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는 개발되고 있다. 그런데 누가 만들지는 미지수다. 이 상황을 염두에 두고 피아트 크라이슬러 회장이 김칫국부터 마셨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앞날은 누구도 모를 일이다. 난데 없는 구애에 애플이 어떻게 화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FCA(피아트 크라이슬러)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은 애플과 차를 공동 개발하기를 원한다고 스위스서 열리는 '2016 제네바모터쇼'서 3일 밝혔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르치오네 회장은 두 기업의 협력이 애플에 이롭다고 설명했다. 양산차 제조 단계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FCA와 같은 기반을 가진 제조사와의 협력이 애플에게 좋다고 밝혔다. 그는 "신뢰성이 있는 FCA는 애플이 (협력)을 고려한 회사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애플이 관심을 가질 만한 우리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020년까지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현재 개발 중이다. 제조 기반이 없는 기업에서 양산차를 개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 차 개발 프로젝트 총 책임자가 그만두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애플이 협력할 제조사를 찾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FCA가 다른 양산차 제조사들보다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좀 모호하다. 자신이 애플 상품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애플 매니아'라는게 첫번째 이유다. 또 자신이 애플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애플이 만족할 만한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애플은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 그 언어로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제조사들은 차 제조에 대해 모두 아는 것처럼 오만한 태도로 대화에 임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만한 태도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애플에게는 그들의 언어가 차를 제조하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합병과 협력 찬론자로 항상 새로운 합병과 협력 기회를 찾고 있다. 그는 세계 양산차 제조업계가 결국 같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각자 자본을 낭비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새로운 협력이 FCA의 지출을 줄여주고 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구애는 사방으로 향하고 있어 받는 입장에서도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걸로 보인다. 지난해 5월에는 GM을 상대로 FCA와 합병하자고 요구했다 퇴짜를 맡기도 했고, 구글에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놓고 애플과 비슷한 카드를 내밀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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