은 것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인구 비례로 따져도 백만명당 41명으로, 이제 갓 100명 안으로 진입한 국내와 차이가 큽니다. 

독일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습니다. 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운전면허교육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죠. 

특히, 독일 운전자들의 수준 높은 안전 의식은 이런 정부의 정책을 더욱 성공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벨트 착용률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독일에는 연방교통연구소(BASt)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교통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연구 및 각종 교통 관련 데이터 등을 분석하는 곳인데요. 작년에 이곳에서 자부심(?) 가득한 자료 하나를 공개해 많은 독일 언론들이 이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연방교통연구소가 조사한 2015년 자료에 따르면 독일 성인들 98%가 자동차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아우토반에서는 99%까지 늘어납니다. 이 비율은 운전석과 동반석만이 아닌, 뒷좌석까지 포함된 수치입니다. 한 마디로 전 좌석에서 거의 모든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어린이들의 경우는 안전벨트 착용률은 더 좋았습니다. 평균 99%였고, 아우토반에서는 100%였습니다. 어린이용 카시트 장착률도 비교적 높은 편이었는데요. 도심에서 85%, 국도에서 89%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수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입니다. 

이처럼 안전벨트 착용률이 높다 보니 한 독일 언론은 안전벨트 착용에 있어서 만큼은 마이스터라고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요.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조만간 안전벨트 착용률이 어른과 어린이 할 것 없이 100%에 이르지 않겠나 예상됩니다. 독일도 여러 교통 문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안전벨트에 있어서 만큼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흔히 독일을 '자동차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벤츠와 포르쉐 등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뿐 아니라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까지 있는 나라기 때문이겠죠.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 이외에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운전자,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을 만드는 정부의 노력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이 함께 어우려져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나라도 단속이 우선이 아닌,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캠페인 등을 펼치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도 안전벨트를 착용률도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 테니까요. 국제도로교통사고데이터베이스(IRTAD)의 자료를 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IRTAD의 프레드 웨그먼 의장은 "한국은 장기적으로 교통사고를 줄이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교통 관련 정부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해야 한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IRTAD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관으로, 회원국의 교통사고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곳이죠. 이곳에서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이 유기적이지 못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은 정부가 새겨들을 필요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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