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숨겨진 저력 'SUV'…적수가 없다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5.08.31 08:50
현대기아차의 숨겨진 저력 'SUV'…적수가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끊임없는 위기설에도 현대기아차가 굳건히 버티는 이유는 날개 돋친 듯 팔리는 SUV 덕분이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내놓은 신상 SUV들은 동급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우수한 상품성을 뽐내며 자칫 휘청거릴 수도 있었던 위기의 현대기아차를 든든히 떠받쳐줬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SUV(RV·픽업트럭·밴 포함)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의 경우 세단과 SUV 판매 비율이 59:41까지 좁혀졌으며, 미국은 이미 SUV(54%)가 세단 판매량을 앞질렀을 정도다. 최근 급격한 하락세의 중국에서조차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가량 늘어났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초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SUV 라인업을 갖추고,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신차를 쏟아내며 SUV 시장의 호황을 마음껏 누렸다. 세단 못지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부드러운 승차감, 최고급 사양을 갖춘 도심형 SUV가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가, 오랫동안 공들인 개발도상국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저와 여가 활동을 위한 SUV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투싼-싼타페, 스포티지-쏘렌토 '막강 라인업'

올해 1~7월 국산 SUV 판매량은 29만8400대로, 전년(23만2121대) 대비 28.6% 늘었다. 같은 기간 세단이 9.6%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가파른 성장세다. 최근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50만대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작년 39만1459대).

 

이 중 현대기아차 SUV는 20만6034대로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30.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66.0%에서 69.0%로 3% 늘었다. 쌍용차 티볼리급 초소형 SUV를 판매하지 않고 있음에도 점유율이 늘어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모델이 포진해 있는 데다가 최근 출시한 신차가 높은 인기를 모으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올해 1~7월 11만7537대의 SUV를 팔아치웠다. 전년 대비 무려 60.1%나 늘어난 것으로, 시장 점유율도 31.5%에서 39.4%로 증가했다. 특히, 세단:SUV 비율이 작년 66:34에서 올해 54:46으로 좁혀지는 등 SUV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 기아차 쏘렌토

쏘렌토는 올해 상반기 현대차 싼타페를 압도하는 등 7월까지 전년 대비 380%나 늘어난 4만5198대를 판매했다. 카니발 역시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248% 늘어난 3만9821대가 팔렸다. 

내달 신차 출시를 앞둔 스포티지R은 2만488대로 29.3% 줄었지만, 곧 예년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SUV인 모하비도 7540대로 월 1000대를 넘기며 16.9% 성장했다. 단종되는 베라크루즈와 달리 유로6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재탄생한다.

▲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는 8만8497대로 5% 늘었다. 상반기에는 다소 부진했으나 싼타페가 2016년형 모델로 바뀌면서 월 90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신형 투싼의 경우 전년 대비 32.6% 늘어났지만, 월 4000~5000대 수준으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미국 수출 물량 확보로 인한 국내 공급량 부족 때문인데, 곧 해결될 예정이어서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베라크루즈와 맥스크루즈 등 대형급 SUV 판매량은 18~22.6% 줄어든 데다가, 베라크루즈가 단종되면 SUV 라인업이 3개로 줄어들기 때문에 신속하게 신차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 이에 현대차는 베라크루즈를 대신할 새로운 대형 SUV를 준비 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기아차는 이미 '좋은 차를 만들고, 많이 판매되고, 다시 좋은 차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매년 새롭게 바뀌는 현대기아차의 SUV에 비해 라인업도 부족하고 노후 모델로 구성된 쌍용차·한국GM·르노삼성의 SUV는 디자인, 성능, 사양 등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해외에서도 날개 돋친 듯 팔리는 현대기아차 SUV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SUV의 힘은 더욱 도드라진다. 작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 10종 중 투싼과 스포티지, 싼타페가 각각 4위, 7위, 9위에 오른 것. 10위권에 3개 모델이 포함된 브랜드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했다.

 

현대차 투싼은 전년(53만7758대) 대비 4% 성장한 55만8765대 판매돼 폭스바겐 티구안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17만1411대로 8% 줄었지만, 유럽(7만3507대)과 미국(4만6306대)은 각각 5%, 7% 증가했다. 5위인 티구안과의 격차는 2013년 8만4058대에서 작년 6만1765대로 줄었다.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둔 기아차 스포티지가 전년(44만5271대) 대비 6% 증가한 47만3248대로 7위에 올랐다. 특히, 스포티지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로, 작년에도 9만6333대로 7% 성장했다. 중국에서는 4만474대로 10% 감소했지만, 미국에서는 30% 늘어난 4만2945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싼타페는 맥스크루즈를 포함해 총 41만24대를 판매하며 전년(36만5319대) 대비 12.0% 성장했다. 중국에서는 4% 줄어든 7만1424대로 조금 주춤했지만, 미국에서는 10만7906대로 21%나 늘었다. 국내에서도 싼타페 7만7689대와 맥스크루즈 8529대를 포함해 총 8만6218대가 판매됐다.

▲ 현대차 투싼

올해는 신흥 시장의 경기 침체로 중국과 브라질 등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신차가 본격적으로 투입된 선진 시장에서는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6월 미국에서는 싼타페가 5만4738대로, 전년보다 5.0% 늘었으며, 쏘렌토도 9.0% 증가한 5만6421대가 판매됐다. 또, 스포티지R과 투싼, 카니발이 각 2만3955대와 2만2634대, 2만608대 판매되며 실적 상승에 도움을 줬다.

유럽에서는 투싼이 5만6516대로 19.0%, 스포티지 5만6791대로 17% 증가했다. 싼타페(8756대)와 쏘렌토(7895대)는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각각 38.0%, 73.0% 성장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기아차가 국내에는 아직 티볼리급 B세그먼트 SUV를 출시하지 않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ix25와 크레타, KX3 등의 현지 전용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한 픽업트럭 산타크루즈 출시 소식까지 나올 정도로 세계 시장의 흐름에 발빠르게 적응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