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그래프는 11월 국내 출시된 신차를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소속 기자지만 차를 보는 관점은 분명 다르다. 각자 나름의 시선으로 차를 평가했다. 

11월에는 다양한 신차가 출시됐지만, 이례적으로 풀체인지 모델은 극히 적었다. 연식 변경이나 파워트레인을 보강한 신차가 유독 많았다.

현대차는 아반떼 2.0 CVVT와 한정판 모델인 쏘나타 와일드 버건디를 내놓았다. 기아차는 K3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했다. 한국GM은 쉐보레 스파크 에코를 선보였고, 르노삼성차는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는 2016년형 QM3를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00 4MATIC, 링컨 MKX, 미니 클럽맨, 혼다 어코드 페이스리프트, 닛산 2016년형 370Z, 도요타 2016년형 라브4, 푸조 508 유로6, 페라리 488 스파이더, 로터스 엑시지S, 렉서스 IS200t,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VR 등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이중 모터그래프 기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차는 페라리 488 스파이더다. 최악의 차로 뽑힌 차는 링컨 MKX였다. 

김한용, 김상영, 김민범 기자는 페라리 488 스파이더를 최고의 차로 뽑았다. 김한용, 전승용, 김민범 기자는 링컨 MKX를 최악의 차로 뽑았고, 김상영 기자는 기아차 K3를 최악의 차로 선정했다. 

 

# 기아차 K3 페이스리프트

김한용 : 외부 디자인은 조금 변경됐을 뿐이지만 내부적으론 큰 변화가 있었다. 특히 디젤모델은 7단 DCT변속기를 달고 연비와 성능면에서 환골탈태했다. '붕어룩'이라고 비웃음 당하던 전면부도 K5처럼 세련되게 바뀌었고 테일램프는 준중형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예쁘다.  사실 현대차 아반떼와 달리 풀체인지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게 문제였는데, 그럼에도 꽤 만족스러운 변화를 만들어낸 점에 박수. 

전승용 : 신형 아반떼에 맞서기 위한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이 있었다. 실내외 디자인뿐 아니라 파워트레인에 변화를 주고 세부적인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내달 중순 나오는 디젤 모델은 국산차 중에서 가장 좋은 복합 19.1km/l의 연비를 갖췄다. 판매량으로 아반떼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지금까지처럼 준중형차 시장에서 나름의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기엔 충분해 보인다.

 

김민범 : 기존 모델의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는데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다면 커다란 테일램프였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전면부를 비롯해 후면 디자인도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특히, 날렵하게 디자인된 테일램프는 속이 다 후련할 정도. 실내엔 D컷 스티어링이 기본 장착됐다는 점이 마음에 들고, 신형 아반떼급으로 개선된 파워트레인도 환영 받을만하다.

김상영 : 비운의 차다. 출시 주기가 썩 좋지 않다. 아반떼를 보자. 현대차 설명을 들으면 MD와 AD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 면에서 K3는 여전히 땅이다. 어쩌면 그 밑일 수도 있다. 

# 페라리 488 스파이더

김한용 : 페라리에 터보라니 납득할 수 없어! 살 수 있는 차도 아니면서 팔짱끼고 불만을 토로했던게 엇그제. 어느샌가 캘리포니아T에 이은 488의 놀라운 성능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최고를 추구하는 브랜드에는 감동이 있고 이 감동은 많은걸 용서하게 만든다. 그런데다 488은 458보다 분명 훌쩍 앞선다. 최고의 자동차에 천장까지 열 수 있다니. 누가 감히 대적할까. 

전승용 : 무려 뚜껑이 열리는 페라리다. 게다가, 페라리는 어지간한 소프트톱보다 훨씬 가볍고, 불과 14초 만에 열리는 놀라운 하드톱을 장착하면서도 쿠페 수준의 비틀림 강성까지 확보했다. 쿠페처럼 잘 달리면서 오픈에어링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뚜껑이 열리고 안 열리고는 0과 100의 차이다. All or Nothing이란 말이다. 

 

김민범 : 458 스파이더의 공식 후계자. 그저 타이틀만으로도 감동적이다. 패브릭 소재보다 가벼운 루프는 보너스다. 이 차에는 경량화와 고성능을 위해 쿠페보다 더 많은 첨단 기술이 적용됐고 더 공들여 만들었다. 푸른색이 페라리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김상영 : 의미없다. 페라리가 나오면 이성을 잃는다.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없는, 그리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브랜드가 페라리다.

# 링컨 MKX

김한용 : 링컨 컨티넨탈 콘셉트카에 이어 MKZ가 등장. 말많고 탈 많던 링컨의 새 프론트마스크가 현실화 됐다. 좋은 소식은 훨씬 세련되고 예뻐졌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기존 차를 팔기 어려워졌다는 것일게다. 기존차 그릴은 이제 낡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밀어붙였던 '진부화' 전략은 그렇게 양날의 검처럼 자신을 찌르게 된다. 이 구형 얼굴은 얼마나 지속될까.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불안감을 가진 소비자들을 상대하려면 빨리 모델을 전환하는게 바람직하다. 

전승용 : 베라크루즈가 단종되고, 모하비가 유로6로 숨을 고르는 동안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잠깐의 무주공산 시기를 맞았다. 수입 대형 SUV에게는 존재감을 키울 절호의 찬스로, 링컨 역시 신형 MKX를 통해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매끈하게 다듬은 실내외 디자인과 힘 좋은 2.7 터보 엔진, 고급 오디오 시스템 등 다앙한 사양 구성 등은 꽤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전 모델에 비해 1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은 이런 경쟁력을 단숨에 떨어트리는 듯하다. 특히, 기어 조작을 버튼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대체 누구의 발상인지 운전 욕구를 확 사라지게 만든다. 

 

김민범 : 국내선 '스플릿 윙' 패밀리룩을 이제서야 완성했는데 LA모터쇼에선 새로운 룩이 공개됐다. MKX가 국내 출시되자마자 구형이된 것 같다. 일부 고급사양이 적용되긴 했지만, 포드 익스플로러와 차별화된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오디오? 그 정도론 부족하다. 

김상영 : 요즘 링컨은 급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프리미엄 이미지도 강조하고 있다. MKX는 링컨 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돈 아니지만, 발전 가능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기도 하다. 꼭 정답은 아니지만,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 혼다 어코드 페이스리프트

전승용 : 요즘 일본차의 페이스리프트는 독일차와 사뭇 다르다. 세부적인 성능 향상에 신경 쓰는 독일차와 달리, 일본차는 전체적인 디자인부터 성능·사양까지 모조리 바꿔버린다. 어코드 역시 다소 올드했던 옛 모습을 벗어던지고 보다 젊은 디자인과 최신 편의 사양을 추가해 나타났다. 여전히 캠리나 알티마보다는 진중한 느낌이지만, 가족 단위로 이용하는 패밀리 세단으로서는 꽤 괜찮은 구성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선 안전사양 '혼다 센싱'을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핵심으로 삼는데, 이같은 사양이 제외돼 '앙꼬 없는 찐빵'이 된듯한 아쉬움이 남는다.

 

김민범 :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외관 변화는 환영한다. 다만, 차의 기존 이미지를 과도하게 바꾼 것 같아 아쉽다.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하고자 한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선 조잡하게 보인다. 어쩌면 중국에서 인기끄는 스타일인지도 모른다.

김상영 : 호불호는 있겠지만 일단 디자인이 크게 변경됐다. 그러면서 애플 카플레이 같은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도 강화됐다. 그동안 어코드는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신차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진 지켜봐야겠다.

# 미니 클럽맨

김한용 : 미니가 다양한 변화를 하는 브랜드인건 분명하지만 뒤에 양문 냉장고 문짝을 달고 나올 줄은 몰랐다. 호불호를 떠나 충격적이다.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 판단을 할 수가 없고,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다 싶은 마음 뿐이다. 마음에 드냐고? 그것도 판단이 안된다. 사지도 말고 가만히 있어야겠다. 

전승용 : 미니가 점점 커지는 것에는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지만, 컨트리맨 및 쿠퍼 5도어 모델과 이번에 내놓은 클럽맨을 보면 이제는 미니의 변화를 인정해줘야 할 듯하다. 한 번 탄력 받기 시작한 미니는 쉴새 없이 좋아진다. '급'에 관계없이 최근에 나온 모델이 가장 좋다는 말이다. 클럽맨 역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공간 활용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각종 첨단 사양 등을 모두 갖췄다. 실용성이 높다고 자랑하는데, 사실 미니는 같은 가격대에서 가장 실용성이 낮은 차 아니던가. 다만, 소비자들에게 컨트리맨과의 차이점을 잘 설명해줘야겠다.

▲ 미니 신형 클럽맨

김민범 : 세단처럼 4개의 탑승자용 도어가 적용된 점이 반갑다. 확실히 뒷좌석 승차와 하차가 훨씬 편해져 만족스럽다. 또, 특유의 트렁크도어도 마음에 든다. 다만, 훌쩍 커진 차체에 비해 뒷좌석 공간이 크게 넓어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김상영 : 그럴 일은 없겠지만 미니 중에서 단 한대를 사야한다면 클럽맨을 사겠다. 나에겐 실용적인 차가 필요한데, 실용성이 강조된 차 중에서 가장 개성 넘치고 예쁜 차가 클럽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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