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상반기 결산 10대 뉴스…현대차의 '진짜' 위기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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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1 09:00
2015 상반기 결산 10대 뉴스…현대차의 '진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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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위기설에 시달리면서도 그럭저럭 잘 버텨내던 현대차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시장 점유율 40%가 넘는 현대차가 매번 위기라니 뭔가 아이러니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했으며, 환율 상황의 악화로 수익 구조까지 나빠졌다. 이는 주식 시장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끼쳐 작년 25만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 주가는 13만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를 결산하며 자동차 시장에서 벌어진 10대 뉴스를 선정해봤다. 

# 1. 현대차 주식 폭락…'블랙 투즈데이' 회복 못해 

6월2일은 현대차에게 '블랙 투즈데이(검은 화요일)'였다. 5월 실적이 공개된 다음 날인 2일, 15만1500원에 장을 시작한 현대차 주가는 연이은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결국 13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 대비 10.36%(1만6000원)나 떨어진 것으로, 34조3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30조5080억원으로 줄었다. 하루 사이에 무려 3조50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 현대차 주가 그래프. 어찌된 영문인지 작년 9월 한전부지를 매입한 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현대차 주가가 13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8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당시 현대차 측은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보다 환율 내성이 강해졌고, 튼튼한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지만, 현대차 주가는 '블랙 투즈데이'가 한 달여 지난 지금까지도 13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2. 현대차 7단 DCT, 효과 없나…판매량 반등 실패?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는 것은 현대차에게는 큰 충격이다. 올해 초부터 새롭게 개발한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다양한 차종에 장착하는 등 판매량 반등을 노렸기 때문이다.

▲ 7단 DCT의 원리
▲ DCT의 역사

7단 DCT는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으로 주행 성능을 좋게 만들면서도 연비를 향상시키는 능력자지만, 안 팔리는 모델을 잘 팔리게 만드는 능력까지는 없는 듯했다. 올해들어 엑센트와 벨로스터 터보, i30, i40 등에 모두 7단 DCT가 장착됐지만, 이들의 판매량은 좀처럼 살아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신형 투싼의 경우 1.7 디젤+7단 DCT 모델이 추가되면서 예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대차가 새롭게 추가하는 쏘나타 1.6 터보와 1.7 디젤에도 7단 DCT가 장착될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 3. 미친 듯이 팔리는 S클래스…부자가 이렇게 많았나

현대차가 주춤하는 사이, 수입차 시장에서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최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월 1000대 넘게 팔리며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이어 수입차 판매량 3위를 차지한 것. 쉽게 말해 S클래스가 기아차 K9과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 등 국산차 플래그십 모델 3종의 판매량을 더한 만큼 팔렸다는 소리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1억2820~2억9400만원에 달하는 S클래스의 가격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S클래스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총 5284대로, 트림별 가격과 판매량을 계산하면 무려 8417억원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나온다. 

# 4. 티볼리와 쏘렌토 등 RV 열풍…RV 판매량, 곧 승용 넘는다

고급 세단을 앞세운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 브랜드의 명암은 RV를 얼마나 잘 팔았느냐에 갈렸다. 점점 감소하는 세단과 달리 RV는 매달 급증해 지난 5월 승용 모델과 RV 모델의 판매 비율은 56:44까지 좁혀졌다. 69:31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해 13%p나 줄어든 것이다.

▲ 쌍용차 티볼리

가장 큰 수혜자는 기아차와 쌍용차다. 카니발·쏘렌토 원-투 펀치를 앞세운 기아차는 승용:RV 비율을 51:49로 좁히며 전년 대비 7.8% 성장했다(현대차는 68:32). 쌍용차는 올해 1월 새롭게 출시한 티볼리가 예상을 뛰어넘은 높은 인기를 누렸다. 월 판매량은 3437대까지 늘었으며, 1~5월 판매량도 1만4894대로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 QM3(7974대)와 쉐보레 트랙스(4350대)를 압도했다. 

# 5. 서울모터쇼…그들만의 잔치, 이름만 국제 모터쇼?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메이저 모터쇼지만, 정작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에게는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듯하다.

▲ 2015 서울모터쇼

우선, 서울모터쇼 조직위가 지역 모터쇼라고 얕봤던 뉴욕모터쇼에 밀려 세계적으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볼보·FCA 등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일부 수입차 브랜드와 타이어 브랜드도 나오지 않았다. 국내 모터쇼에 처음으로 참가하기로 했던 람보르기니도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월드프리미어 6종, 아시아프리미어 9종, 코리아프리미어 18종 등 출품 차종의 면면도 해외 유명 모터쇼에 비해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이름만 국제 모터쇼지, 동네 잔치로 끝난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만 하다.

# 6. 톱기어 제레미클락슨 해고…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퇴출당한다면?

3억5000만명이 시청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쇼인 톱기어의 간판스타 제레미 클락슨이 지난 3월 영국 BBC에서 해고되면서 톱기어에서 퇴출당했다. 쉽게 말해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잘린 셈이다.

▲ 제레미 클락슨이 PD 폭행 사건으로 BBC 톱기어에서 잘렸다

퇴출 원인은 톱기어 프로듀서인 오신 타이먼에게 욕설과 협박을 동반한 물리적 폭행을 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은 톱기어를 함께 진행하던 제임스 메이와 리차드 햄먼드도 제레미 클락슨을 따라 BBC에서 나왔고, 함께 새로운 자동차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톱기어 진행자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아무튼, 우리가 열광했던 톱기어는 끝난 것으로 봐야겠다. 

# 7. CES '자동차와 IT'…영화에서 보던 미래 자동차 '성큼'

▲ 현대차가 2015 CES에서 공개한 증강현실디스플레이

이제 자동차는 IT는 논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둘 사이가 무척 가까워졌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2015 CES(국제전자박람회)' 역시 전자박람회인지 모터쇼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미래 신기술들을 마구 뽐냈다. 과거에는 기본적인 차량 제어를 위한 전자장비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의 연동, 증강 현실 디스플레이, 레이저 헤드램프, 자율주행 자동차, 무사고에 도전하는 능동적 안전 시스템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자동차에 구현되고 있다.

# 8. 맥라렌 국내 출시…영국에서 온 궁극의 슈퍼카

▲ 맥라렌 650S 스파이더

애스턴마틴 판매를 둘러쌓고 애스턴마틴서울과 힘겨루기를 하던 기흥인터내셔널이 지난 4월 영국 슈퍼카 브랜드인 맥라렌까지 들여오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이번 론칭 행사에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로 있다가 맥라렌 아시아태평양총괄로 자리를 옮긴 데이비드 맥킨타이어 대표가 직접 참석해 "F1 기술을 통해 '궁극의 슈퍼카'로 만들어진 맥라렌의 명성이 한국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흥인터내셔널 측은 "초도 물량으로 650S 5대를 들여왔으며, 순조롭게 인증절차를 마치고 5월 초부터 고객인도에 나설 수 있다"면서 "원하는 차량 옵션을 선택할 경우 생산 기간과 인도 기간을 합쳐 5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 밝혔다.

# 9. 쌍용차 평택공장,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2차 감염 '생각만 해도 아찔'

▲ 쌍용차 평택공장 현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사진을 찍는 마힌드라 회장

5월말 시작된 메르스의 여파가 쌍용차 공장까지 미쳤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평택공장 직원 ㄱ씨가 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 됐다. ㄱ씨는 지난달 3째주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국내 첫번째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있던 병원을 찾았으며 이로 인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ㄱ씨와 접촉한 동료 직원 20여명도 당일 오전 귀가 조처 됐는데, 2~3일간 휴식을 취하며 건강 상태를 살펴본 결과 메르스에 걸리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쌍용차 측은 "직원들을 상대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메르스 관련 보건 교육을 실시했다"며 "소독 작업은 매일 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철저히 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10. 우버X 서비스 중단

▲ 우버가 우버X 서비스를 중단했다

53개국 20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세계 최대 기술 스타트업 기업인 우버(Uber)가 서울시와의 긴 힘겨루기 끝에 우버X의 국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시가 총액 412억달러(약 42조원)의 글로벌 기업도 서울시의 규제에는 맥을 못 춘 셈이다. 현재 택시 기사를 연결해주는 우버 택시만 정상적으로 서비스될 뿐, 고급 서비스인 우버 블랙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맞춰 외국인, 노인, 장애인 등 일부 시민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버는 서울시와 협의 없이는 우버X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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