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또 과장,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SM5보다 464만원 절약?”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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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7 12:32
[기자수첩] 현대차 또 과장,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SM5보다 464만원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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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과장’이 기업의 신뢰도를 좀먹고 있다. 간혹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점도 안타깝다.

현대차는 16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출시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6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8.2km/l로 르노삼성 SM5(12.6km/l)에 비해 연비가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에 5년간 주행할 경우 연료비가 464만원이나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SM5 중에는 연비가 좋은 디젤은 물론 1.6리터 TCE모델도 있지만 이를 빼고 굳이 2.0리터 가솔린을 선택한 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아래에 깨알 같은 글씨는 도가 지나쳤다. 여기 사용된 휘발유 가격은 1900원, 연간 주행거리는 2만km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16일 현대차가 배포한 쏘나타 하이브리드 설명 자료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보통휘발유의 판매 가격은 평균 1730.16원. 현대차는 휘발유 가격을 10% 가량 부풀린 셈이다. 유류 가격이 수시로 변동된다는 것을 감안해 여러달을 살펴봐도 올 들어 월 평균 휘발유가격이 1900원까지 오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주행거리를 2만km에 달하는 것으로 책정한 점은 더 노골적이다. 에너지 관리공단은 차량의 유류비를 책정할 때 연간 주행거리를 15000km로 보고 있는데 비해 이보다 25%나 높은 수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또한 최근 싼타페의 연비 과장 문제로 보상을 하면서 연간 주행거리를 1만4527km로 책정해 그에 따른 유류비를 보상한 바 있다. 말하자면 보상때는 주행거리를 줄이고, 판매때는 높이는 이중잣대를 적용했다는 점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현대차 신차발표회에서 벌어지는 ‘거짓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대차 최초의 하이브리드였던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무려 39km/l라고 광고했다. 당시 LPG의 가격을 연비에 집어넣어 ‘환산연비’라는 세계 유일의 연비 기준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같은 거짓이나 과장은 비록 작은 부분일지 모르나 기업 전체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주요 원인이다. 차를 잘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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