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의 로망' 픽업트럭, 현대차부터 벤츠까지 '총출동'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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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31 09:20
'상남자의 로망' 픽업트럭, 현대차부터 벤츠까지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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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에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까지 픽업트럭 개발에 발 벗고 나섰다. 여기에 정통 SUV 브랜드인 지프도 30여년 만에 픽업트럭을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포드와 쉐보레, 램 등 기존 강자들이 지배하는 픽업트럭 시장에 하나둘씩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커다란 바퀴로 어떤 험로든 거침없이 달리는 모습은 남자라면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일지 모른다. 국내에서는 픽업트럭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북미 시장에선 해마다 판매량을 점점 늘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세계 픽업트럭시장 규모는 약 230만대 수준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작년 미국 자동차 시장은 포드 F시리즈(75만3581대)와 쉐보레 실버라도(52만9755대), 램 픽업(43만9789대)이 사이좋게 작년 베스트셀링카 TOP3를 휩쓸었다. 특히, 포드 F시리즈는 30여년간 미국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호주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남미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픽업트럭이 많이 팔린다. 특히, 도요타 하이럭스는 각국에서 베스트셀링카 TOP3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폭스바겐 아마록도 노르웨이와 러시아 등 일부 유럽 지역과 남아프리카 및 남미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 현대차 싼타크루즈…'픽업트럭의 나라' 미국서 성공할 수 있을까?

▲ 현대차 싼타크루즈 콘셉트

현대차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현대차는 싼타크루즈 공개 당시 "아직 실내도 완성되지 않았다"면서 양산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모터쇼 공개 이후 싼타크루즈가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반응을 얻자 입장을 바꿔 양산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 매체들에 따르면 현대차 연구개발부문 박병철 이사는 "여전히 몇 가지 장애물이 존재하지만, 픽업트럭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가 산타크루즈 생산을 위해 미국 알라바마에 두 번째 공장 설립을 고려 중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알라바마 공장이 연간 40만대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등 한계에 달해 추가 차종을 양산하려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그럴듯한 설명도 더해졌다.

▲ 현대차 싼타크루즈 콘셉트

싼타크루즈는 코드명 HCD-15로 미국에 위치한 현대차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싼타페급 SUV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전면부에는 BMW i8을 연상시키는 벌집 모양의 헤드램프가 장착됐으며, 커다란 안개등이 적용됐다. 테일램프는 BMW 6시리즈와 닮았다. 여기에 특별히 디자인한 미쉐린 타이어를 달았는데, 가운데만 조이면 장착되는 센터로킹 허브휠과 노란색 브램보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됐다. 뒷좌석에는 반대방향으로 열리는 보조문짝(코치도어)을 마련했다. 

싼타크루즈에는 2.0리터급 디젤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90마력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며, 리터당 12.8km/l(30mpg)의 연비를 갖췄다. 또, 현대차의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인 HTRAC이 장착돼 험로에서도 강력한 주행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픽업트럭 도전…고성능·작업용 2가지 버전

메르세데스-벤츠도 2017년 공개를 목표로 픽업트럭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 장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연간 230만대 규모인 세계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픽업트럭 이미지

메르세데스-벤츠의 픽업트럭은 SUV 모델인 M클래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용도에 따라 2가지 버전으로 나올 예정이다. 하나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고성능 승용 모델로, 실용성 보다는 남성다운 외관에 걸맞은 터프한 달리기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다.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픽업트럭에 기대되는 실용성을 강조한 작업용 버전으로 나온다.  

전체적인 외관은 기존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타일을 유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개된 GLE와 비슷한 모습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내 역시 V클래스 등 MPV 모델과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새롭게 개발하는 4기통 및 6기통 엔진, 가솔린 및 디젤 엔진, 수동 및 자동 변속기 등 다양하게 적용된다. 추후에는 8기통 고성능 및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될 것으로 전해졌다.

◆ 지프, 30여년 만에 픽업트럭 부활?…글래디에이터의 재림

▲ 지프 글래디에이터 콘셉트

정통 SUV 브랜드인 지프도 픽업트럭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지프 CEO 마이크맨리는 "우리는 차세대 랭글러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랭글러를 기반으로 만든 픽업트럭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실히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랭글러의 포트폴리오에 매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 지프 글래디에이터 콘셉트

업계에서는 지프가 만드는 픽업트럭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프는 현재 SUV만 판매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픽업트럭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프는 1947년 윌리스 지프를 시작으로, 1962년 글래디에이터와 1985년 코만치 등 픽업트럭을 선보였다. 또 2004년에는 랭글러를 기반으로 제작한 글래디에이터 콘셉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게다가 픽업트럭은 오프로드 성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SUV 전문 브랜드인 지프에 강점이 있으며, FCA그룹에 속한 램과의 기술 공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포드 F-150 랩터…픽업트럭의 본좌

▲ 포드 F-150 랩터

새로운 도전자들에 맞서 픽업트럭 시장의 기존 강자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신차를 선보였다.

포드가 지난 1월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F-150 랩터는 F-150 시리즈 중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뛰어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차체를 고강성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해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약 227kg 줄이면서도 강성은 향상시켰다.

▲ 포드 F-150 랩터

파워트레인은 6.2리터 V8 엔진(411마력)에서 3.5리터 V6 에코부스트 엔진으로 달라졌다. 포드 측은 아직 엔진 성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동력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연비까지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인 ‘토크 온 디맨드’ 트랜스퍼 케이스가 적용됐고, 폭스 레이싱의 쇽업쇼버와 17인치 휠, 오프로드 타이어 등이 적용됐다. 

◆ 램(Ram) 레블…오프로드를 위해 태어난 픽업트럭

▲ 램 레블

램 역시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를 통해 오프로드에 특화된 픽업트럭 '램 1500 레블'을 공개했다. 본격적인 판매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다. 

램 1500 레블은 검은색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특수 코팅된 프론트 범퍼가 적용됐으며,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와 2개의 견인고리가 장착됐다. 헤드램프는 LED가 사용됐고, 2개의 공기 통로를 갖춘 알루미늄 스포츠 후드를 갖췄다. 여기에 17인치 무광 블랙 알루미늄 휠과 33인치 도요(Toyo) 타이어, 독특한 테일게이트와 LED 테일램프, 크롬 재질의 듀얼 배기 시스템이 장착됐다.

▲ 램 레블

파워트레인은 2가지다. 기본 모델에는 3.6리터 V6 펜타스타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305마력, 최대토크 37.1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모델에는 5.7리터 V8 헤미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395마력, 최대토크 56.7kg.m의 강력한 힘을 낸다.

두 엔진 모두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으며, 사륜구동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험로 주파 능력을 높이기 위해 1인치 리프트 킷과 빌슈타인 쇽업소버, 리어 스테빌라이저 바, 에어 서스펜션 등이 추가됐다. 

◆ 닛산 타이탄 XD…뼛속까지 미국 스타일 픽업트럭

▲ 닛산 타이탄 XD

포드나 램에 비해 한 발 뒤쳐져 있지만, 닛산도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강력한 픽업트럭인 타이탄 XD를 선보였다. 이전 모델에 비해 실내외 디자인이 세련된 스타일로 변했으며, 새로운 엔진을 탑재해 성능과 연비도 향상됐다.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해 설계 단계부터 철저히 미국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외관은 LED가 적용된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가 장착됐고, 크롬 장식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도 적용됐다. 실내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으며 닛산 커넥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적용된 7인치 모니터가 탑재됐는데, 어라운드 뷰 기능도 지원한다.

▲ 닛산 타이탄 XD

파워트레인은 5.0리터 V8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은 310마력, 최대토크는 76.7kg·m로, 닛산에 따르면 약 907kg(2000파운드)의 화물을 실은 상태로 최대 5443kg(1만2000파운드)을 견인할 수 있다. 추후에는 V6 가솔린 엔진도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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