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승기] 쏘나타 1.6 터보...상황은 예전과 다르다, 쏘나타도 다르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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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1 16:37
[영상 시승기] 쏘나타 1.6 터보...상황은 예전과 다르다, 쏘나타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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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자동차를 보면 우리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게 해 얼굴이 달아오른다. 이전까지 현대차는 진정 안일했다. 무역장벽으로 자동차 수입을 제한해 가두리식 내수 시장에선 만드는 족족 팔려나갔고, 엔진이고 뭐고 대충 만들어 굴러만가면 됐다. 소비자들 눈높이도 낮아 크기만 큼직하면 그저 좋아했다. 

지금은 어디 그런가. 쏘나타라면 그저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전까지 쏘나타를 사던 중산층은 이제 5000만원짜리 수입차에까지 눈길을 준다. 일일히 비교해보고 월등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 한국인들이 깨어났고, 이전 쏘나타로는 도저히 승부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안방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때문에 쏘나타를 고급화 했고, 크기도 엄청나게 키웠다. 파워트레인과 핸들링도 향상 시켰다. 하극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완벽하진 않아도 완전히 바뀐건 사실이다. 

 

# 주행성능, 이제야 옳다

사실 1.6리터 가솔린 터보는 훌륭한 기술이다. 듀얼클러치변속기(DCT)도 그렇다. 하지만 이들의 조합은 제조사들에겐 쉽지 않은 숙제다. 

싱글터빈이 달린 터보는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힘이 부족하고 DCT는 직결감이 우수해 저RPM에서는 안나가다가 갑자기 튀어나가는 느낌. 소위 ‘울컥거림’을 만들기 십상이었다. 현대차의 파워트레인 연구원들은 DCT 변속기의 클러치 결합을 최대한 부드럽게해서 이를 막았다. 때문에 폭스바겐 같이 스포티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움과 직결감을 세련되게 살려냈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2.0리터 터보 모델과 비슷하다. 아니, 해외 일부 매체는 오히려 더 빠르다는 테스트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좀 더 가벼운 차체와 1.6에만 들어가는 DCT 덕분이겠다. 그래선지 패들시프트로 7단 변속기를 자유롭게 조정하다보면 스포츠세단을 탄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잠시 후 TPMS모니터를 보니 일부 시승차의 공기압이 너무 높았다. 우리차는 53psi. 많이 들어간 차는 56psi까지 올라가 있었다. 타이어에 표기된 최대 공기압이 50psi인데, 너무 과도한 압력으로 인해 시승 중 사고 가능성마저 있었다. 중간에 자동차정비센터까지 가서 공기압을 36으로 낮춘 후 다시 시승을 이어갔다. 

공기압만 낮췄을 뿐인데 차는 딴판이 됐다. 아까의 단단했던 서스펜션은 좀 무르게 바뀌었고, 가속감도 좀 무뎌졌다. 하지만 코너링에서 미끄러짐은 줄고 그립감이 나아졌다. 패밀리 세단이라면 이 정도 느낌이어야 옳다는 생각도 들었다. 

핸들의 조작감은 지난해 모델에 비해 이상하리만치 좋다. 연식변경 정도인데 이렇게 나아진 것도 대단하다. 현대차는 매년 차의 세팅을 조금씩 바꾸는데, 새로운 소비자 입장에선 좋겠지만 시승자 입장에서 종잡기 힘들기도 하다. 핸들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는지, 소프트웨어는 어떤 버전인지도 공개해주면 좋겠다. 

 

# 가장 적절한 신형 쏘나타...1.6 GDi 터보

기아차 신형 K5의 출시를 며칠 앞두고 현대차는 쏘나타 1.6T-GDi와 1.7 디젤 모델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말하자면 남의 신차 김빼기 작전이고, 또한 더 이상 양보는 커녕 물러설 곳도 없다는 처연한 각오까지 내비쳐진다. 치열한 판매 일선에는 같은 그룹이고 뭐고 없다. 

그렇게 제살까지 깎아가며 내놓은 새 쏘나타의 핵심은 신형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1.6T다. 물론 2.0T가 더 좋지만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모두 다른 차다. 값도 연비도 쏘나타보다는 그랜저급이다. 

1.6T는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쏘나타라 할 만 하다. 작은 배기량에 큰 힘. 우수한 연비와 운전의 재미까지 갖춰졌다. 패밀리 세단이라는 핵심 기능을 갖추면서 다이내믹한 주행감각도 잃지 않았다. 출력도 시원할 뿐 아니라 디자인도 일반 2.0리터 CVVL모델에 비해 훨씬 낫다. 진작 이렇게 만들었어야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시대에 맞는 친환경적인 점도 이 차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2.0리터 기본 모델에 비해선 가격에서나 실력에서나 한등급 위다. 차를 얕잡아 보게 만드는 ‘1.6’이라는 뱃지는 떼버려도 좋을뻔 했다. 

* 장점

- 매우 넓은 공간과 개선된 디자인

- 새 파워트레인 세트가 내놓은 우수한 연비와 가속감

* 단점

- 사그라드는 중형 세단의 인기

- 있으나 마나한 스포츠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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