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BMW 위에 나는 벤츠'…날개 단 S클래스의 위엄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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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8 11:39
'뛰는 BMW 위에 나는 벤츠'…날개 단 S클래스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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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베스트셀링 브랜드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판매량만 좀 앞설 뿐, 매출은 크게 뒤처졌기 때문이다. 할인 폭이 유난히 높은 BMW 브랜드의 특성까지 감안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매출 차이는 더 커진다. 더구나, 올해 BMW는 이렇다 할 신차도 없어 판매 대수마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작년 한 해 동안 총 4만7877대를 판매하며 2009년 이후 7년 연속 가장 많이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 자리를 지켰다. 11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하더니, 결국 883대의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BMW코리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2013년 8286대까지 벌여놨던 벤츠코리아와의 판매 격차가 883대로 줄었을 뿐 아니라 수익성마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떨어지는 탓이다. 

 

작년 BMW코리아가 올린 매출(차량 가격×판매량 단순 계산)은 약 3조3115억원으로, 벤츠코리아(약 4조977억원)보다 24%가량 적다. 덕분에 대당 판매 가격(총판매량/총매출액)도 6917만원으로 벤츠코리아(8720만원)보다 1803만원 낮다.

이유는 간단하다. 값비싼 고급차 판매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BMW를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와 S클래스를 팔아서 돈을 벌었다면, BMW는 이보다 한 단계 가격이 저렴한 3시리즈와 5시리즈 위주였다는 뜻이다. 

 

이는 작년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BMW코리아는 소형차급 이하와 SUV에서 벤츠코리아를 앞섰지만, 중형차급 이상에서는 뒤졌다. 특히, 최고급 플래그십 모델인 대형차급에서의 격차가 컸다. 

S클래스 판매량은 7시리즈보다 5.6배나 많았다. S클래스는 작년 수입 대형차 최초로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단순 매출로만 무려 1조6676억원을 올린 것으로, 이는 벤츠코리아 전체 매출의 40.7%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다.

이에 반해 7시리즈는 하반기 신형 모델이 나왔음에도 겨우 1830대 팔렸고, 292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BMW코리아 전체 매출 중 고작 8.8%를 담당한 것이다.

 

올해 신차 출시 일정을 살펴보면 BMW코리아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신차가 나오긴 하지만 신형 X1, M2, X4 M40i, X5 X드라이브40e와 330e, 740e 등 소형, 고성능, 친환경 모델이어서 판매 대수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벤츠코리아는 이달 GLE와 GLC를 비롯해 GLS와 GLE쿠페 등을 대거 투입해 SUV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볼륨 모델인 신형 E클래스까지 추가돼 5시리즈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SUV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BMW가 작년 SUV 시장에서 보였던 압도적인 우세는 더이상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올해는 벤츠코리아가 매출은 물론 판매량에서도 BMW코리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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