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만드는 마법의 기술 '터보차저'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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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05 02:33
슈퍼카 만드는 마법의 기술 '터보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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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업계에 불고 있는 다운사이징 열풍의 중심에는 터보차저가 있다.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성능과 효율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현대기아차 같은 대중차 브랜드부터 페라리 같은 슈퍼카 브랜드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 부가티 베이론의 8.0리터급 W16 엔진. 4개의 터보차저가 장착됐다

터보차저는 한 마디로 산소 공급기(과급기)다. 자동차 엔진은 사람의 심장처럼 충분한 양의 산소가 공급되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 터보차저는 연소 후 발생하는 배출가스의 압력으로 터빈을 돌려 엔진 실린더에 강제로 공기를 집어넣어 피스톤의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900℃에 달하는 배기온도가 내부 압력을 높이면 배기가스가 빠른 속도로 터빈을 돌린다. 이 때 외부 공기가 1.5배 정도로 압축돼 실린더에 들어가게 되는데, 냉각기(인터쿨러)로 산소의 밀도를 높이면 자연흡기 엔진보다 약 20%가량 향상된 출력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 터보차저의 원리

터보차저는 일정한 압력이 없으면 저rpm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른바 '터보렉'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낮은 rpm에서는 배기가스가 충분하지 않아 터빈을 돌리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rpm에서 출력 향상이 매우 뛰아나다는 장점이 있으며,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고질적인 터보렉 현상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또, 고급 모델에는 고rpm과 저rpm에 각각 작동하도록 한 트윈터보 기술까지 적용되는 등 터보차저는 다운사이징을 위한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다. 

▲ 현대차의 신형 터보차저 엔진과 변속기

이에 따라 현대차도 터보차저 사용에 적극 나섰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최근 개발한 카파 1.0 터보 GDI 엔진으로 1.2~1.6리터급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1.2~1.6리터급 자연흡기 엔진은 현재 아반떼와 엑센트, i30 등 소형에서 준중형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대차의 1.0 3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7.5㎏·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아반떼에 탑재된 1.6 엔진(140마력, 17.0kg·m)과 비교해 출력은 다소 낮지만, 토크는 더 높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1.0 터보 엔진은 저출력 영역인 1500rpm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낼 수 있도록 세팅돼 실용 영역에서 우수한 주행 성능을 낸다"면서 "다운사이징과 직분사 터보 기술을 통해 연비 향상 효과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포드 2.0 에코부스트 엔진

포드의 경우도 터보차저를 장착한 에코부스트 엔진을 통해 배기량을 1.0~2.0리터급으로 낮추면서도 동력 성능과 연비를 모두 향상시켰다. 적용 차종도 소형 해치백인 포커스부터 대형 SUV인 익스플로러부터 다양하다. 르노삼성 SM5 TCE와 미니 쿠퍼의 경우도 터보차저를 이용한 저배기량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다.

▲ 메르세데스-벤츠의 4.0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

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 역시 최근 터보처저 엔진으로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고 있다. BMW는 모델별 배기량과 성능에 따라 싱글터보부터 트윈터보, 트리플터보까지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새롭게 개발한 4.0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을 AMG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아우디 역시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고성능 RS 모델에 탑재했다. 

▲ 페라리 캘리포니아T의 3.8리터급 트윈터보 엔진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수억원에 달하는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역시 터보차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30여년간 자연흡기 엔진을 고집하던 페라리는 최근 캘리포니아T를 시작으로 터보차저 엔진을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캘리포티아T의 경우 3.8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77.0kg.m를 발휘하는데, 이는 4.3리터급 V8 자연흡기 엔진이 장착된 기존 캘리포니아에 비해 70마력, 25.5kg.m 향상된 것이다. 

 

람보르기니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인 SUV 우르스에 최초로 터보 엔진을 장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엔진은 람보르기니가 속한 폭스바겐그룹에서 사용되고 있는 4.0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아우디 RS6와 RS7에 탑재돼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우라칸에 적용된 5.2리터급 V10 엔진(610마력, 57.1kg·m)과 비교해 출력은 50마력 낮지만, 토크는 14.3kg·m 높다.

▲ 부가티 베이론의 8.0리터급 W16 엔진. 4개의 터보차저가 장착됐다

수십억원이 넘는 고성능 슈퍼카 세계에서는 기본적으로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코닉세그 원:1(1341마력)의 경우 5.8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 헤네시 베놈 GT(1244마력)에는 7.0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 멕라렌 P1(916마력)은 3.8리터급 V8 트윈터보 엔진, 포르쉐 918 스파이더에는 4.6리터급 V8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부가티 베이론은 8.0리터급 W16 엔진에 무려 4개의 터보차저가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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