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대차] 쌍용차 티볼리vs르노삼성 QM3…'초소형 SUV의 최강자 대결'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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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28 00:46
[차대차] 쌍용차 티볼리vs르노삼성 QM3…'초소형 SUV의 최강자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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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는 모두 작은 차체에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춘 초소형 SUV지만, 두 차가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티볼리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은근과 끈기로 자수성가한 국내파라면, QM3는 유복한 가정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유학을 다녀온 해외파다. 뿌리가 다르니 몸집을 불리는 스타일에도 조금 차이가 있다. 티볼리가 트랙스와 QM3를 넘어선 다음 아반떼급 준중형 시장까지 공략한다며 착실히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는 반면, 물 건너온 QM3는 국산차와는 어울리고 싶지 않은 듯 대뜸 폭스바겐 골프와 미니 등 수입차를 직접 지목하고는 '한판 붙자'며 도발했다.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두 차 모두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라는 점은 비슷하다 하겠다. 투싼보다 작은 'B세그먼트 SU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이유도 있고, 눈높이가 낮춰져선지 초소형 SUV의 원조격인 쉐보레 트랙스 때는 없던 신차 효과도 누리고 있다.

티볼리는 가솔린 모델로만 1월 2312대, 2월 2898대, 3월 2827대 등 3달 만에 8000대를 넘겼다. 특히, 6월에는 디젤과 사륜구동 모델을 추가하고, 하반기에는 롱바디 모델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이라니 티볼리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QM3는 작년 1만8191대(월평균 1516대)가 팔렸지만, 전량 스페인에서 수입하는 탓에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월별 판매량은 16대에서 3971대까지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4월부터 월 4000대의 물량을 확보하며 숨통이 트여 더이상 공급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게됐다.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를 비교해봤다.

◆ 외관 디자인 - QM3 '승'…물 건너온 일체형 디자인

두 모델 모두 각 회사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돼 세련된 모습이지만, 차체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느껴지는 일체형 디자인의 QM3가 조금 더 스타일리시한 느낌이다. 

 

QM3에는 소형차 클리오에서부터 시작된 르노의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전체적으로 직선 사용을 자제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해 유려한 인상을 준다. 전면부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연결해 차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으며, 옆모습은 독특한 캐릭터 라인으로 볼륨감을 강조했다. 뒷모습은 화려하진 않지만 세부적인 선을 이용해 다부진 느낌이다. 특히, 둥글둥글한 차체에 적용된 투톤 컬러는 여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차체 크기는 길이 4125mm, 너비 1780mm, 높이 1565mm로, 티볼리(4195mm, 1795mm, 1590mm)보다 작고 좁고 낮다.

 

티볼리에는 그동안 쌍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개발한 첫 차인 만큼, 과거의 흔적을 벗겨내려는 노력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구형 2박스 스타일에 곡선보다는 직선을 강조한 남성적인 디자인이다. QM3처럼 전면부의 HID 헤드램프를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시켰고, LED 주간주행등에 범퍼 디자인도 과격하다. 뒷바퀴 휠하우스 상단부에서 이어지는 굴곡진 후면부는 독특한 모양의 테일램프와 트렁크리드, 범퍼, 반사판, 스포일러 등과 함께 개성 있는 모습이다. 외장 색상은 8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투톤 패키지도 5종류나 마련됐다.

◆ 실내 디자인 및 공간 활용성- 티볼리 '승'…쌍용차가 이렇게 좋아지다니

 

부끄러울 정도로 속상했던 쌍용차의 실내 디자인이 티볼리를 통해 꽤 개선됐다. 작은 차체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뽑아내는 능력은 대단할 정도다.

티볼리 실내는 칭찬해줘야겠다. 전체적인 레이아웃부터 각종 버튼의 디자인과 색 배열 등은 쌍용차임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됐다. D컷 스티어링휠은 극단적으로 잘라내진 않았지만, 휠 중간에 다른 굴곡을 줘 색다른 손맛을 느끼게 했다. 클러스터 색상도 6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었으며, 시인성도 좋았다. 인스트루먼트패널의 각종 조작 버튼들은 디자인과 기능, 배치도 대부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다만, 스티어링휠에 공간이 남아있음에도 주행 시 자주 사용하는 '주행모드 변경 버튼'과 '스티어링휠 감도 조절 버튼'을 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한 것도 아쉽다.

 

공간은 만족스럽다. 휠베이스는 2600mm로, QM3(2605mm)보다 조금 작지만, 너비와 높이가 각각 15mm, 25mm 커서 보다 넉넉하게 느껴진다.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됐으며, QM3와 달리 제대로 된 센터콘솔이 있다는 점도 좋다. 뒷좌석도 생각보다 넉넉한데, 등받이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머리 공간이 답답하지도 않았다. 2열에도 암레스트와 컵홀더, 도어 맵포켓이 적용됐으며, QM3처럼 앞좌석 등받이 뒷부분에 고무줄(시트 백 밴드)을 적용해 신문이나 잡지 등을 넣을 수 있게 했다. 트렁크 공간은 423리터로, QM3(377리터)보다 넓다.

 

디자인 자체만으로는 QM3가 티볼리보다 더 세련된 느낌이다. 그러나 실내 곳곳에 민망할 정도로 저렴해 보이는 소재를 사용했으며, 마감이 허술한 곳도 많아 디자인 효과를 반감시키는 면이 있다.

외관처럼 개성 넘치는 실내에는 독특한 모양의 계기반이 장착됐는데, 화려하고 선명해 시인성이 뛰어나다. 스티어링휠도 검은색 고광택 플라스틱과 가죽으로 마감해 세련됨을 강조했으며, 잡는 느낌도 좋다. 센터페시아는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공조장치 콘트롤을 제외한 내비게이션 및 엔터테인먼트 버튼을 터치스크린으로 통합했다. 또, 시트에 지퍼를 달아 따로 떼서 세탁할 수 있도록 했는데, 2015년형부터는 가죽시트도 추가됐다. 조수석에는 대형 슬라이딩 글러브박스인 '매직 드로어'가 적용됐는데, 12리터의 공간에 노트북이나 카메라, 화장품 등 다양한 물건을 넣을 수 있게 했다.

 

휠베이스는 2605mm로, 뒷좌석 무릎 공간이 부족한 편은 아니다. 게다가 중형급 SUV에서나 볼 수 있었던 뒷좌석 시트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돼 자리를 넓힐 수도 있다. 다만, 차체가 낮은 편이어서 머리 공간은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앞좌석 등받이 뒷부분에 고무줄(시트 백 밴드)을 달아 신문이나 잡지 등을 넣을 수 있다. 뒷좌석은 6:4로 접히며, 트렁크 공간은 377리터다.

◆ 주행 성능- QM3 '승'…1.5 디젤 엔진과 6단 DCT의 찰떡궁합

QM3의 제원상 동력 성능은 서운하기 그지없지만, 독일 게트락사의 6단 DCT와 결합된 주행 능력은 제원표의 숫자를 우습게 뛰어넘는다.

 

QM3는 주행성능보다 연비에 초점을 맞춘 디젤 모델인 만큼, 제원상 동력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QM3에 탑재된 1.5리터급 4기통 디젤 엔진은 르노와 닛산은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에도 탑재되며 검증이 끝난 것으로,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5kg·m를 낸다. 최고출력은 4000rpm에서, 최대토크는 2000rpm에서 나오는데, 6단 DCT와 함께 성능과 연료효율 모두를 만족시킨다.

 

특히, 낮은 RPM에서도 강한 토크를 내면서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능력이 발군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DCT가 빠르고 끊김 없이 매끄럽게 동력을 이어주는 듯하다. 또, 짱짱한 스티어링휠은 안정적으로 방향을 유지해 직선 구간에서는 보타가 거의 필요없을 정도다. 서스펜션의 단단함과 코너에서의 차체를 잡아주는 능력도 만족스럽다. 다만, 고속에서는 힘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한계를 보인다.

 

티볼리의 제원상 성능은 딱 1.6리터급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최고출력 126마력(6000rpm), 최대토크 16.0kg·m(4600rpm)를 초반부터 잘 달리도록 세팅해 저속부터 고rpm을 사용해 툭툭 치고 나가는 느낌이다. 움직임이 가볍고 재빨라 스포티함을 좋아하는 젊은층에 잘 어울릴 듯하다. 특히, 차를 이리저리 휘둘러도 중심을 잘 유지하면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 SUV 치고는 시트포지션이 그렇게 높지 않아 안정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듯하다. 서스펜션도 딱히 울컥거리지도, 딱딱하지도 않게 알맞은 세팅이다.

 

그러나 동력 성능을 초반에 몰아넣어 중고속에서는 가속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초반에 통통 튀며 빠르게 달리다가도 고속에서는 답답해진다. 또, 쥐어짜는 세팅이니 차가 조용할 리도 없다. 가솔린 모델치고는 꽤 시끄러운데, 공회전 상태에서도 디젤 모델로 착각할 정도다.

◆ 연비- QM3 '승'…국산차 중 가장 연비 좋은 차

연비에서는 '국산차 중 가장 연비 좋은 차'인 QM3의 압도적인 승리다. 물론, QM3는 디젤 모델이고, 티볼리는 가솔린 모델이긴 하다. 6월에 티볼리 디젤이 나온다지만 QM3보다 연비가 좋은차를 내놓는건 불가능해 보인다.

 

QM3 연비가 좋은 이유는 가벼운 차체에 배기량이 낮은 1.5dCi 엔진과 6단 DCT가 조합됐기 때문이다. QM3에 장착된 1.5dCi 엔진은 해외에서 동력 성능을 강화한 110마력, 26.5kg·m 모델도 판매되는데, 국내에는 연비를 강화한 90마력, 22.5kg·m 모델만 나온다. 특히, 무거운 디젤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차체 무게가 1300kg으로, 티볼리 가솔린과 비슷하다. 여기에 6단 DCT 변속기가 빠르고 정확하게 변속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시켜 연비가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의 연비는 그리 우수한 편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직분사 엔진도 아니고 동력 성능을 초반에 몰아넣는 방식으로 세팅한 데다가, 쌍용차가 작년 국토부로부터 코란도스포츠 연비 부적격 판정 이후 연비도 좀 더 보수적으로 신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복합연비는 12.0km/l로, 한 등급 위인 스포티지R(가솔린, 9.7km/l)보다는 23.7%가량 우수하지만, 준중형차인 아반떼(가솔린, 14.0km/l)보다는 16.7%가량 낮다. 특히, 수동변속기 모델의 연비(12.3km/l)가 자동변속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 안전 사양 및 편의 사양- 티볼리 '승'…동급 최고 수준

충돌 안전성은 티볼리에 대한 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아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차에 장착된 사양을 비교해보면 QM3보다 조금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편의 사양 역시 티볼리가 미세하게 앞선다.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에 사용된 고장력 강판 비율은 71.4%로, 튼튼하기로 유명한 트랙스(66%)보다 높다.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은 40%로, 차 전체에 28%가 적용된 셈이다. 특히, 지붕 라인과 B필러 등에는 1500mpa급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됐다. 에어백 시스템은 6에어백을 기본으로, 고급형 LX 트림 이상에는 무릎 에어백이 추가된다. 여기에 전·후륜 디스크 브레이크, 다기능 차체자세제어장치(ESP),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급제동 알림 시스템(ESS), 전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SA) 등이 적용됐다.

 

QM3의 고장력 강판 비중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승객이 탑승하는 세이프티존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QM3의 유럽 버전인 캡처는 유로NCPA에서 최고 등급인 5스타를 획득했다. 여기에 6에어백 시스템과 차체제어장치, 경사로 밀림방지,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급제동경보시스템, 후방 경보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등이 탑재됐다.

◆ 가격대비 상품성- QM3 '승'…비슷한 가격이면 연비 좋은 '디젤'

다양한 트림과 가격대를 갖춘 티볼리가 선택의 폭이 넓었지만, QM3가 150~200만원가량 비싼 디젤 모델인 것과 추가 옵션으로 인한 가격 상승, 연비 차이까지 고려하면 QM3의 상품성이 조금 더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QM3는 2280만원의 SE 트림부터 최근 출시된 2570만원의 RE 시그니처까지 4개 트림을 갖췄다. 최고급 트림인 RE 시그니처에 LED 룸램프 세트(8만9000원), 크롬 바이저(4만8000원), 데칼(8만2000원), 사이드미러 오토 폴딩(15만원), 인조가죽세트(29만원) 등 QM3 전용 액세서리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110만원)을 추가하면 2745만9000원까지 뛰어오른다.

티볼리는 1635만원의 수동변속기 모델인 TX(MT) 트림부터 2347만원의 LX 최고급형까지 5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LX 최고급형에 세이프티 선루프(50만원), 7인치 AVN 시스템(55만원), 투톤 인테리어(15만원)을 추가하면 가격은 2467만원이다. 여기에 범퍼 가드(36만원), 안개등 몰딩(3만7000원), 사이드 실 세트(22만원), 일체형 루프박스(90만원), 스키드 플레이트(24만원), 카본 아웃사이드미러 커버(14만원), 스포츠 페달(2만8000원), LED 도어 스커프 10만원, 워셔히터(13만2000원) 등의 추가 선택품목을 구입하면 2682만7000원까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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