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현대차 연구소에서 소문만 무성하던 에쿠스 후속, 제네시스 EQ900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비록 직접 열고 앉고 맛보고 즐길 수는 있었지만,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그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그동안 인터넷에 떠돌던 스파이샷을 모으고 증언을 더해 디자이너를 졸라댔다. 황망한 표정을 짓던 디자이너가 마지 못해 그려낸게 바로 이 그림이다.
그렇다. 비율이 좀 어색한건 물론, 어디선가 본듯한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다. 이차 저차 사진과 스파이샷에서 짜깁기 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이 차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조금은 그렇다. 최고급으로 가면 어딘가 서로 통하는건 당연하지만 이 차는 S클래스를 매우 닮았다. 더 비싼 차를 닮았다는건 어쩌면 칭찬이 될지도 모르겠다.
# 직접 본 EQ900 운전석
가로로 쭉 뻗은 우드트림과 크롬이 매우 적절하게 이용됐다. 예쁘고 고급스럽다. 우드 트림의 종류도 꽤 다양하다.
언뜻보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처럼 계기반 화면이 센터 디스플레이와 이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계기반은 기존 에쿠스와 달라졌다. 기존엔 계기반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대형 TFT 화면이었는데, 그걸 버리고 동그란 틀에 바늘 형태로 다시 돌아갔다. 액정 화면은 보여줄 수 있는 정보 양이 똑같은데 눈의 피로만 높고 오히려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동감이다. 하지만 액정 화면에 바늘만 보여줄게 아니라 내비게이션이나 각종 그래픽 등 좀 더 다양한 응용방법을 개발하면 어땠을까.
크롬으로 만들어진 각종 버튼류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디자인을 차용한 느낌이다. 그런데 S클래스는 버튼이 한곳에 쭈욱 줄지어 있는데, 이 차는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점이 좀 다르다.
굉장히 고급스럽고 꽤 따뜻한 느낌이 드는 실내다. 이렇게 고급스런 실내는 국산차에선 일찌기 본 적이 없다. 쇼퍼드리븐이라도 좋고 오너가 운전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