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를 조작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여론도 ‘파격 할인’ 앞에선 소용없었다. 지난 10월 판매량이 삼분의 일로 급감했던 폭스바겐은 불과 한 달만에 사상 최대 실적(4517대)을 기록했다. 모델별 순위도 티구안이 전달 2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제타와 골프도 10위권에 포함돼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10월달은 상당량의 출고를 뒤로 미뤘던만큼 지연됐던 물량이 해소된 것인지 진정으로 재기에 성공한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폭스바겐의 상승세에 힘입어 아우디도 1300대 가량 판매량이 늘었으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업체가 판매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전월(1만7423대) 대비 32.0% 늘어난 2만2991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6월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으로 전년 대비 35.6% 증가했다. 올해 1~10월 누적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했다. 21만9534대로 작년에 비해 22.5%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월 수입차 시장은 지난달까지만 판매할 수 있었던 유로5 모델 재고 할인 판매와 일부 브랜드의 적극적인 프로모션, 인기 모델의 물량확보 등을 통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 베스트셀링카 TOP 50

주춤했던 독일차의 기세는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물량확보 등을 통해 기력을 회복했다. 정부의 유로6 도입으로 지난달까지만 판매할 수 있었던 유로5 디젤 모델들에 대한 업체들의 할인 공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특히, 배출가스 조작 파문의 주인공인 폭스바겐은 전 차종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일부 모델은 최대 1800만원을 할인해 주는 등 이미지 실추로 인한 판매 공백을 메우기에 급급했다.

베스트셀링카 1~11위는 독일차가 독식했다. 또, 50위권에 29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유럽차는 11대, 일본차와 미국차는 각각 7대, 3대가 포함됐다.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1538대가 팔려 지난달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트림별로는 E220 블루텍이 556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E250 블루텍 4매틱(272대), E300 4매틱(255대)이 뒤를 이었다. 카브리올레와 쿠페는 각각 125대, 45대씩 팔렸고, 고성능 모델인 E63 AMG 4매틱은 1대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대수는 1만7017대로 국산차인 쉐보레 말리부(1만5177대)보다 많이 팔렸다.

▲ 아우디 A6

아우디 A6는 지난달 BMW 5시리즈를 제치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판매대수는 1285대로 전달에 비해 53.2% 늘었다. 트림별로는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디젤이 여전히 강세였다. A6 전체 판매량 1285대 가운데 디젤 모델(1216대)의 비중은 94.6%를 기록했다. A6 35 TDI가 702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A6 40 TDI 콰트로(491대)가 뒤를 이었다. 가솔린 모델 판매량은 69대에 불과했다. A6 40 TFSI 콰트로가 59대, A6 50 TFSI 콰트로는 9대 판매됐고, 고성능 버전 S6는 1대 팔렸다.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1만1712대다. 

▲ 폭스바겐 티구안

3위는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전달과 비교해 5배 넘게 팔려 1228대를 기록했다. 티구안은 2.0리터 TDI 블루모션 단일모델로 판매되며, 적용된 옵션에 따라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 R-라인 등 세 가지 트림으로 구분된다. 누적 판매대수는 8269대다.

▲ BMW 5시리즈

BMW 5시리즈는 1221대 팔려 전달에 비해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순위는 2단계 하락했다. 특히, 지난 10월까지 차종별 누적 판매대수 1위를 달리던 5시리즈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밀려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1위와 2위의 차이가 200여대에 불과해 올해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트림별로는 520d가 541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520d xDrive(314대)와 528i(81대)가 뒤를 이었다. 5시리즈 GT는 141대 팔렸고, 고성능 버전인 M550d xDrive와 M5는 각각 27대, 1대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대수는 1만6806대로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는 209대 차이다.

▲ BMW 3시리즈

BMW 3시리즈는 1044대로 5위를 차지했다. 전달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트림별로는 320d가 661대로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320d ED가 115대, 320i가 89대다. 고성능 모델인 M3는 12대 팔렸고, GT와 투어링은 각각 64대, 18대씩 판매됐다.

폭스바겐 제타는 1000대로 6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738대로 7위에 올랐다. 또, 폭스바겐 골프는 708대로 8위다. 9위는 아우디 A4(690대), 10위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659대)가 차지했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1만7017대로 1위, BMW 5시리즈가 1만6808대로 2위, 아우디 A6는 1만1712대로 3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9623대로 4위, BMW 3시리즈가 9150대로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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