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역대 최고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문제 및 경기 악화가 경영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열고 작년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작년 총 496만3023대의 차를 판매해 전년(496만1877대) 대비 소폭 증가했고, 매출액은 91조9587억원, 영업이익은 6조35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3.0%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8%나 감소해 지난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년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과 글로벌 업체 간 판촉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 통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로 인해 해외공장 수익성이 둔화됐고, 이로 인해 작년 매출원가율은 전년과 비교해 1.5% 높아진 80.1%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구개발비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한몫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증가한 경상연구비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연구개발비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활동의 결과”라며 “단순한 비용 관점이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대차 제네시스 EQ900

다만, 현대차는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기말배당은 확대한다고 밝혔다. 주주 가치 재고를 위한 조치로,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현금 배당을 설정하고 주주총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작년 초 1000원을 배당한 바 있으며, 기말배당 포함 시 지난해 총 4000원을 배당하는 것이며, 배당 총액은 1조769억원이다. 여기에 앞으로도 배당을 늘릴 계획으로 작년의 두배 가까이 늘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세계각지에서의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기는 둔화가 우려되며, 저유가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인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이러한 전망 속에서 현대차는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차 기술 확보 등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장 안착 및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매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내수 69만3000대와 해외 431만7000대를 포함해 총 501만대로 설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차 및 SUV 차종의 판매를 확대하고 공급을 늘려 제품 판매 및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는 만큼 수익 개선 활동을 통해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