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이 3년 만에 무려 8.4%나 폭락했다. 급증한 수입차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데다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초소형 SUV 세그먼트에 대한 대책이 없어 쌍용차와 르노삼성에 점유율을 상당 부분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수입차 점유율은 15.2%로 7.3%p 늘었으며, 쌍용차(5.3%)와 르노삼성(4.2%)은 각각 2.3%p, 1.2%p 증가했다.

 

6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5만9493대로 전년(13만9024대) 대비 14.7%나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볼륨이 큰 브랜드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가,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와 4~5월 주춤했던 수입차가 부진을 떨쳐내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일 주가가 10.36% 폭락한 '블랙 투즈데이(검은 화요일)'를 겪은 후 허리끈을 바짝 졸라맸다. 결국 전년 대비 4.8% 증가한 6만2802대를 판매해 2009년 이후 6년 만에 6만대를 넘겼다(6월 판매량 기준). 이미 기아차가 무려 26.8%나 늘어난 4만5010대를 팔아치운 상황. 업계에서는 오랜만에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오를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수입차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갱신하는 바람에 점유율 상승의 기대는 무너졌다. 전년 대비 36.4%나 증가한 2만4275대가 판매돼 15.2%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 특히 BMW는 수입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5000대를 돌파했으며, 계열사 브랜드인 미니(758대)까지 포함하면 총 6502대로, 르노삼성(6753대)을 불과 251대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달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39.4%로 전년 대비 3.7%p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28.2%로 2.7%p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더한 점유율은 67.6%로, 기아차의 실적이 살아나지 않았다면 65%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GM은 전년과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1.0%p 줄어들어 7.7%에 머물렀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활약으로 1.6% 늘어난 5.3%, 르노삼성은 4.2%로 1.9%p 줄었다. 수입차는 12.8%에서 2.4%p 오른 15.2%로, 처음 15%를 넘겼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지난달 국산차 판매량은 13만5218대로 전년(12만1221대) 대비 11.5%나 늘었다. 지속적인 부진에 시달리던 현대차가 6만2802대로 4.8%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아차가 전년(3만5502대)보다 1만대나 많은 4만5010대를 팔아치우며 26.8%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1만2233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쌍용차는 63.3% 늘어난 8420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 판매량은 6753대로 20.7% 감소했다.

 

현대차는 새롭게 출시된 싼타페 더 프라임이 인기를 모았다. 이 차는 2015년형 모델로 나왔지만, 사실상 페이스리프트로 봐도 무방한 모델이기 때문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싼타페는 전년 대비 16.1% 늘어난 9073대가 판매됐는데, 전월가 비교하면 무려 66.2%나 늘어난 수치다. 수출 물량 문제로 신형 투싼(4929대)이 잠시 주춤했지만, 현대차 RV 판매량은 싼타페 덕분에 1만4841대로 17.1% 증가했다. 반면, 승용 판매량은 3만572대로 4.3% 줄었다. 쏘나타와 그랜저, 제네시스, 엑센트 등이 나름 선전했지만, 에쿠스와 아슬란, i30, i40 등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승용과 RV 판매량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RV 판매량이 1만8623대로 69.2%나 늘었는데, 쏘렌토와 카니발 원-투 펀치가 각각 7212대와 6380대 팔렸으며, 신차 출시를 앞둔 스포티지R은 3047대, 대형 SUV인 모하비는 1198대가 판매됐다. 세단은 2.4% 증가했다. 모델별로는 모닝이 7109대로 가장 많았으며, 이미 신차 사전계약에 들어간 K5가 3823대로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다음으로는 K3가 15.8% 늘어난 3843대, 경형 박스카 레이는 2425대로 3.5% 성장했다.

 

한국GM 판매량은 전년보다 조금 증가했지만, 업계 평균 성장률에 미치지 못해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었다. 다만, 하반기에 신형 스파크와 임팔라, 트랙스 디젤 등 굵직굵직한 신차가 쏟아져나올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실적은 기대할만 하겠다. 이달 1일부로 구형 모델이 된 스파크는 4437대 판매됐으며, 크루즈는 1599대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말리부는 디젤 효과가 떨어진 듯 1371대로 20.7%나 떨어졌고, 8월 임팔라로 대체되는 알페온은 256대가 판매됐다. RV 라인업은 3375대로 14.5% 늘었다. 올란도는 24.5% 늘어난 1816대, 트랙스는 25.8% 증가한 957대가 판매됐지만, 캡티바는 602대로 17.3% 줄었다.

쌍용차는 티볼리 판매량이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분위기다. 티볼리는 1월 출시 이후 2312대에서 지난달 3630대까지 꾸준히 늘었다. 이 정도면 신차 효과를 넘어서 하나의 성공한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다만, 디젤 모델이 추가되면서 기존 가솔린 모델과의 카니발리제이션을 최소화하고 판매량은 늘리느냐가 관건이다. 또, 티볼리 이외에 다른 모델의 판매에 신경써 쏠림 현상도 줄여야 한다. 지난달 판매량을 살펴보면 코란도스포츠가 2241대로 8.4% 늘었지만, 코란도C(1515대)와 렉스턴W(393대)와 코란도투리스모(541대)는 각각 0.3%, 26.8%, 37.2% 줄었다. 

 

르노삼성은 6753대로 전년 대비 20.7% 줄었다. 들쭉날쭉했던 QM3가 작년 3971대나 팔린 덕분에 월 2000대 수준의 안정적인 판매량을 확보하고도 실적 하락의 주범이 됐다. SM5의 경우 2245대로 41% 늘었지만, SM3는 1257대로 33.9% 줄었다. SM7은 18.9% 늘었지만, 판매량은 271대에 불과했으며, QM5는 698대로 9.5%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올해 별다른 신차 소식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6월 상반기 판매량은 현대차가 33만6079대로 3.0%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24만2582대로 10.9% 늘었다. 한국GM은 0.8% 줄어든 7만1357대, 쌍용차는 36.6% 늘어난 4만5410대, 르노삼성은 0.8% 증가한 3만7260대를 기록했다. 수입차는 11만9832대로 27.1% 성장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승용

지난달 경차 판매량은 1만3971대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특히, 신차 출시를 앞둔 스파크 판매량이 전년 5313대에서 4437대로 16.5% 줄었다. 기아차 모닝은 7109대로 2.6% 줄었고, 기아차 레이는 2425대로 3.5% 늘었다. 최근 젊은 소비층의 경차 선호도가 줄어들면서 경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사전 계약에 들어간 신형 스파크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소형차 시장은 2949대에서 2522대로 14.5% 줄었다. 현대차 엑센트가 1808대로 5.5% 늘었지만, 쉐보레 아베오(213대)와 기아차 프라이드(501대)는 각각 37.4%, 44.0% 감소했다. 엑센트의 경우 7단 DCT 변속기를 장착하고 무이자 할부를 진행한 것이 조금씩 효과를 보는 듯하다. 전월 대비 판매량이 무려 81.5%나 늘었다. 아베오 역시 60만원 할인 및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판매량을 더욱 감소했다. 프라이드는 공식 프로모션도 없었다.

현대차 아반떼의 힘은 대단했다.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음에도 7023대가 판매되며 전년(7260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50~100만원 할인과 다양한 할부 프로그램을 지원해 하락 폭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준중형차 시장 역시 1만4511대로 전년(1만5002대) 수준의 판매량을 지킬 수 있었다. 기아차 K3도 3843대로 15.8%나 늘었으며, 쉐보레 크루즈도 1599대로 4.0% 증가했다. 반면, 르노삼성 SM3는 1257대로 33.9%나 줄었고, 현대차 i30는 317대로 51.8%나 감소했다. 기아차 쏘울의 경우 44.3% 늘었지만, 판매량은 472대로 그리 많지 않았다.

 

중형차 시장은 1만7196대로 전년 대비 5.0%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하락세였지만, 르노삼성 SM5가 41.0% 증가한 2245대가 팔리며 선전했다. 신차 출시를 앞둔 기아차 K5도 프로모션을 통해 3.8% 늘어난 3823대를 판매했다. 세그먼트 1위인 현대차 쏘나타는 9604대로 11.0% 감소했지만, YF를 단종시킨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쉐보레 말리부는 1371대로 20.7% 줄으며, 현대차 i40는 49.5% 하락한 153대로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준대형차 시장은 승용 세그먼트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1만101대로, 전년(8611대) 대비 17.3%나 증가했다. 현대차 그랜저가 7150대로 5.6% 늘었으며, 기아차 K7(1653대), 르노삼성 SM7(271)대가 각각 22.3%, 18.9% 성장했기 때문이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대차 아슬란도 771대로 힘을 보탰다. 단종을 앞둔 한국GM 알페온은 256대로 2.3% 감소했다. 

대형차 시장은 전반적인 하락세였다. 아무래도 수입차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세그먼트다 보니 수입차가 늘어날수록 타격을 받는 듯하다. 제네시스는 전년 대비 12.3% 줄어든 3160대가 판매돼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차 에쿠스는 409대로 40.1% 줄었으며, 기아차 K9은 350대로 2.6% 감소했다. 쌍용차 체어맨은 6.5% 하락한 100대가 판매됐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RV

티볼리가 'SUV=디젤'이라는 공식을 깨버렸다. 티볼리 가솔린 모델 만으로도 3630대를 팔아치우며 르노삼성 QM3(2181대)를 압도했다. 같은 가솔린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957)와 비교해도 4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초소형 SUV 시장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쌍용차가 티볼리에 디젤 모델을 추가했으며, 한국GM도 트랙스 디젤을 8월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도 QM3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이후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초소형 SUV가 늘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SUV 시장은 C·D 세그먼트 소·중형 모델이 이끌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2만8674대로 전년(2만3745대) 대비 20.8%나 증가했다. 모델별로는 현대차 싼타페가 9073대로 가장 많았고, 기아차 쏘렌토(6380대)와 현대차 투싼(4929대)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기아차 스포티지R이 3047대, 쌍용차 코란도C 1515대, 기아차 모하비 1198대, 르노삼성 QM5 698대, 쉐보레 캡티바 602대, 현대차 맥스크루즈 572대, 쌍용차 렉스턴 393대, 현대차 베라크루즈 267대 등이 판매됐다. 

MPV 시장에서 기아차 카니발이 독보적이다. 7인승, 9인승, 11인승에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다. 지난달 판매량은 49.3% 증가한 6380대로, 여전히 쌍용차 코란도투리스모(541대)를 압도했다. 쉐보레 올란도 역시 24.5% 늘어난 1613대로 기아차 카렌스(314대)보다 5배가량 많이 팔렸다.

#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2만4275대로 전년(1만7803대) 대비 36.4%나 증가했다. 이는 역대 수입차 판매량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4~5월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올해 1~6월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11만9832대로 전년(9만4263대)보다 27.1% 증가했다.

이번달 판매 주역은 지난달 무려 5744대를 판매한 BMW다. 지난 1월, 메르세데스-벤츠가 4000대 고지를 넘긴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5000대를 돌파한 것이다. 특히, BMW와 미니(758대)를 더한 BMW코리아의 판매량은 총 6502대로, 르노삼성(6753대)를 251대 차이로 바짝 따라왔다. 지난달 BMW코리아가 이례적으로 많이 판 것은 사실이지만, 수입 브랜드 판매량이 국산 브랜드를 넘어설 정도로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1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가 BMW를 265대 차이로 앞섰지만, 지난달 실적에서 격차가 벌어지면서 BMW가 1283대 차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BMW 5744대, 폭스바겐 4321대, 메르세데스-벤츠 4196대, 아우디 2150대, 포드·링컨 1120대, 랜드로버 825대, 미니 785대, 렉서스 727대, 도요타 711대, 푸조 678대, 크라이슬러·지프 602대, 포르쉐 479대, 혼다 464대, 닛산 461대, 볼보 316대, 인피니티 254대, 재규어 253대, 캐딜락 73대, 시트로엥 44대, 피아트 41대, 벤틀리 27대, 롤스로이스 4대다.

지역별 점유율은 독일 브랜드가 1만6890대로 69.6%를 차지했으며,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는 2973대로 12.3%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2617대의 일본 브랜드가 10.8%, 1795대의 미국 브랜드는 7.4%다. 

1~6월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BMW 2만4206대, 메르세데스-벤츠 2만2923대, 폭스바겐 1만8635대, 아우디 1만4559대, 포드·링컨 5625대, 도요타 3777대, 미니 3653대, 렉서스 3651대, 재규어·랜드로버 3267대, 크라이슬러·지프·피아트 3178대, 푸조 2978대 순이다.

#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TOP10 중 1~8위는 독일차가 독차지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인기 모델의 이름은 어느 정도 굳어진 듯하지만, 모델 변경이나 할인 조건 변화, 물량 확보 능력 등에 따라 매월 조금씩 달라졌다.

 

BMW 5시리즈는 2468대로 지난달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 29.4%나 증가한 수치다. 트림별로는 520가 863대로 가장 많았고,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된 520d x드라이브(601대)와 가솔린 모델 528i(342대)가 뒤를 이었다. 5시리즈의 상반기 누적판매는 9725대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8891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전월 대비 42.8% 늘어난 1916대로 2위를 차지했다. E클래스 판매량은 5시리즈보다는 적었지만, 전 라인업이 고르게 잘 팔린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트림별로는 E220 CDI가 425대로 가장 많았고, E250 블루텍 4매틱(368대), E300 4매틱(329대), E220 블루텍(253대) 순이다. 누적판매는 8891대다.

3위인 BMW 3시리즈는 1623대로 20.6% 늘었다. 트림별로는 320d가 792대로 가장 많았고,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ED)는 343대, 320d x드라이브는 139대 팔렸다. 320d GT와 320d x드라이브 GT도 각각 114대, 78대씩 판매됐다. 상반기 누적판매량은 5771대다. 

폭스바겐 골프는 전월 대비 무려 67.0% 늘어난 1455대가 판매돼 4위에 올랐다. 2.0 TDI가 1006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1.6 TDI 블루모션이 321대, GTD와 GTI는 각각 67대, 49대다. 상반기 누적판매는 5617대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판매량이 1000대가 넘는건 이제 뉴스도 아닌 듯하다. 지난달에도 1095대로 1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차 가격이 1억2820~2억9400만원에 달하니 수익성 측면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따라올 브랜드가 없을 듯하다. 

이밖에 폭스바겐 티구안이 1062대로 6위를 차지했으며,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 아우디 A6가 761대로 7위에 올랐다. 다음으로는 폭스바겐 파사트(700대), 렉서스 ES(539대), 포드 익스플로러(532대)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