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의 생산이 중단된다.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신차 출시 계획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 폭스바겐 페이톤

18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은 독일 드레스덴(Dresden) 공장에서 생산되는 페이톤을 내년 3월까지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후속 모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모델의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인한 전략 수정과 부진한 판매량이 폭스바겐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 2002년 출시돼 무려 14년 간 풀체인지 없이 판매된 페이톤은 10억유로의 개발비가 투자된 야심작이지만, 판매대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작년 글로벌 판매량이 4000대에 그쳤으며, 올해 실적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정책 때문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페이톤의 가격은 유럽에서 8만9650유로(약 1억1491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8만1000유로(약 1억383만원)에 팔리는 A8보다 비싼 가격으로 A8을 두고 페이톤을 살 이유를 찾기 어렵다.

페이톤을 생산하는 드레스덴 공장은 독일 내 폭스바겐 공장 중 가장 작은 규모의 공장이다. 페이톤 생산 중단 후 이 공장은 전기차 생산을 위해 설비 재정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300~500명의 공장 근무자들은 골프와 파사트를 생산하는 독일 츠비카우(Zwickau) 공장으로 근무지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폭스바겐은 페이톤의 후속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 밝혔지만, 배출가스 파문과 관련해 최근 이 차의 공개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외신에 따르면, 페이톤 후속 모델은 2019년이나 2020년에 전기차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출시될 전망이다.

▲ 폭스바겐 C 쿠페 GTE 콘셉트
▲ 폭스바겐 C 쿠페 GTE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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