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차] 재규어 XE, “강력한 다크호스”
  • 모터그래프
  • 좋아요 0
  • 승인 2015.09.01 11:03
[이달의 차] 재규어 XE, “강력한 다크호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터그래프는 8월 국내 출시된 신차를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소속 기자지만 차를 보는 관점은 분명 다르다. 각자 나름의 시선으로 차를 평가했다. 

지난달엔 많은 신차가 출시됐지만, 주목할 만한 신차는 그리 많지 않았다. 국산차 중에선 쉐보레 임팔라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수입차 중에선 재규어 XE가 단연 돋보였다. 

이 외에도 쉐보레 트랙스 디젤, 메르세데스-AMG C63, BMW X5 M, BMW X6 M, BMW 6시리즈 페이스리프트, 포르쉐 박스터 블랙 에디션, 포르쉐 911 카레라 블랙 에디션, 현대차 2016년형 그랜드 스타렉스, 기아차 모닝 스포츠, 기아차 2016년형 쏘렌토, 기아차 2016년형 K7, 르노삼성차 SM7 노바 LPe 등이 출시됐다. 

모터그래프는 이중 임팔라, XE, 트랙스 디젤, C63, X5 및 X6 M 등을 이달의 차 후보로 올렸다. 기자들의 만장일치로 재규어 XE를 가장 좋은 차라고 평가했다. 가장 평가가 좋지 않았던 모델은 쉐보레 트랙스 디젤이었다. 

# 쉐보레 임팔라

김한용 :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GM이지만 이제는 겸손하게 유럽과 일본 자동차들을 배우기로 한 듯 하다. 뚱뚱하고 커다란 과거의 미국 자동차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고 날렵한 디자인에 역동적 운동성능까지 갖췄다. 고급감과 실내공간, 퍼포먼스를 보면 경쟁차들에게 커다란 위협이다. 다만 성질 급한 한국 소비자들은 느긋한 변속 타이밍에 실망하기 쉽다. 고rpm에서 나오는 고성능을 체험조차 못해보는 사람이 대다수다. 한국 시장에 맞는 변속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전승용 : 맏형이 듬직해야 집안이 사는 법. 그동안 한국GM의 플래그십 모델은 맏형 노릇을 제대로 못했다. 결국 미국에서 임팔라를 입양하는 초강수를 뒀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실내외 디자인, 넉넉한 공간,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 사양, 여유로운 동력 성능 등 전체적인 상품성은 이전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시장 반응도 좋다. 그랜저와 좋은 승부가 기대된다.

▲ 쉐보레 임팔라

김민범 : 진작 이랬어야 했다. 임팔라가 아주 대단한 물건이라서가 아니라 이제야 급에 맞는 차가 나온 것 같다. 크기만 키운다고 플래그십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한국GM이 이제야 깨달은 것 같다. 그럼에도 그랜저, 아슬란의 적수 밖에 안 된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K9은 어떻게 맞설 것인가. 

김상영 : 알페온보단 훨씬 낫다. 하지만 플래그십이라 부르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쉐보레의 약점은 누군가의 선망의 대상이 될 최고급 대형 세단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임팔라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온라인에서의 인기가 실제 판매로 연결될지도 미지수다. 현대차 아슬란을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인데, 막상 아슬란과 임팔라를 비교한다면 아슬란의 손을 들어주겠다.

# 재규어 XE

김한용 : BMW 3시리즈를 정통으로 겨냥했다. 3시리즈보다 조금씩 낫다는게 판매 포인트다. 하지만 여러 브랜드들이 3시리즈를 능가한다는 자동차를 내놓은게 이번이 처음이 아닐것. 번번히 수포로 돌아갔던 이유는 3시리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내 차가 최고이길 바라고, 최고라면 남의 뒤 꽁무니를 따르지 않는게 당연한 이치다. 3시리즈는 잊고 자신의 길을 가는게 좋겠다. 다행히 젊은이들 중에도 재규어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가 많다. 

전승용 : 재규어가 제대로 만든 신차를 들고 나왔다. 단단한 차체와 쫀득한 서스펜션, 안정적인 주행 능력 등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다졌다. 세련스러운 전면부와 스포티한 후면부 등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데다가 실내도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꾸몄다. 3시리즈, C클래스, A4 등 독일 프리미엄 세단과 경쟁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 재규어 XE

김민범 : 뒤늦게 시장에 진출한 재규어는 완성도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C클래스의 고급스러움과 3시리즈의 스포티한 주행 성능, A4의 젊은 느낌을 적절히 잘 섞었다.

김상영 : XE는 3시리즈, C클래스, A4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다. 재규어는 이미 시장을 나눠먹고 있는 이들의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차별성을 크게 뒀다. 기술적인 특성이나, 제원 등 XE는 독일차보다 더 우월한 것들을 많이 갖고 있다. XF, XJ보다 XE의 경쟁력이 더 크게 느껴진다. 든든한 소년가장으로 가족들의 배를 채워줄 것 같다. 

# 쉐보레 트랙스 디젤

김한용 : 트랙스가 어떤 차였는지 독자들이 기억이나 할지 모르겠다. “SUV 치고는 엄청 작고, 예상보다 비싸게 나와서 경쟁사들이 안심했다는 그 차”라고 하면 기억나려나. 국내 최초의 B세그먼트 SUV를 내놓고도 누구에게도 각인을 시키지 못한건 한국지엠의 큰 실책이다.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가 불티난듯 팔릴때 한국지엠은 대체 뭘했나. 이제는 디젤 모델도 내놓고, 상품성도 좋아졌으니 기대를 해본다. 

전승용 : 독일 오펠에서 공급받은 1.6 디젤 엔진은 트랙스의 단단한 차체와 잘 어울린다. 힘을 뽑아내는 능력과 회전 질감, 정숙성 등은 나무랄데 없다.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성능만을 고려하면 단연 트랙스다. 그러나 경쟁 모델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데다가,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인 실내 디자인에 대한 개선이 없다. QM3와 티볼리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 쉐보레 트랙스 디젤

김민범 : 지각생 트랙스 디젤의 주행 성능은 그 동안 기다린 소비자들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렇게 지각할 거였다면 디젤 엔진 외에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을 뚜렷한 강점 하나는 더 가져왔어야 했다. 실내는 개선되지 않았고, 연비는 기대 이하다. 이래서 환영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상영 : 우물쭈물했다. 트랙스가 차린 소형 SUV 밥상에서 배를 불린건 르노삼성차와 쌍용차였다. 디젤 엔진 도입 시기가 아쉽다. 한국GM의 신차 출시는 가끔 이해하기 힘들때가 많다.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분석력이 수입차 브랜드보다 뒤떨어지는 것 같다. 어쨌든 트랙스 디젤의 완성도는 꽤 좋은 편이다.

# 메르세데스-AMG C63

김한용 : 강력한건 기본이고 넉넉한 실내와 유려한 디자인도 매력이다. 과거 C63은 BMW M3에 비해 스포츠성능에서 한등급 아래로 느껴졌는데 이번에 메르세데스-AMG가 빚어낸 스포티한 이미지는 더 이상 2등의 설움을 느끼지 않게 한다. 결국 이 차에도 터보엔진이 장착됐지만 그나마 V8을 유지 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과격하고 풍부한 사운드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전승용 : 새로운 4.0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역대 C클래스 중 가장 스포티한 차를 만들어냈지만, 아직은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에 대한 로망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메르세데스-AMG도 터보 엔진을 적극 사용하면서 BMW의 M처럼 차의 기본 성격이 과격해졌다. 다소 인위적인 느낌도 들기도 하는데, 섀시와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이 신경질적인 엔진을 잘 다독거리며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듯하다.

▲ 메르세데스-AMG C63

김상영 :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C63은 많은 것이 변했다. 스티어링휠로 전달되는 느낌은 더 명확해졌고, 새로운 터보 엔진은 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반응이 일관되고 또렷했다. 소리만 크고, 과장된 움직임을 보이던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달랐다. 고급스러움은 이미 오래전부터 M3보다 우월했으니, 아쉬움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BMW X5 M, X6 M

김한용 : 스포츠카와 SUV는 각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의 결합은 좀 모순적이다. 고성능 스포츠카는 작을수록, 낮을수록, 가벼울수록 좋은데 SUV는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하고, 무거울수록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서로 상충되는 것만 같은 이들의 특성을 잘 버무려 놓는게 재주다. X5와 X6는 그 자체로도 멋지지만 M뱃지를 붙이고 나면 실로 넘볼 수 없는 오라(aura)를 풍긴다. 그러나 신차에서 큰 변화는 기대하지 말기로 하자. 

전승용 : SUV에 이렇게 극단적인 엔진이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이 괴물들은 어디까지나 차보다 더 극단적인, 소수의 '선택받은' 운전자를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다. 575마력, 76.5kg·m에 달하는 숫자는 가속페달을 밟는 것조차 두렵게 만들지만, 웬만한 스포츠카쯤은 저 멀리 점으로 만들어버리는 치명적인 매력은 헤어나기 힘들 듯하다.

▲ BMW X5 M, X6 M

김민범 : 성능은 M5보다 뛰어나다. 최근 들어 벤틀리,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등 여러 고급 브랜드들이 저마다 고성능 SUV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BMW X5 M과 X6 M은 그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BMW는 남부럽지 않게 고성능 SUV를 만들어놨다. 

김상영 :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만난 X5 M과 X6 M은 무척 호사스럽고 강력했다. 세부적인 디자인도 크게 변경됐고, 일반 모델과의 차별성도 뚜렷했다. 많이 판매될 차는 아니지만, 만듦새나 기술력은 고성능 SUV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