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산 볼보, 미국 진출…한국산 차와 경쟁?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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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5 12:25
[기자수첩] 중국산 볼보, 미국 진출…한국산 차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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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나름대로의 '선언'들이 쏟아졌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중국 저장 지리홀딩그룹(Jiejang Geely Holding Group)가 내놓은 '중국에서 생산한 볼보를 미국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의 발표다. 

중국 지리는 2010년 스웨덴 볼보 브랜드를 미국 포드로부터 인수했으며 볼보 인수와 함께 충돌 안전성등 기술력을 급속도로 향상시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지리는 중국 청두 공장에서 다양한 볼보 승용차를 생산해 중국내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프리미엄 세단 S60L 1500대를 시범으로 미국에 수출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수출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국 질리 자동차의 KC콘셉트카. 볼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중국의 미국 진출이 말처럼 쉬운건 아니다. 2005년 중국의 체리 자동차(Chery Automobile)는 2007년까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패했다. 지리 자동차(Geely Auto)도 2008년에 소형차량을 판매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루어지지 못했다. 2007년에는 장풍 모터스(Changfeng)도 2008년까지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은 유별난 해였다. 당시는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자동차시장이 위축되고 중국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중국 업체가 자국 시장에 전념하게 된 시점이었다. 또, 중국 정부 또한 해외 품질 및 안전기준에 부합한 자동차를 생산할 때까지 중국산 자동차의 수출을 자제토록 했던 상황도 있었다. 

# 중국의 시장 축소, 미국의 판매 회복...중국 업체들 미국으로 눈돌린다

그러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당초 중국의 상무부는 자국 자동차 품질이 떨어져 국가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을 우려해 자동차 수출을 지연시켜왔지만, 그래서 정한 중국산 자동차의 해외 진출 목표 해가 바로 2015년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자국내 자동차 판매를 억제하는 정책을 계속 펴고 있어 중국 제조사들은 틈틈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광저우 자동차 그룹(GAC)도 디트로이트에 부스를 열고 미국 진출을 선언했을 정도다. 최근 미국의 견고한 경제성장으로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지리는 볼보가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브랜드 이미지로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산 자동차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인의 볼보에 대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판매량도 기대하고 있다. 

볼보가 미국에 수출하려는 S60L모델은 일반적인 S60모델보다 휠베이스가 긴 중국 전용 모델이다. 미국에서도 휠베이스를 늘린 재규어의 XJ나 아우디의 A8L 모델이 더 인기를 끈다는 점에 착안 미국 진출에 적합한 모델로 판단되고 있다.

볼보는 중국 청두 공장의 기술 및 장비, 노동환경, 안전 및 환경 기준이 유럽 공장과 동급이라고 평가해오고 있으며 결국 중국에서 판매된 볼보는 미국 시장에 무리 없이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는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좀 더 날카로운 잣대로 평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기 문제점이 적고, 일정 수준 품질을 유지한다면 중국회사들이 하루 아침에 우리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자로 올라설 가능성마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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