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초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 디젤의 연비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왔다. 르노삼성 QM3와 쌍용차 티볼리에 빼앗긴 초소형 SUV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트랙스 디젤의 연비는 도심 13.5km/l와 고속 16.4km/l 등 복합 14.7km/l다. 이는 QM3(18.5km/l)보다 20.5%나 부족해, 내달 출시 예정인 티볼리 디젤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단계 윗급인 현대차 투싼 1.7(15.6km/l)과 비교해도 6.4%나 낮다.

업계 한 전문가는 "트랙스 디젤이 QM3보다 배기량도 크고 115kg가량 무겁다지만, 이렇게까지 연비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면서 "디젤 모델을 통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한국GM의 계획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랙스 디젤은 당초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월에 2015년형 모델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뿐, 9월부터 시작되는 유로6에 맞춰 출시 일정을 하반기로 미뤘다.

한국GM은 아직 트랙스 디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오펠 모카에 탑재된 1.6리터급 디젤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QM3(90마력, 22.4kg·m)와 비교해 출력과 토크가 각각 51%, 46%가량 우수하며, 티볼리 디젤(115마력, 30.6kg·m 예상)보다도 18%, 7%가량 높다.

 

여기에 젠Ⅱ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가솔린 모델과 달리 새롭게 개발한 젠Ⅲ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될 것으로 전해졌다.

실내외 디자인은 일부 사양에만 변화가 있을 뿐,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아쉽다는 지적을 받은 실내 디자인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디젤 엔진을 장착하면 가격이 100~150만원가량 오를 텐데, 디자인을 바꾸는 등 추가적인 가격 인상 요인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가뜩이나 트랙스는 가솔린 모델을 출시할 때도 소비자들에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는 등 가격에 민감하다"면서 "가솔린 모델(1953~2320만원)에 약 150만원을 더한 2100~2500만원으로, 경쟁 모델인 QM3(2280~2495만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1~4월 초소형 SUV 판매량은 티볼리가 1만1457대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QM3가 5774대로 뒤를 이었으며, 트랙스는 3440대로 가장 적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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