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 겨울, 당신의 타이어가 울고있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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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31 01:17
[기자수첩] 이 겨울, 당신의 타이어가 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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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회사차 현대 제네시스를 몰고 나가려는데 TPMS, 즉 타이어 압력 경고등이 들어온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공기압력이 부족하다고 경고한 것이다. 많은 수치는 아니고 약 15% 정도 부족하다는 경고다. 당장 차에서 내려서 공기압을 보충했다. 바로 이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 타이어는 공기압이 부족하면 운다

최근엔 여러 기관에서 타이어 주행 시험을 한다. 이 때 간혹 예외상황이 발생하곤 하는데, 가혹조건에서 2시간이 넘게 버티던 타이어가 특정 공기압과 주행속도가 되면 타이어 표면이 울고(wave가 생기고) 수분만에 급속히 과열돼 어이없이 파열되는 일이 생긴다. 바로 스텐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이다. 

타이어 표면에 발생하는 스텐딩 웨이브 현상/그림=금호타이어

흔히 두개의 파장이 중첩해 타이어의 특정부위가 올록볼록해지는 정적인 파장을 말하는데, 타이어에서 일어나는 스탠딩 웨이브는 자동차와 타이어 업계가 생각하는 최악의 공포다. 

지난 1990년대 말 미국 포드 익스플로러의 타이어가 고속주행중 파손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사고로 많은 승객이 죽거나 다치는 가운데도 명확한 원인을 몰라 리콜을 미뤘다. 그 사이 대규모 소송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로서 잘나가던 타이어 브랜드 파이어스톤이 사실상 문을 닫고 포드가 길고 긴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는데, 바로 그 원인이 이 스탠딩 웨이브 때문이라는게 밝혀져 지금 타이어 업계는 호환마마보다 스텐딩 웨이브를 더 두려워 한다. 

스텐딩 웨이브는 파장의 절묘한 중첩이 원인이므로 타이어 제조사와 차체 무게 등의 관계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기압이 부족할 때 일어나기 쉽다. 포드-파이어스톤 사건 이후 고민한 미국 정부는 타이어 공기압력 센서를 전 차종에 의무적으로 장착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서는 2000년대 초부터 의무화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의무화 됐다.

스텐딩웨이브가 가장 발생하기 쉬운 상황은 공기압이 표준보다 많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고, 딱 10-15% 가량 부족할때로 알려져 있다. 따뜻한 봄,여름에 공기압력을 맞춘 당신의 타이어는 지금 같은 날씨에서 딱 스텐딩 웨이브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고, 이대로 고속주행을 하면 빵 터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더구나 공기압이 부족하면 노면의 미끄러움도 더 극복하기 힘들어지고, 타이어의 편마모도 가져오는데다 연비까지 나빠진다. 

겨울에 점검해야 할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건 타이어다. 설령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지 못했더라도 공기압은 반드시, 무조건 다시 맞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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